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금융, 10년 만에 ‘증권업’ 재진출…합병 우리종금-포스증권 8월 출범

인수 없이 직접 합병…포스증권 존속법인으로 우리종금 흡수
우리종금의 IB·포스증권 리테일 결합 전략…“원뱅킹 2천만 고객 유입 기대”
합병 후 증권사 자본 1.2조…10년 내 ‘톱10’·초대형IB 진입 목표

3일 오전 서울 중구 우리은행 본점에서 열린 ‘우리종금-포스증권 합병 기자 브리핑’에서 (왼쪽부터) 남기천 우리종금 대표, 이정수 우리금융지주 부사장, 양기현 우리금융 사업포트폴리오 부장이 발언하고 있다. <사진=CEO스코어데일리>

10년 만에 다시 증권업 진출을 앞둔 우리금융그룹의 자회사 우리종합금융(이하 우리종금)이 소형 증권사인 한국포스증권(이하 포스증권)과 합병한다.

우리금융과 우리종금은 3일 오전 서울 중구 우리은행 본점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우리종금과 포스증권의 합병 계획을 밝혔다.

이날 기자간담회에는 남기천 우리종금 대표, 이정수 우리금융지주 부사장, 양기현 우리금융 사업포트폴리오 부장이 참석해 합병 이후 증권업 운영 계획을 설명했다.

우리금융에 따르면 지주는 이날 간담회 전 이사회 결의를 통해 내부적으로 포스증권을 자회사로 편입하기로 했다. 지난 2014년 우리투자증권(현 NH투자증권) 매각 이후 10년 만의 증권업 재진출이다.

우리금융 측은 “포스증권의 온라인 특화와 우리금융의 기업금융(IB) 부문 역량 확대에 있어 합병이 최적의 진출 전략이라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이어 “앞으로 우리금융의 계열사가 되는 증권업은 IB 역량과 디지털 기반 리테일 역량이 뛰어난 증권사가 필요하다는 판단을 내렸다”며 “그 기준으로 28만명의 펀드 고객과 6조5000억원의 예탁자산을 보유한 포스증권을 선택했다”고 설명했다.

우리금융은 향후 이사회에서 합병될 회사의 지주 편입을 승인하고 금융당국에 승인 신청서를 제출할 예정이다. 우리금융 측은 “7월 중 정부 당국에서 이를 승인할 경우 포스증권 주주총회를 거쳐야 한다”며 “우리종금은 우리금융의 100% 자회사로서 최종 합병 결의안을 이사회에 제출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모든 일정이 예정대로 진행된다는 전제 하에 우리종금과 포스증권의 완전한 통합은 8월 중 완료된다.

합병 방식은 인수 후 합병이 아닌 인수 없이 직접 합병으로, 포스증권이 존속법인으로서 우리종금을 흡수합병할 예정이다. 자금 부담을 줄일 수 있는데다, 증권업 라이선스를 보유한 법인이 존속법인이어야 합병 후 증권업 영위가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합병 비율은 우리종금 주식 1주당 포스증권 약 0.34주다. 합병 후 지분율은 우리금융 97.1%, 한국증권금융이 1.5%로 예상된다.

우리금융 측은 “합병 증권사 소수주주 보유지분 매입과 관련해 추후 소수주주들이 원한다면 협의해 나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회사는 기존 우리종금이 보유한 IB 노하우와 포스증권의 디지털, 리테일 역량을 결합해 증권업의 양 축을 동시에 주력 강화한다는 입장이다.

우리종금 기반의 기업여신, 단기사채, CP 등의 업무를 바탕으로 채권발행(DCM)‧주식발행(ECM)‧M&A 등 전통 IB 사업 영역을 단계적으로 확장해 나간다는 복안이다. 이 과정에서 우리은행과 우리자산운용 등 계열사와의 시너지도 활용할 계획이다.

또 온라인 펀드 판매에 강점을 갖고 있는 포스증권의 기존 역량을 활용, 디지털 플랫폼을 강화해 모바일 공간에서 고객을 유치해 주식매매와 자산관리(WM) 등의 경쟁력을 확보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추가적인 오프라인 지점 설치 대신 디지털 채널 강화에 우선적으로 나선다.

주식매매 등을 할 수 있는 모바일 트레이딩서비스(MTS)가 담긴 증권사 앱은 우리금융 앱과는 별도로 제작해 출시될 예정이다.

오는 11월 출시를 앞두고 있는 우리금융의 슈퍼앱인 ‘뉴원(new one)’에 MTS를 비롯한 새로운 증권사의 앱이 링크 형태로 연결된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기존 우리은행의 ‘원뱅킹’ 가입자 2000만명을 최대한 증권 고객으로 확보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우리금융은 “합병 결의 이후 바로 주식 서비스 개시를 위한 TF를 구성, 이르면 올 연말이나 늦으면 내년 중 주식매매 서비스를 론칭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기존 4개의 오프라인 종금 지점에서는 고액자산가층을 대상으로 하는 PB 상담 서비스 등에 주력한다.

합병 후 탄생할 증권사가 확보할 리테일 고객수는 우리종금 20만명, 포스증권 28만명의 현재 고객 규모 기준 48만명 가량으로 전망된다. 총 자산은 우리종금 6조4000억원, 포스증권 2000억원으로 합산 6조6000억원이다.

다만 여타 금융 계열사 대형 증권사들 역시 디지털 강화 등 유사한 전략을 이미 채택, 경쟁이 격화되고 있는 만큼 이들과 비교해 후발 주자로서 차별성 확보는 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규모의 성장 또한 우리금융이 추진해야 할 부분이다. 증권사의 규모를 판단하는 자기자본은 우리종금 1조1000억원과 포스증권 500억원으로 약 1조15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한다. 이는 지난해 말 금융투자협회 등록 증권사 기준 18위권 정도다. 지난해 말 기준 자기자본 순위 17위인 BNK투자증권의 자기자본이 약 1조1943억원 수준이다.

우리금융은 향후 자체 수익원 증대와 더불어 추가적인 증권사 인수의 가능성도 열어놓았다. 이날 간담회에서 우리금융은 “자체 성장과 함께 증권사 추가 M&A 등을 추진해 10년 내 업계 ‘톱 10’ 초대형 IB로 성장한다는 구상”이라고 밝혔다.

[CEO스코어데일리 / 박예슬 기자 / ruthy@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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