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금융 전선 선봉에 선 조병규 우리은행장…게임체인저로 ‘특화채널’ 지목

‘기업금융’ 1위 도약 목표…중기대출, 1년간 7.3% 성장
특화채널 ‘BIZ프라임센터’로 네트워크 구축 한창

지난해 우리은행은 조병규 행장의 지휘 아래 기업금융 영업에 강한 드라이를 걸어왔다. 과거부터 탄탄하게 쌓은 대기업 네트워크와 대조적으로 취약한 중소기업 영업 기반이 약점으로 꼽혔던 만큼 중기 대상 특화채널을 공격적으로 확대하며 영업력을 강화해왔다.

성장이 정체됐던 중기대출은 특화채널에 탄력을 받아 증가폭이 커지면서 조금씩 가시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 우리은행은 중·장기적으로 중기 네트워크를 탄탄하게 구축해 ‘기업금융 1위’ 청사진을 현실화한다는 복안이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1분기 우리은행의 중소기업 대출 잔액은 126조9666억원으로 전년 동기(118조3631억원) 대비 7.3%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은행의 중기대출 증가폭은 타행과 견줘서도 크다. 12.2% 증가율을 보인 하나은행 다음으로 우리은행이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 같은 기간 신한은행과 국민은행은 5.2%, 4.3% 증가했다.

중기대출 증가세가 미미했던 지난 한 해와 비교하면 1분기 성적은 예상보다 선전했다. 2023년 1분기 기준 유일하게 전 분기 대비 중기대출이 유일하게 역성장했다. 또 우리은행보다 중기대출 잔액 규모가 작았던 하나은행이 빠른 속도로 중기대출을 확대하며 격차를 좁혀나간 결과 지난해 말 기준 시중은행 중 우리은행의 중기대출 잔고가 가장 낮았다.

중기대출 경쟁에서 밀린 우리은행은 지난해 7월부터 조 행장의 진두지휘 아래 분위기 전환을 시도하기 시작했다. 특히 조 행장은 취임 직후부터 중소기업 대출을 콕 찝어 육성하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과거 한일·상업은행 때부터 이어져온 네트워크 덕분에 대기업 대출에선 크게 밀리지 않았지만 중기 대출 성장 속도가 둔화한 까닭이다.

조 행장의 선언엔 신규 대출 수요가 적은 대기업보다 성장 가능성이 큰 중소기업에 집중하겠다는 계산이 깔렸다. 기업 규모가 클수록 채권 발행을 통한 자금 조달에 의존하는 반면 자금조달 경로가 좁은 중소기업은 은행을 통한 차입으로 운전자금을 확보하는 경우가 많다. 중기대출이 기업대출 경쟁력으로 이어지는 이유이다.

조 행장이 중기대출 판을 흔들 키로 꼽은 건 ‘특화채널’이다. 우리은행은 지난해 하반기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하는 ‘BIZ프라임센터’를 공격적으로 늘렸다. 산업단지 소재 기업을 대상으로 금융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BIZ프라임센터를 안산시 소재 반월·시화 단지에 이어 인천 남동·송도, 창원·녹산 지역에 잇달아 개설했다.

특화채널 확대 전략은 현재도 진행 중이다. 올 3월 △대구·경북 △울산 △호남에 추가 개설한 데 이어 지난달 서울디지털국가산업단지와 성남 판교에 각각 개설했다. 시중은행이 디지털화를 명목으로 점포 수를 줄이는 동안 이례적으로 특화채널을 늘리는 건 그만큼 우리은행이 중기대출 영업에서 차별화를 꾀하고 공을 들이고 있다는 방증이다.

우리은행의 최종 목표는 매년 중기대출 부문에서 10% 이상 성장을 달성해 2027년 기업대출 시장 점유율 1위를 달성하는 것이다. 올해 우리은행이 중기대출을 전년 대비 10% 늘리려면 11조원 가량 늘려야 하지만 특화채널 확대를 통해 영업력을 강화하고 있는 만큼 중기대출 증가 속도가 가팔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1분기엔 대기업 여신 수요가 여전히 견조한 가운데 우량 중소기업 대출 성장세가 더해졌다”며 “2028년까지 300개 중견기업에 4조원, 중소기업은 방산, 이차전지, 반도체 등 신성장산업에 4조원을 지원하는 등 중견·중소기업 여신 확대에 적극 나설 방침”이라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안은정 기자 / bonjour@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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