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ELS’ 사태, 리딩금융 순위에도 영향…“자율배상액 낮은 신한지주 유리”

1분기 신한금융 순익 추정치 1조2377억원, KB금융 보다 2177억원 앞서
신한금융 “계열사 시너지 창출 위한 다양한 전략 추진 중”

홍콩 항셍중국기업지수(H지수) 기초 주식연계증권(ELS)과 관련한 은행권의 자율 조정 절차가 진행되는 가운데, 이로 인한 금융지주사의 순위 변동이 예고됐다. KB국민은행의 배상액이 신한은행의 3배 이상으로 추정되며 KB금융의 순익 감소가 불가피한 만큼 신한금융이 올해 리딩금융 왕좌를 탈환할 수 있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18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신한금융의 지배주주 기준 1분기 순익 추정치는 1조2377억원으로 같은 기간 1조200억원으로 추정되는 KB금융을 2177억원 앞선다. 이는 홍콩 H지수 기초 ELS 손실과 관련한 은행권의 자율배상 이슈가 반영된 예측이다.

최근 한국신용평가가 발표한 ‘홍콩 H지수 기초 ELS 상품 대규모 손실의 은행권 영향’ 보고서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은 약 9900억원에 달하는 배상액을 부담해야 할 것으로 추산된다. 2870억원 수준으로 전망되는 신한은행의 3배 이상에 달한다.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KB국민은행의 홍콩 H지수 ELS 판매 잔액은 약 7조8000억원으로 올해 만기 도래 규모는 6조7500억원 수준이다. 이 중 상반기 만기 규모만 4조7000억원에 달한다.

신한은행의 경우 판매 잔액 2조3500억원 중 올해 만기 도래 2조3200억원, 상반기 만기 규모는 1조3800억원 수준이다.

이사회의 배상 계획 확정은 곧 회계상 충당부채로 반영되는 만큼 순이익에 악영향을 미친다. 이에 배상액 규모가 큰 KB금융과 KB국민은행으로서는 실적 악화에 대한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는 만큼 올해 ‘리딩금융’ 자리에도 변화가 생길 수 있다는 게 금융권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올해 리딩금융 자리는 KB금융에 비해 상대적으로 ELS 배상에 대한 부담이 적은 신한금융에게 유리한 환경이 될 것으로 보인다”며 “올해 우수한 경영 성과를 창출할 경우 지난해 KB금융에 넘겨준 왕좌를 탈환할 가능성이 높다”고 조심스레 예측했다.

현재 신한금융은 ‘기존의 틀을 깨는, 일류(一流)신한 추진 전략’을 중심으로 계열사 시너지 효과를 위한 다양한 방안을 추진 중이다. 계열사 간 협업 구조를 활용해 지난해 말 기준 35% 수준의 비은행 순익 기여도를 더욱 향상하고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구상에서다.

신한금융그룹 관계자는 “다변화된 수익 기반을 바탕으로 적정 수준의 손익 거양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신한은행은 디지털의 발전과 함께 업권 간 경계가 사라지고 있는 현재의 금융 환경을 올바르게 인식하고 고객에게 통합 솔루션을 제공하기 위해 그룹사 간 협업 기반 리테일 비즈니스 추진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신한카드는 디지털 간편결제 시장의 급속한 성장에 대응하기 위해 미래 고객 선점을 위한 방안과 함께 그룹 공동 사업 및 연계 서비스 추진을 통한 페이(Pay) 시장 대응 및 협업 전략을 펼치고 있다.

아울러 신한투자증권은 자본시장 및 대기업을 대상으로 한 비즈니스 확대 및 협업을, 신한라이프는 보험 및 자산운용 비즈니스에 대한 그룹 차원의 협업을 주요 전략으로 앞세운 상태다.

정준섭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신한금융은 KB금융보다 낮은 ELS 부담 및 다각화된 비이자이익으로 밸류에이션 매력이 높다”고 평가하며 “탄탄하고 균형 있는 자산 포트폴리오를 보유하고 있으며 비은행 수익 기여도 역시 동종업계 평균을 크게 상회하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유수정 기자 / crystal@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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