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경영권 분쟁, 임주현 사장 “주총결과 어떻든 회사 지키는 결정할 것”

이우현 OCI홀딩스 회장 “팔려고 투자하는 것 아냐”
지분 12.15% 보유 신동국 회장 임종윤 측 지지

25일 서울시 송파구 한미약품 본사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임주현 한미사이언스 사장(오른쪽)과 이우현 OCI 홀딩스 회장이 한미그룹과 OCI그룹 통합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조희연 기자>

한미사이언스 정기 주주총회를 앞두고 경영권 분쟁이 심화되고 있다. 지난주 임종윤·종훈 한미약품 사장이 OCI그룹과의 통합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표명하자 임주현 한미사이언스 사장이 “주총결과가 어떻든 회사를 지키는 결정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임주현 사장은 25일 서울시 송파구 한미약품 본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상속세 문제는 가족들의 큰 숙제이며 사모펀드, 지분매각 등 제안들이 많았지만 선대회장 뜻을 받들고 한미 DNA를 지키는 것에 대해 고민을 많이 했다”면서 “(통합이)필수적인 선택이었음을 의심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만약 주주제안 측 제안을 받아들일 경우 이사회에 대주주 가족구성원 4명이 함께하게 되는데 이 모습이 상장회사로서 객관성있는 회사가 될 수 있는지 궁금하다”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임 사장은 “주총에서 어떤 결과가 나오더라도 조직(회사)을 지키는 선택이 어떤 것인지 고민할 것이며 최대한 회사를 위한 결정을 내리겠다”면서 “이번 딜을 잘 마무리했을 때 가족간의 화해 내지는 봉합을 이뤄내야하고 이에 대한 책임도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임주현 사장은 또 “한미약품은 지난해 최대 실적을 이뤄냈지만 주가에 반영되지 못한 것은 대주주들의 상속세 문제, 오버행 이슈가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최근 OCI홀딩스와 통합을 준비하게 됐고 이를 통해 신약개발이란 꿈을 이룰 수 있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이 임종윤·종훈 형제를 지지하는 것에 대해서는“우리의 입장을 어떻게 더 확실하게 설명을 할 수 있을지 또 설득을 할 수 있을지 마지막 순간까지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동국 회장은 한미사이언스 지분 12.15%를 보유하고 있다.

임주현 사장은 이날 임종윤 한미약품 전 사장을 상대로 대여금 266억원을 반환하라고 소를 제기했다고 밝혔다. 임 사장은 “채무관계가 정리되면 상속세의 상당 부분이 해결되며 잔액은 어려움없이 납부할 수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함께 기자회견에 참석한 이우현 OCI 회장도 이날 “OCI가 한미에 투자하는 것은 팔려고 투자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 회장은 “한미약품에 투자하는 부분이 몇 년간 이익으로 돌아오지 않을 것을 각오하고 5년, 10년후 더 좋은 사업으로 만들면 궁극적으로 주주 가치가 훨씬 더 증대될 것으로 판단했다”고 말했다.

25일 박재현 한미약품 대표가 한미약품 본사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질의응답에 답하고 있다. <사진=조희연 기자>

박재현 한미약품 대표는 임종윤·종훈 형제가 한미약품 비전으로 바이오의약품 100개 이상 제조를 내세운 것과 관련해서 실효성이 없다고 주장했다.

박 대표는 “바이오의약품 중 미생물의약품의 경우 미생물 배양을 하는데만 2주일 정도 소요되며 한 제품을 생산하는데 한달여가 걸린다”면서 “1년에 12개 제품 생산이 가능한데 해당 목표를 위해선 공장 10개라인을 새로 증설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파이프 라인 증설에만 2조원 가량이 들고 생산인원은 200명 더 필요해진다”고 덧붙였다.

한편, 한미그룹은 이날 임종윤 한미사이언스 사장과 임종훈 한미약품 사장을 해임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조희연 기자 / chy@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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