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시장 잡자”…HD현대重 vs 한화오션, 함정 MRO 경쟁 ‘치열’

美 해군 MRO 시장, 연간 20조원 ‘최대 규모’  
현대重, GE에어로스페이스와 함정 추진체계 맞손
한화오션, 美 법인 설립하고 유상증자 결정

국내 특수선 분야를 양분하고 있는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이 연간 20조원에 달하는 미국 해군 함정 유지·보수·운영(MRO)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향후 안정적인 수익 창출이 가능한 만큼 양사는 글로벌 네트워크 구축과 투자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HD현대중공업은 최근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린 북미 지역 최대 규모의 해양 방산 분야 전시회인 ‘해양 항공우주 전시회’에서 글로벌 터빈 기업 GE에어로스페이스와 함정 추진체계 개발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이번 협약을 통해 HD현대중공업은 함정을 설계‧건조하고, GE에어로스페이스는 함정 추진을 위한 가스터빈 공급을 담당한다. 두 회사는 수출 함정에 대한 MRO 사업도 협력하기로 했다.

HD현대중공업은 지난 2022년 필리핀에 군수지원센터를 설립하며 국내 함정 건조 업체 최초로 해외 MRO 사업에 나선 바 있다. 지난해 미 해군 함정 MRO를 위한 자격인 MSRA를 신청했고, 올해 초에는 야드 실사를 마쳤다.

한화오션도 미국 MRO 시장 진출에 주력하고 있다. 지난해 조직 개편을 통해 MRO 전담 조직을 처음 신설했고, 올해는 미국 법인 ‘한화오션 USA 홀딩스’에 1818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한화오션은 세계 수준의 함정 MRO 역량을 확보해 국내뿐만 글로벌 함정 사업 경쟁력을 강화해 함정 건조 명가로서의 위상을 더욱 확고히 한다는 전략이다.

정기선 HD현대 부회장이 카를로스 델 토로 미 해군성 장관에게 HD현대중공업 특수선 야드와 건조 중인 함정을 소개하고 있는 모습. <사진제공=HD현대>

이처럼 양사가 MRO 사업에 공을 들이는 이유는 군함 설계부터 유지·보수까지 전 과정을 맡게 되면 방산 경쟁력이 한층 강화되기 때문이다. 특히 미국 함정 MRO 시장의 경우, 수요가 꾸준해 안정적인 수익성이 강점으로 꼽힌다.

시장조사 업체 모도 인텔리전스에 따르면 글로벌 해군 함정 MRO 시장 규모는 올해 77조9200억원에서 2029년 85조8200억원 수준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이중 미국 시장은 세계 최대 규모로 연간 약 20조원에 달한다.

현지 분위기도 긍정적이다. 카를로스 델 토로 미 해군성 장관은 지난 2월 한국을 찾아 HD현대중공업 울산 본사와 한화오션 거제조선소를 직접 둘러보며 국내 조선소의 역량을 확인하고 향후 MRO를 포함한 함정 사업과 관련한 상호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최근 미국은 우수한 함정기술과 설비를 보유한 우방국에 함정 MRO 업무를 위탁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카를로스 델 토로 장관은 공식석상에서 “아시아 전역에서 미국 해군함정 수리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라고 밝히기도 했다.

방산업계 관계자는 “방산 경쟁력 강화를 위해 MRO 사업 역량 강화는 필수로 주목받고 있다”면서 “미국이 본토에서 해군 함정 MRO 물량이 포화 상태에 이르면서 일부 물량을 해외로 돌리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 이를 유치하기 위한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박주선 기자 / js753@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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