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구광모식 혁신 인사 단행하나…권영수 후임 ‘주목’

이달 말 2022년 정기 임원 인사 유력
구광모 첫 단독 인사…핵심 계열사 사장단 변화 예고

구광모 LG 회장. <사진제공=LG>

올해로 취임 4년차를 맞은 구광모 LG 회장이 대대적인 조직개편을 예고하고 있다. 권영수 부회장이 LG에너지솔루션으로 자리를 옮기면서 핵심 계열사 사장단 역시 연쇄적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특히 권 부회장 후임으로 누구를 선택하느냐에 따라 향후 구 회장의 경영 행보를 읽을 수 있다는 점에서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17일 재계에 따르면 LG그룹은 이르면 이달 말 2022년 정기 임원 인사를 단행할 예정이다.

이번 인사의 최대 관전 포인트는 권 부회장에 이어 누가 LG의 최고운영책임자(COO)에 내정되느냐다.

권 부회장은 구 회장을 가장 가까이에서 보좌하며 LG그룹의 ‘실질적 2인자’로 평가 받아왔다. 하지만 지난 1일자로 LG에너지솔루션 최고경영자(CEO)에 선임되며 ‘배터리’ 사업을 진두지휘하게 됐다.

귄 부회장의 선임은 회사 내 과제를 해결하는 동시에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시장 내 지위를 공고히 하기 위함으로 풀이된다. LG에너지솔루션은 당장 GM 대규모 리콜 사태로 불거진 배터리 안전성 논란을 잠재워야 하고, 기업공개(IPO)라는 중대한 변화를 앞두고 있다.

현재 권 회장 후임으로 거론되는 인물은 권봉석 LG전자 대표이사 사장, 정호영 LG디스플레이 대표이사 사장, 홍범식 LG 경영전략팀장(사장) 등이다.

권 사장은 1963년생으로 1987년 LG전자에 입사해 전략과 상품기획, 연구개발, 영업, 생산 등 사업 전반의 가치사슬을 두루 경험하고 지난해부터 LG전자의 사령탑을 맡고 있다.

정 사장은 1961년생으로 LG전자 영국 법인장을 거쳐 주요 계열사에서 최고재무책임자(CFO) 및 COO 등 다양한 경험을 쌓아왔다. 그는 권 부회장이 LG디스플레이 최고경영자(CEO)로 있을 때 CFO로 손발을 맞추기도 했다.

홍 사장은 1968년생으로 세계 3대 컨설팅회사 중 하나인 베인앤컴퍼니에서 아시아태평양지역 정보통신부문 대표를 지내다가 2018년 LG로 이직했다. 이후 LG전자와 LG의 오스트리아 자동차 조명기업 ZKW 인수, LG유플러스의 CJ헬로비전 인수, 마그나인터내셔널과의 LG마그나이파워트레인 합작설립 등 그룹의 굵직한 인수합병(M&A)과 글로벌 투자를 이끌었다.

계열사 CEO가 LG로 자리를 옮기게 될 경우엔 연쇄 이동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일각에서는 권 사장과 정 사장 모두 취임한 지 얼마 되지 않은 데다 눈에 띄는 경영 성과를 올리고 있는 만큼 자리를 옮기기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실제 LG전자는 생활가전 부문에서 올해 처음으로 미국 월풀을 제치고 매출 기준 세계 1위에 오른 데다 미래 성장동력인 전장 사업도 조만간 궤도에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정 사장이 이끌고 있는 LG디스플레이 역시 독점적 공급자 위치에 올라 있는 대형 OLED 시장 확대에 따라 올해 목표였던 800만대 판매와 연간 흑자 전환이 가능할 것으로 점쳐진다.

이밖에 권 부회장을 비롯해 신학철 LG화학 부회장, 차석용 LG생활건강 부회장 등 기존 3인 부회장 체제에도 변화가 생길지 관심사다. 신 부회장은 구 회장이 2018년 외부에서 영입한 인물로 내년 3월 임기가 만료된다. 올해로 17년째 LG생활건강 수장을 맡고 있는 차 부회장의 임기 역시 내년 3월까지다.

재계 관계자는 “내년이면 취임 5년 차를 맞는 구광모 회장이 새판짜기를 위해 대대적인 쇄신에 나설 것이란 시각이 지배적”이라면서 “이번 인사는 구 회장이 자기만의 방식으로 하는 사실상 첫 인사인 만큼 미래 사업에 대한 의지를 강력히 드러낼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박주선 기자 / js753@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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