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SMC, 초미세 공정에 생산량 까지 늘린다…‘만년 2등’ 삼성 파운드리 ‘비상’

TSMC, 대만 남부에 3나노 파운드리 공장 추가 건설
선단 공정 1.6나노 개발도 성공…“올 4분기 양산 예정”
“TSMC, 첨단 공정 기반 AI 반도체 수요 수주” 자신감
삼성 파운드리 위상↓…TSMC와 점유율 격차 66.6%p
위기의 삼성전자, 초미세 파운드리 전략 수정 불가피

대만 TSMC 본사. <사진=연합뉴스>

글로벌 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생산) 시장 1위 대만 TSMC가 선단 공정인 3nm(1nm는 10억분의 1m) 기반 칩 생산 설비를 추가 증설한다. TSMC는 미세 공정 칩 양산을 원하는 주요 고객사 수요를 대거 빨아들인다는 포부다. 여기에 첨단 공정인 1.6nm 기술 개발에도 성공하며, 2나노 이하 초미세 파운드리 시대 또한 선도해 나가고 있다.

TSMC가 첨단 공정 기술 강화 및 생산 능력 확대 경쟁에서 승기를 잡으면서, 세계 2위 삼성전자의 파운드리 전략에도 비상이 걸렸다. TSMC와의 시장 점유율 격차가 벌어지고 있는 가운데, 고객사의 파운드리 주문 수요를 더 빼앗길 경우, 삼성전자의 위상은 급격히 쪼그라들 수 있기 때문이다. 

20일 자유시보, 경제일보 등 복수의 대만 매체에 따르면 TSMC는 대만 남부 지역에 3나노 파운드리 공장을 추가 건설할 계획이다.

대만 매체는 소식통을 인용해 “웨이저자 TSMC 회장은 올해 3분기 실적 발표 당시 고객사의 강한 파운드리 주문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공장 증설에 나선다는 뜻을 내비쳤다”고 밝혔다. 이어 “TSMC는 타이난에 3나노 생산 설비를 추가로 짓고, 2028년부터 양산에 나설 계획이다”고 덧붙였다.

과거 TSMC는 선단 공정 생산 능력이 목표치에 도달하면 생산 능력을 확대하지 않는 것을 자체적인 룰로 삼아 왔다. 그러나 최근 전 세계를 휩쓴 인공지능(AI) 열풍으로 인해 향후 수년 간 3나노 칩 주문 수요가 상당히 강할 것이란 전망이 제기됐다. 이에 TSMC는 고객사 파운드리 주문 수요에 적극 대응하고자 기존의 룰을 깨고 생산 능력 확대에 나섰다.

이번에 3나노 공장 추가 증설 소식이 전해지면서 올해 TSMC가 내놓은 파운드리 생산라인 건설 계획은 총 네 군데로 불어났다.

앞서 웨이 회장은 지난 4월 올 1분기 실적 발표에서 인공지능(AI) 수요로 인해 내년부터 대만, 미국, 일본 등 3곳에 3나노 공장을 건설할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웨이저자 TSMC 회장. <사진=연합뉴스>

신규 공장이 들어서는 타이난시도 웨이 회장의 발언에 힘을 실었다.

타이난시 경제발전국은 “TSMC와 원활한 소통을 유지하고 있다”며 “3나노 생산 설비 건립과 관련한 용수, 전력, 공공시설, 행정 절차 등을 적극 지원할 것이다”고 밝혔다.

비단 생산 능력 확대뿐만 아니다. TSMC는 선단 공정 기술 개발에서도 가장 앞서 가고 있다.

자유시보 등 복수의 대만 매체는 소식통을 인용해 “TSMC가 업계 최고의 웨이퍼 후면전력공급(BSPDN) 기술인 슈퍼파워레일(SPR)을 채택한 옹스트롬(Å·100억분의 1m)급 A16(1.6나노)을 성공적으로 개발하고, 검증을 완료했다”고 보도했다.

대만 매체는 “TSMC가 SPR을 통해 전력 공급망을 기존의 웨이퍼 전면이 아닌 후면으로 분리 배치했다”며 “버티컬백사이드콘택트(Vertical Backside Contacts)를 통해 전력을 각각의 트랜지스터의 소스 및 드레인 영역에 직접 공급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로써 데이터가 오가는 신호 배선과 전력 배선 간의 병목 현상 등을 없애 전력 효율과 성능을 극대화했다”고 덧붙였다.

TSMC는 웨이퍼 전면의 게이트 구조, 소자 크기 및 레이아웃 면적에 대한 변동을 최소화해 기존 웨이퍼 설계와의 호환성을 유지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만 매체는 TSMC의 A16이 AI와 고성능컴퓨팅(HPC)에 적합하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A16의 속도는 TSMC의 2나노 개량형인 N2P 공정 대비 8~10% 빠른 것으로 나타났다. 또 전력 소비는 15~20% 줄었고, 칩 집적도는 8~10% 향상됐다.

