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코 성장 이끈 구현모 KT 대표, 지주형 회사 전환 ‘속도’

2020년 대표 취임…기존 통신업에서 벗어나 ‘디지코’ 전환 추진
지난해 디지코 매출 비중 40%까지 확대…지주형 회사 전환도 예고
구 대표 “이제 ‘코리아 텔레콤’ 아닌 ‘코리아테크’로 불러달라”    

2020년 3월 KT의 지휘봉을 잡은 구현모 대표는 취임 직후부터 ‘디지코(디지털 플랫폼 기업)’ 전환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성장이 정체된 통신사업의 한계를 벗어나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클라우드 역량을 기반으로 비통신 사업에 집중해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그 결과 회사는 비통신 분야인 디지코 영역의 매출 비중이 40%까지 확대되며 빠르게 성장 중이다. 구 대표는 이제 ‘지주형 회사 전환’이라는 또 다른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2020년 취임 후 비통신 분야에 집중…KT 디지코 성장 이끌어

구 대표는 서울대학교 산업공학과 학사와 카이스트 경영과학 석사 및 경영공학 박사를 졸업했다. 이후 1987년 KT 연구원에 입사한 후 2009년 KT 경영전략담당 상무, 2014년 KT 비서실장, 2017년 KT 경영지원총괄 사장, 2018년 KT 커스터머&미디어 부문장을 역임했다.

구 대표는 KT의 디지코 성장을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실제 회사는 디지코 전략을 통한 실적 개선세가 뚜렷해지고 있다. 지난해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24조8980억원, 1조6718억원으로 각각 전년 대비 4.1%, 41.2% 증가했다. 특히 비통신 분야인 디지코 영역의 매출 비중은 2019년 38%에서 지난해 40%까지 확대됐다. 구 대표는 오는 2025년까지 비통신 분야 매출 비중을 전체의 50%까지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다. 

구 대표는 임기 마지막 해인 올해도 클라우드·인터넷데이터센터(IDC) 등 디지코 사업 성장세를 바탕으로 연간 매출 26조원, 별도 서비스 매출 16조원 돌파라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성장엔진을 가동하고 있다. 

올해는 콘텐츠와 금융 분야의 성과도 기대된다. KT는 지난달 CJ ENM과 파트너십을 체결하고 KT스튜디오지니에 1000억원 규모의 지분 투자를 약속받았다. 회사는 스튜디오지니를 중심으로 콘텐츠 사업을 본격화해 올해 3조6000억원 수준의 그룹 미디어 매출을 2025년 5조원까지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다.

금융 영역에서는 마이데이터 사업을 통한 신규 금융 서비스를 선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KT는 마이데이터 사업 추진을 위해 지난달 개최된 정기 주주총회에서 정관상 사업목적에 ‘본인신용정보관리업 및 부수업무’를 추가했다. KT는 이미 지난해 11월 금융위원회에 마이데이터 예비허가를 신청해 결과를 기다리는 중이다. 마이데이터 사업 허가를 받으면 BC카드, 케이뱅크 등 보유한 금융 계열사가 확보한 금융 데이터와 통신 데이터를 결합해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자회사 IPO·지주형 회사 전환이라는 과제 맡아

14일 온라인으로 진행된 ‘디지털 X 서밋 2022’에서 구현모 KT 대표가 환영사를 하고 있다. <사진제공=KT>
14일 온라인으로 진행된 ‘디지털 X 서밋 2022’에서 구현모 KT 대표가 환영사를 하고 있다. <사진제공=KT>

구 대표는 올해 예정된 자회사의 기업공개(IPO)를 성공적으로 이끌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앞서 구 대표는 지난달 주총에서 “올해 밀리의서재와 케이뱅크 등이 IPO를 준비 하고 있다”면서 “BC카드도 IPO 가능성이 있다”며  자회사 IPO를 언급했다.

이와 함께 구 대표는 지주형 회사로의 전환을 추진할 전망이다. 구 대표는 지난달 주총에서 “지주회사는 아니지만 지주형으로의 전환에는 분명히 관심이 있다”며 “작년에 콘텐츠는 스튜디오지니로 묶어냈고, 금융은 BC카드 중심으로 그 아래 케이뱅크 구조를 갖추는 등 사업구조 조정을 진지하게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비통신 사업을 강화하는 가운데 핵심 사업 위주로 사업구조를 재편함으로써 조직 슬림화와 수익성 강화를 동시에 꾀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이에 대해 김홍식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KT의 지주사 개편 시점을 2023년으로 예상하며 올해부터 서서히 준비 과정에 돌입할 것으로 판단한다”며 “인공지능(AI), 디지털 전환(DX), 클라우드 등 신사업의 이익 턴어라운드 시점이 임박했고 과도한 이익 증가를 반기지 않는 규제 산업이라는 특성상 현 시점이 통신산업 분할을 통한 사업 지주사 체제로의 전환을 추진할 적기라는 판단”이라고 분석했다.

구 대표는 이제 ‘코리아 텔레콤’이 아닌 ‘코리아 테크’로 거듭난다는 포부다. 

그는 전날 온라인으로 개최된 ‘디지털 X 서밋 2022’에 참석해 “KT는 ‘고객의 삶의 변화와 다른 산업의 혁신을 리딩해 대한민국 발전에 기여한다’는 비전하에 지난 2년 동안 많은 노력을 해왔다”면서 “KT는 개인 고객에게 통신서비스를 제공하던 것에 그치지 않고 KT 스스로 디지털 전환을 이뤄내며 기업간거래(B2B), 디지털 플랫폼까지 서비스를 확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AI를 활용하는 분야에서는 감히 국내 최고 수준이라 말할 수 있을 것”이라며 “KT 역시 더 이상 ‘코리아 텔레콤’이 아니라 ‘코리아테크’, ‘코리아 트랜스포메이션’으로 불려지길 희망한다”고 강조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박주선 기자 / js753@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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