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C, 아시아나 인수에서 미래에셋-대우증권 인수 떠오르는 까닭은?



국적 2위 항공사 아시아나항공이 금호그룹을 떠나 HDC현대산업개발(이하 HDC현산) 품에 안기게 된 가운데, HDC현산의 과감한 입찰가격 배팅이 과거 미래에셋그룹의 대우증권 인수를 떠오르게 한다.

아시아나항공 본입찰에는 'HDC-미래에셋대우' 컨소시엄과 '제주항공-스톤브릿지' 컨소시엄, 'KDGI-뱅커스트릿' 컨소시엄이 참여했다. 이 중 'HDC-미래에셋' 컨소시엄이 무려 약 2조5000억 원의 입찰가격을 제시하며 타 컨소시엄 대비 압도적인 금액 차로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이번 아시아나항공 본입찰은 HDC현산이 타 컨소시엄 대비 1조 원 이상 많은 과감한 배팅에 따라 세간의 관심에 비해 다소 싱겁게 마무리됐다.

HDC의 압도적인 금액을 바탕으로 한 입찰 전략은 컨소시엄을 이룬 미래에셋의 과거 대우증권 인수 당시를 떠오르게 한다.

2015년 KDB대우증권 매각 당시 본입찰에 참여한 곳은 미래에셋증권, KB금융지주, 한국투자증권, 대우증권 우리사주조합 등 4곳이었다. 이 중 미래에셋증권이 약 2조4000억 원을 써내며 대우증권을 품에 안은 바 있다.

당시 증권사들은 자기자본을 활용한 투자은행 업무를 위해 공격적으로 덩치를 키우던 시기였기 때문에 자산규모 1, 2위를 다투던 대우증권을 합병할 경우 증권업계 압도적 1위에 오를 수 있는 기회였다. 이에 입찰 참가자들이 시장 예상가격(2조 원 이하)을 뛰어 넘는 2조1000억~2000억 원을 배팅했지만, 미래에셋증권이 약 2조4000억 원으로 압도적인 금액을 내세웠다.

당시 증권업 관계자들은 "한국투자증권과 KB금융지주도 확실한 우선협상대상자가 되기 위해 과감한 금액을 결정했지만 미래에셋증권의 입찰 가격은 확실히 예상 밖이었다"고 입을 모았다.

때문에 이번 HDC의 입찰 가격은 컨소시엄을 이룬 미래에셋의 경험이 근거가 됐을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이번 아시아나항공의 본입찰 전 시장이 예상한 가격은 1조5000억 원에서 2조 원 안팎이었다. 애경-스톤브릿지캐피탈 컨소시엄은 1조7000억 원을 제시했다.

정몽규 HDC 회장과 박현주 미래에셋회장은 고려대학교 경영대 동문으로 막역한 사이로도 알려졌다. 본격적인 협업은 지난해 '부동산114' 인수부터 시작됐으며, 4월 한솔오크밸리 인수에서도 합을 맞췄다.

정몽규 회장은 지난 12일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이후 열린 기자간담회를 통해 "HDC현대산업개발은 앞으로 항공산업 뿐만 아니라 모빌리티 그룹으로 한 걸음 도약할 것"이라며 "국가 기간산업인 항공산업이 HDC현대산업개발의 지속가능한 성장에 부합하다는 전략적 판단에 따라 입찰에 참여했다"고 밝혔다.

[CEO스코어데일리 / 이성희 기자 / lsh84@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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