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 1분기 연체율·NPL관리 ‘선방’…타 은행은 자산건전성 후퇴

고금리·경기악화에 연체율·NPL비율 나란히 악화
우리은행, 연체율 전년도 수준 유지…NPL 최하위 ‘눈길’

시중은행 대체로 연체율이 치솟도 부실대출이 늘어나는 등 건전성이 악화한 가운데 우리은행만 자산건전성 지표를 안정화해 눈길을 끈다.

고금리와 경기 회복이 지연되는 상황에서도 기업 대출 자산을 늘려온 시중은행이 딜레마에 빠져있는 동안 우리은행은 자산건전성 관리에 고삐를 당기며 리스크 관리에서 선방했다.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4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의 건전성 지표는 대체로 악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자산건전성 지표를 가늠하는 가장 기초적 지표인 연체율을 보면 4대 시중은행 평균은 0.29%이다. 1년 전(0.25%)보다 0.03%포인트 상승했다. 시중은행 중에서는 하나은행과 국민은행이 각각 0.05%포인트 오른 0.29%, 0.25%를 기록했다. 신한은행은 0.04%포인트 올랐지만 시중은행 중 유일하게 연체율이 0.3%대를 넘어섰다.

우리은행은 0.28%로 전년 동기와 같은 연체율을 기록하며 다소 대조적인 모습을 보였다.

연체율이 오른다는 건 향후 부실대출이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 실제로 연체율 상승폭이 높았던 국민은행의 경우 전체에서 3개월 이상 연체된 부실대출 비중을 보여주는 고정이하여신(NPL) 비율이 0.23%에서 0.33%으로 늘었다.

같은 기간 하나은행은 0.03%포인트 늘어난 0.24%를 기록했고 신한은행은 0.02%포인트 줄었으나 국민은행 다음으로 NPL비율이 높았다. 우리은행은 0.01%포인트 증가한 0.20%로 시중은행 중 가장 낮은 수치를 보였다.

시중은행 대체로 건전성이 나란히 악화한 건 기업대출 증가와 관련이 크다. 시중은행은 가계대출 제한이 생기자 지난해 초부터 기업대출 위주로 성장 전략을 구사해 왔다. 다만 고금리와 경기 침체가 맞물리면서 빚을 제때 갚지 못하는 기업이 늘자 수익성을 가져다 준 기업대출이 자산건전성을 후퇴하는 양날의 검이 된 셈이다.

이 가운데 기업대출을 큰 폭으로 늘려온 우리은행만 자산건전성 지표를 안정적으로 관리해 눈길을 산다. 실제 우리은행은 지난해 9월 기업금융 1위 은행을 목표로 기업 대출 확대를 위해 가속페달을 밟아왔다. 올 1분기 기업대출 성장률은 10.4%로 하나은행(14.4%) 다음으로 높다.

우리은행만 자산건전성 지표에서 선방하고 있는 배경엔 전사적 차원에서 실시한 리스크 관리 전략이 있다. 우리은행은 올해붜 신성장 우량 기업 위주로 대출 포트폴리오를 질적으로 개선하고 고위험 등 취약차주의 경우 체계적 관리를 통한 연착륙 유도에 힘을 썼다.

실제로 포트폴리오를 지속적으로 개선하면서 1분기 기업대출 우량 자산은 전체의 86.7%를 차지했다. 우리은행은 2019년 이후 5년 연속 우량자산 비중을 85% 이상 유지하고 있다.

성과지표도 개선해 현장 일선에서의 리스크 관리 능력을 한층 강화했다. 올 초 우리은행은 기업대출 등 자산 증대 전략을 추진하되 부실 위험 관리를 위해 자산 관리 항목을 핵심성과지표(KPI)에 배치했다. 자산건전성 역량 관리를 리스크 담당 부서 별도로 현장에서 높이도록 유도한 점이 특징이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앞으로도 기업대출 중심으로 성장하되 위험가중자산을 고려한 우량자산 위주의 포트폴리오 확대를 통해 내실 있는 성장을 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안은정 기자 / bonjour@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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