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하만, 전장사업 경쟁력 확보 위해 체질개선 속도

전장 산업, 신규 고객사 확보 난항…차량용 반도체 공급 부족도 영향
하만, 전장 전문 회사로 탈바꿈하는 내·외부 정비 작업 지속

출처: 삼성전자, 케이프투자증권/단위: 십억원

삼성전자가 전장 사업 확대를 위해 인수한 하만 효과가 좀체 나타나지 않고 있다. 신규 고객사 확보가 어려운 전장 산업의 특성과 함께 차량용 반도체 공급 부족 여파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분석이다.

삼성전자는 이런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하만을 전장 전문 회사로 탈바꿈하는 체질 개선 작업의 속도를 늦추지 않을 방침이다.

21일 케이프투자증권에 따르면 삼성전자 전장 자회사 하만은 올해 2분기 매출 2조2270억원, 영업이익 620억원을 낸 것으로 관측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자동차 시장이 부진했던 지난해 동기(매출 1조5430억원, 영업손익 –940억원)보다는 개선됐지만, 전 분기 대비해서는 매출이 –5.9%, 영업이익이 –45.1% 감소했다.

삼성전자는 2017년 국내 기업의 해외 기업 인수합병(M&A) 사상 최대 규모였던 약 9조원을 들여 글로벌 AVN(오디오·비디오·내비게이션) 기업인 하만을 인수했다. 당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인수를 직접 지휘할 만큼 전장사업 확대의 원동력이 될 것으로 전망됐지만 삼성전자 내 하만 매출 비중은 여전히 3%대에 머물러 있다.

주력 제품인 디지털 콕핏의 글로벌 시장점유율도 주춤하고 있다. 지난해 1분기 30%에서 올해 1분기 25%로 1년 새 5%포인트 하락했다. 디지털 콕핏은 운전석과 조수석 전방 영역의 차량 편의기능 제어장치를 디지털 전자기기로 구성한 장치다. 삼성전자는 2018년 하만과의 공동 개발 첫 결실로 디지털 콕핏을 공개한 이후 매년 탑승자의 편의성, 안전성, 연결성 등을 강화해 왔다.

하만 실적이 지지부진한 주요 원인으로는 신규 고객사 확보의 어려움이 꼽힌다. 전장 산업 특성 상 사람의 안전과 연관된 부분이 많이 완성차 업체가 새로운 공급업체를 선정하는 데 보수적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하만은 아우디에 자동차용 인포테인먼트 프로세서 반도체 '엑시노트 오토 8890'를 공급한 것 외에는 이렇다 할 신규 고객 확보 실적이 없는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전장 산업은 안전이 바탕이 돼야 하기 때문에 민감한 부분이 많아 신규 진입이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차량용 반도체 부족 여파도 이어지고 있다. 최근 글로벌 컨설팅 업체인 보스턴컨설팅그룹(BCG) 발표에 따르면 차량용 반도체 공급 부족은 올해 내내 지속돼 글로벌 자동차 생산량이 최소 400만대에서 최대 600만대 가까이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다. 미셸 마우저 하만인터내셔널 최고경영자(CEO)도 최근 넥스트웨이브 대담에서 “전장 부문은 코로나19 여파가 예상보다 빨리 회복됐지만 반도체 품귀 현상이 지속되고 있어 이에 따른 부정적인 타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하만이 올해 초 공개한 '디지털 콕핏 2021'<사진제공=삼성전자>

하만을 통한 사업 확장 속도가 기대보다 늦어지고 있지만 삼성전자는 하만을 AVN(오디오·비디오·내비게이션) 회사에서 전장 전문 회사로 바꾸는 체질 개선을 계속해서 이어갈 방침이다.

현재 삼성전자는 인수 당시 100여개였던 하만 종속회사를 40여개로 줄인 상태다. 디지털 콕핏, 텔레매틱스 등 소비자 오디오와 전장을 핵심으로 삼고 음향 등 관련 없는 사업을 정리한다는 방침이다. 올해에도 세계 최대 디지털 믹싱 시스템 기업인 스튜더를 매각했다.

삼성전자와 하만은 전장 부문 시너지를 위한 조직 정비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하만은 지난해 말 세계 1위 자동차 부품업체 보쉬 최고경영자(CEO)를 지낸 크리스천 소봇카를 하만 전장부문장에 선임했다. 이어 삼성전자도 전장사업팀 출범 5년 만에 전장사업팀장을 이승욱 사업지원 태스크포스(TF) 부사장으로 교체했다. 전장 담당 조직도 통폐합해 시스템LSI 사업부(비메모리 반도체) 내 ‘커스텀SoC(시스템온칩)팀’을 신설했다.

아울러 삼성전자는 올해 1분기 인수한 V2X(이동통신 기반 신호등·장애물 등 교통정보 제공 기술) 개발업체 사바리와 함께 자율주행차 관련 경쟁력을 강화에 나설 방침이다. 칩 설계, 파운드리 등 기존 삼성전자가 보유한 인프라와의 시너지 방안도 지속 모색할 계획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아직 사업 부문별 실적이 발표되지 않아 하만 실적 관련 구체적으로 언급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유영준 기자 / yjyoo@ceoscor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