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불모터스, 내년 푸조 수입·판매 계약 만료…사업구조 유지 여부 관심

PSA그룹과 계약 맺고 푸조·시트로엥·DS 직접 수입
올초 FCA-PSA 합병한 스텔란티스 출범으로 변수 발생
스텔란티스코리아와 사업 구조 변경 등 협의 진행 중

푸조·시트로엥·DS 차량을 수입·판매 중인 한불모터스의 수입사(importer, 임포터) 계약이 내년 종료된다. 올 초 FCA와 PSA가 합병하면서 스텔란티스라는 신규 브랜드가 출범한 가운데, 한불모터스가 기존 사업 구조를 유지할 수 있을지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한불모터스와 PSA그룹 간 체결한 임포터 계약 기간은 2022년까지다.

푸조·시트로엥·DS의 경우 메르세데스-벤츠, BMW, 아우디 등처럼 한국 지사를 두고 있지 않다. 그동안 PSA그룹과 계약을 체결한 한불모터스가 관련 차량을 직접 국내 수입해 판매해왔다.

이런 가운데 올 초 푸조·시트로엥·DS 등의 브랜드를 소유한 PSA가 FCA와 합병, 스텔란티스라는 이름으로 새롭게 출범했다. FCA 한국 지사인 FCA코리아도 지난달 스텔란티스코리아로 사명변경을 완료한 상태다.

업계에서는 스텔란티스 출범 이후 한불모터스와 스텔란티스코리아의 관계에 주목하고 있다. 현재 스텔란티스코리아가 지프 브랜드에 집중하고 있지만, 사업 구조 개편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수입원을 별도로 두는 것보다 한국 지사 체제에서 관리하는 것이 더 효율적이라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국내에 한국 지사가 없는 수입차 브랜드는 푸조·시트로엥·DS와 마세라티뿐이다. 다만 마세라티의 경우는 국가별 지사를 두는 경우가 많지 않다. 마세라티를 수입·판매하는 FMK 관계자는 "마세라티의 경우 지사가 있는 국가가 많지 않다. 아시아 기준으로 중국, 일본, 홍콩 정도"라며 "마세라티는 전세계 국가에 공식 수입원을 지정하는 기존 형태를 유지할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수입차 업계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스텔란티스코리아 측과 한불모터스 측이 향후 사업 구조 변경 등에 대한 협의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안다"며 "당장은 아니더라도 향후 스텔란티스코리아에서 푸조 등의 제품을 판매할 수도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어 "물론 송승철 한불모터스 대표가 그동안 성수동 사옥, 제주도 박물관 등 투자를 많이 한 상태라 쉽게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수입차 1세대로 불리는 송승철 대표는 그동안 푸조·시트로엥·DS 관련 대규모 투자를 지속해왔다. 본사가 별도로 없는 수입차 브랜드 한국 지사와 달리 서울 성수동에 본사 사옥인 푸조비즈타워를 세웠다. 2018년 140억원 규모의 푸조·시트로엥 제주도 자동차 박물관도 개관했다. 2019년에는 230억원을 투자해 제2 PDI 센터도 건립했다. 현재 한불모터스는 화성, 송산 두 곳에 직영 PDI 센터를 보유하고 있다.

다만 이 같은 투자에도 판매 실적이 회복되지 않고 있다는 것은 한불모터스 입장에서 부담이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푸조는 2018년 4478대의 실적을 기록한 뒤 2019년 3505대, 2020년 2611대로 매년 하락세를 보였다. 시트로엥도 2018년 1053대, 2019년 962대, 2020년 930대로 매년 마이너스 성장세다.

이 같은 흐름은 최근 성장세인 국내 수입차 시장 분위기와 대조된다. 2018년 26만대 규모로 성장한 국내 수입차 시장은 2019년 24만대로 소폭 줄었지만, 지난해 27만대 수준으로 재차 확대됐다. 올해는 상반기에만 14만대 이상 팔리며 호황기를 맞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편 한불모터스의 최대주주는 지분율 78.34%(2020년 말 기준)의 송승철 대표다. 2대주주는 선에이로지스틱스(한불모터스 지분율 6.72%)이며, 송승철 대표가 11%의 지분을 갖고 있다.

[CEO스코어데일리 / 이지완 기자 / lee88@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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