ESG 경영 본격화한 DL그룹, 계열사별 특화 친환경 사업 속도낸다

창간 9주년/다가온 미래 '포스트 코로나'…기업이 달라진다 <16>
DL이앤씨, 中 수처리 플랫폼 기업에 지분 투자…친환경 신시장 개척
DL에너지, 한국·칠레·파키스탄서 6개 발전소 운영…이달 요르단 추가
DL케미칼, 친환경 접착제 시장 진출…美 렉스텍과 합작법인 설립


DL그룹(옛 대림그룹)이 올해 지주회사 전환·회사 분할과 함께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주사로 전환하면서 핵심 계열사의 첫 ESG 채권을 발행한 데다 건설, 에너지, 케미칼 등 기업별로 특화된 친환경 신사업도 속도가 붙고 있다.

9일 업계에 따르면 DL이앤씨와 DL에너지는 분할 후 처음 발행한 ESG 채권이 흥행을 보이며 미래 신성장동력을 확보하고 있다. 또 DL케미칼은 DL그룹 지주사인 DL홀딩스가 글로벌 석유화학 기업 도약을 위한 지원에 나서면서 친환경 및 의료용 신소재 등 특수 소재 사업 진출에 시동을 걸었다.


DL이앤씨는 지난달 제1회 회사채 발행에 7250억원의 자금이 몰리며 흥행에 성공했다. 분할 전 대림산업이 2015년 공모채 시장에 진입한 이후 최대 금액이다. 건설업계 최고 수준의 재무 건전성과 ESG 채권 발행 전략이 투자자 유치에 효과를 발휘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에 따라 DL이앤씨는 당초 공모금액 대비 950억원 증액한 2950억원의 채권을 발행했다. 지난달 진행한 수요예측 결과 △3년물 1500억원에 5000억원 △5년물 500억원에 2250억원의 청약금이 접수됐다. 특히 5년물 500억원은 ESG 채권으로 발행돼 높은 청약 경쟁률을 기록했다. DL이앤씨는 수요예측 흥행에 힘입어 3년물과 5년물을 각각 2000억원, 950억원으로 발행 규모를 확대했다.

DL이앤씨는 조달한 자금을 수처리 신사업, 친환경 건축, 협력사 자금 지원에 활용할 계획이다. DL이앤씨는 지난달 중국 수처리 플랫폼 선두기업인 유나이티드 워터(United Water)의 지분 투자도 진행했다. DL이앤씨는 UW의 총 25%에 해당하는 지분을 소유하게 됐다. DL이앤씨는 UW가 중국 내에서 추진하고 있는 사업확장 능력과 지방정부와의 우호적 관계를 활용, 중국과 인접한 동남아시아와 러시아의 수자원 인프라 시장 진출도 모색할 계획이다.

DL이앤씨는 수처리 사업과 함께 수소에너지와 이산화탄소 포집 및 저장(CCS) 등 친환경 신사업을 추진한다. 전 세계적인 탄소중립 기조에 발맞춰 친환경 사업을 확대하고 이를 통해 미래 먹거리를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장기적으로는 이들 분야의 자체 운영사업 발굴에도 나서 향후 지속 가능한 성장 동력으로 삼을 방침이다.

DL이앤씨가 지분 투자에 나선 중국 수처리 플랫폼 선도기업 '유나이티드 워터'에서 운영중인 중국 수처리 사업장 전경. <사진제공=DL이앤씨>

DL에너지 역시 ESG 채권을 포함한 회사채 발행이 흥행을 보였다. 회사채 수요예측에는 약 1700억원이 몰렸다. 이번에 발행할 회사채는 2년물 ESG채권 150억원과 3년물 일반 회사채 850억원이다. 이 중 ESG채권은 370억원의 청약금이 접수돼 2.5:1의 경쟁률을 나타냈다.

DL에너지는 한국, 칠레, 파키스탄에서 바이오매스, 풍력, 태양광 등 6개 발전소를 운영하고 있다. 칠레 태양광 발전소는 국제연합(UN) 청정개발체제 사업으로 인정받았다. 요르단에서도 풍력 발전소를 건설 중이며 이달 상업 운전을 계획하고 있다.

DL에너지는 지속 가능한 경영을 위해 회사 내 ESG위원회를 설립해 ESG 전략 및 ESG 적합성 등을 고려하며 투자를 결정하고 있다. 지난 4월 출범한 민간 기업의 에너지 협의체인 에너지 얼라이언스에도 창립멤버로 참여해 세계적인 탈탄소 흐름과 관련 정책에 대응하고 있다.

DL케미칼은 친환경 고부가 접착제 시장 진출의 신호탄을 쐈다. DL케미칼은 미국 렉스텍과 합작법인을 설립해 핫멜트(Hot melt) 접착제 시장에 진출한다. DL케미칼이 합작법인의 지분 74%를 보유한다. 핫멜트 접착제는 열로 녹여 붙일 수 있는 접착제로 기저귀, 생리대 등 위생용품과 자동차 내·외장재의 접착 및 각종 산업용품의 조립에 활용되고 있다.

두 회사는 여수 석유화학단지에 1500억원을 투자한다. 연간 4만톤 규모의 핫멜트 접착소재인 무정형폴리알파올레핀(APAO) 및 접착제 생산공장을 건설해 운영할 예정이다. APAO는 인체에 무해한 친환경 접착 소재로 주목받고 있다. 올해 착공에 돌입해 오는 2023년 상반기 상업생산을 시작한다.

DL케미칼의 신사업 추진을 위한 투자재원 확보를 위해 DL홀딩스는 지난달 유상증자 참여를 결의했다. 이번 유상증자로 DL케미칼의 자본은 1조2000억원에서 1조6500억원으로 늘어난다.

DL그룹 관계자는 "기업 분할 및 지주사 체제로의 전환을 맞아 글로벌 디벨로퍼로 도약하고자 하는 혁신의지를 담았다"며 "DL 중심의 그룹 정체성을 강조하면서 각 사업 전문성을 나타내고 있다. DL의 브랜드 가치를 높임으로써 궁극적으로 계열사의 비즈니스를 지원하며 시너지 효과를 발휘하는 것을 브랜드 관리 정책의 목표로 삼고 있다"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성희헌 기자 / hhsung@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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