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유동성 풍부해진 ‘스팩’… 신성장동력 주목

8월말 기준 2013억원대 자금 몰린 스팩… 역대 최대치

국내 증권사들이 사업다각화 일환으로 기업인수목적회사(스팩·SPAC) 분야에 주목하고 있다. 대형사 중심이었던 스팩 시장은 기업공개(IPO) 시장 호황으로 유동성이 풍부해지면서 중소형사까지 진입했다.

18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 들어 18개의 스팩 공모가 마무리됐다. 지난 8월말 기준 2012억8000만원으로 지난해 말 1640억원 대비 372억8000만원(22.7%) 늘었다. 이는 2010년 스팩이 도입된 후 최대 수준이다.

스팩은 비상장기업 인수합병을 목적으로 하는 페이퍼컴퍼니를 의미한다. 우선 공모로 액면가에 신주를 발행해 상장한 후 3년 내 비상장 우량기업을 합병하는 방식을 취한다.

증권사는 스팩합병에 성공하면 전환사채(CB) 발행을 통해 큰 차익을 얻을 수 있다. 만약 합병회사를 찾지 못하더라도 공모가 대비 0.8~1.0% 이자를 투자자에게 돌려주고 상장폐지 절차를 밟으면 되기에 리스크도 낮은 편이다.

투자자 입장에서 증시 변동성이 큰 상황에서 비교적 안정적인 투자처로 부상했다. 스팩은 주가가 공모가를 밑돌 가능성이 낮고, 우량기업과 합병할 경우 주가가 크게 상승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합병이 무산돼 해산하는 경우에도 원금과 함께 3년치 이자수익도 기대할 수 있다.

국내 증권사 중에서는 NH투자증권이 스팩 시장 선두에 자리하고 있다. 이달 상장한 NH스팩20호는 공모규모가 400억원에 달해 코스닥 상장 스팩 중 가장 크다.

앞서 NH투자증권은 11년 만에 코스피 시장에서 NH스팩19호를 상장시키며 주목 받았다. 총 4800만주를 공모해 960억원의 가치를 인정받는 등 국내 상장 스팩 중 최대 기록을 경신했다. 이를 통해 NH투자증권은 인수대가로 19억2000만원(확정지급액: 5억원, 합병성공 후 지급액: 14억2000만원)을 벌어 들일 것으로 예상된다.

중소형 증권사는 대형 스팩보다는 중소형 규모에 집중하는 모양새다. 경기침체와 기준금리 상승 등으로 인해 자금조달에 난항을 겪는 강소기업들이 스팩합병을 통해 돌파구를 마련할 가능성이 높아서다.

우선 IBK투자증권은 지난달 IBKS제16호 스팩까지 상장시켰다. 유안타증권은 지난 4월 제8호 스팩을, 유진투자증권도 같은 달 유진6호, 7호 스팩을 상장시키는 등 스팩 시장에서 성장기반을 다지고 있다.

특히 IBK투자증권은 현재 상장된 총 16개 스팩 중 14개 스팩합병에 성공하는 등 합병성공률이 높은 편이다. 이에 투자자가 스팩 투자 기준을 정할 때 긍정적인 효과를 거둬, 향후 IBK투자증권의 스팩시장 점유율 확대 가능성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수익개선 가능성이 크고, 리스크는 적은 스팩상장을 하려는 중소형 증권사들이 늘고 있다”며 “최근 유니콘기업(자산가치 1조원 이상 비상장사) 뿐만 아니라 중소형 규모의 기업 수요도 늘고 있는 만큼 대형사 위주의 스팩 시장에 중소형 증권사 틈새시장이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홍승우 기자 / hongscoop@ceoscor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