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대 지방금융, ‘ELS 충격’ 비껴갔지만 순익은 뒷걸음…‘충당금’ 부담 탓

지방금융 1분기 순익 5344억원
DGB, 33.5% 줄며 감소폭 최대
캐피탈 선방에 JB는 순익 성장

국내 지방금융지주 3사의 올해 1분기 실적이 엇갈렸다. BNK금융지주와 DGB금융지주는 은행권을 휩쓴 홍콩 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손실 사태는 피했지만,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리스크에 충당금 부담이 늘었다. JB금융지주는 비은행 계열사가 그룹 순이익 증대를 견인했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BNK·DGB·JB 등 3대 지방금융이 올해 1분기 거둬들인 순이익은 총 5344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1년 전(5882억원)보다 9.1% 감소한 수준이다.

DGB금융의 순익 감소폭이 가장 컸다. 회사의 올해 1분기 순익은 1117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33.5% 줄었다. 부동산 PF 등 취약 익스포져에 대한 대손비용 증가가 순익을 끌어내렸다.

1분기 DGB금융의 충당금전입액은 1595억원으로 1년 전보다 44.5% 증가했다. 은행의 대출 포트폴리오 재편과 비은행 계열사의 부동산 PF 부실 대비 등이 충당금 증가에 영향을 미쳤다.

특히 주력 계열사인 대구은행의 충당금전입액은 지난해 1분기 668억원에서 올해 1분기 1035억원으로 늘었다. 기업대출 관련 충당금이 542억원으로 30.9% 늘어나는 동안, 가계대출 관련 충당금은 472억원으로 99.2% 급증했다.

BNK금융의 올해 1분기 당기순이익은 2495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2.8% 줄었다. 핵심이익이 8574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2.2% 늘었지만, 건전성 악화에 대비해 충당금을 대폭 늘린 영향이다.

BNK금융의 충당금전입액은 올해 1분기 1658억원으로 1년 전보다 32.7% 증가했다. 부산은행이 부동산 PF 관련 339억원, 미래경기조정 18억원 등 357억원의 추가 충당금을 적립했고, 경남은행은 부실우려차주 때문에 69억원의 충당금을 더 쌓았다.

지방금융 3사 중 JB금융만 유일하게 순익 성장을 이뤘다. 올해 1분기 순익은 1732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6.0% 증가했다. 이는 역대 1분기 기준 사상 최대 규모다.

핵심 계열사인 전북은행과 광주은행의 올해 1분기 순익은 563억원, 733억원으로 전년보다 각각 5.5%, 0.1% 증가했다. 비은행 계열사인 JB우리캐피탈은 지난해 1분기 490억원에서 올해 1분기 565억원으로 순익이 15.3% 증가했다.

다만 안심하기에는 이르다는 평가다. 전북은행과 광주은행의 기업대출 포트폴리오에서 건설업과 부동산·임대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50%에 달한다. JB금융의 1분기 연체율은 1.17%로 전년 동기보다 0.29%포인트 상승했다.

설용진 SK증권 연구원은 “건전성 악화가 주로 부동산임대업 등 담보가 갖춰진 기업여신에서 발생한 만큼 추가 충당금 부담은 제한적일 것”이라면서도 “다만 단기간 내 건전성 지표가 크게 개선될 가능성도 크지 않다”고 내다봤다.

이어 “금융당국의 부동산 PF 정리 계획으로 잠재적인 충당금 발생 가능성이 존재하는 점도 우려 요인”이라고 덧붙였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기율 기자 / hkps099@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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