대만 매체는 소식통을 인용해 “A16은 올 4분기부터 양산될 예정이다”고 강조했다.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반도체 생산라인. <사진=삼성전자>

파운드리 생산 능력 확대, 초미세 공정 기술 확보 등 미래 성장의 토대를 마련한 TSMC는 첨단 반도체를 양산하고자 하는 주요 고객사 수요를 빠르게 흡수할 것으로 전망된다.

일각에선 TSMC가 글로벌 파운드리 시장에서 적수를 찾아볼 수 없는, 독보적인 입지를 구축하지 않겠느냐는 분석마저 내놓는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올 2분기 TSMC의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은 72.5%에 달했다. 이는 직전 분기인 1분기 72.3% 대비 0.2%p 더 늘어난 수치다.

사실상 전 세계의 4분의 3을 지배하고 있는 TSMC가 고객사 파운드리 주문 수요를 더욱 흡수한다면, 향후 시장 점유율은 70%대 후반, 나아가 80%대까지 늘어날 수 있다는 게 일부의 주장이다.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 <사진=연합뉴스>

TSMC가 선단 공정 기술 경쟁력과 생산 능력을 대폭 제고하는 사이, 세계 2위 삼성 파운드리의 위상은 급격히 흔들리고 있다.

올 2분기 삼성전자의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은 5.9%에 그쳤다. 이는 TSMC에 턱없이 못 미치는 수치다.

결국 삼성전자와 TSMC 간 점유율 격차는 무려 66.6%p까지 벌어졌다. 글로벌 파운드리 시장 2위라는 타이틀이 무색하게 삼성이 TSMC와의 간극을 좀처럼 좁히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그간 삼성전자는 파운드리 역량을 제고하는 데 전력을 다해 왔다. 특히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강조해 온 ‘기술 초격차’ 전략에 따라 선단 공정 경쟁력 강화에 부단히 힘써 왔다.

이 회장은 앞서 지난 2019년 4월 ‘시스템 반도체 비전 2030’을 통해 “메모리 반도체에 이어 파운드리를 포함한 시스템 반도체에서도 확실히 1등을 하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이어 “2030년까지 시스템 반도체 생산 및 연구개발(R&D)에 133조원을 투자해 전 세계 파운드리 1위인 TSMC를 넘어서겠다”고 도전장을 냈다.

그러나 삼성 파운드리는 초격차 경쟁력을 강화하는 데 애를 먹고있다. 삼성 파운드리를 둘러싼 위기가 고조되는 가운데, 해당 사업부문의 전략을 전면 수정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마저 높아지고 있다.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사진=삼성전자>

삼성은 우선, 첨단 공정 기술 개발과 생산 능력 고도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먼저 삼성전자는 대규모 투자를 단행해 게이트올어라운드(GAA) 공정 기반 파운드리 기술 리더십을 더욱 강화한다는 포부다.

삼성은 지난 3월 ‘2026년 삼성전자 기업 가치 제고 계획’을 통해 올해 110조원 이상의 투자를 집행한다고 밝혔다. 삼성의 연간 투자 규모가 100조원을 상회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해당 재원은 반도체 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에 집중될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삼성 파운드리의 초미세 공정 기술을 고도화하고, 수율을 끌어 올리는 마중물이 될 전망이다.

또 정부가 용인 첨단 시스템 반도체 국가 산업단지(산단) 구축 일정을 단축, 이달부터 1공구 부지 조성 공사 착공에 나서면서, 삼성전자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에도 한층 가속이 붙고 있다.

삼성의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는 경기 용인시 처인구 남사읍 일대 728만㎡(약 220만평) 규모의 부지에 들어서는 초대형 시스템 반도체 국가 산단이다. 투자 규모는 약 360조원에 이른다. 이 곳에는 대규모 반도체 팹 6기와 발전소 3기, 소재·부품·장비(소부장) 협력사 60곳 이상이 들어선다.

삼성전자는 반도체 팹 6기 중 첫 번째 팹의 가동 시점을 오는 2029년으로 설정했다. 이는 당초 1기 팹 가동 예상 시점으로 거론돼 온 2030~2031년보다 1~2년 빨라진 것이다.

만약 목표한 바와 같이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의 첫 번째 팹이 2029년 가동된다면 삼성 파운드리의 생산 능력은 대폭 늘어날 공산이 크다. 이는 삼성 파운드리의 초격차 전략을 실행할 핵심 동력이 될 전망이다.

[CEO스코어데일리 / 오창영 기자 / dongl@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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