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 디지털 인재 ‘수혈’·‘육성’으로 IT인력난 극복 나서

KB금융, 온라인 프리랜서 매칭 플랫폼 업체와 제휴해 IT 전문가 고용
우리銀, 디지털 공모전 열고 채용시 특전…하나금융, 대학 내 협약반 열고 전문인력 양성

금융권이 양질의 IT 전문 인력 채용에 팔을 걷어부치고 있다. 기존의 공채 시스템을 넘어 외부 기업 및 단체와의 협약을 통한 인재 육성 및 다양한 형태로의 채용도 시도되고 있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주요 금융사들은 디지털 공모전 및 타 업체와의 제휴 등으로 전문인력 채용에 나서고 있다.

그 배경에는 금융권의 ‘디지털 인력난’이 있다. 온라인 금융이 보편화되면서 금융사의 디지털 전문 인력에 대한 수요는 크게 높아진 반면, 적절한 인재 채용은 쉽지 않은 현실이다. 강민국 국민의힘 의원실에 따르면 올 8월말 기준 4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우리‧하나은행)의 IT 인력은 전체 5만4863명 중 4493명(8.2%)에 불과하다.

이에 금융사들은 다양한 방식으로 디지털 인력 채용 및 육성을 시도하고 있다.

KB금융은 지난 6일 프리랜서 전문 인력 매칭 플랫폼 업체 ‘크몽’과 업무협약을 맺었다. 이에 따라 국민은행은 추진하고 있는 리브 플랫폼, 마이데이터, 기업금융솔루션 고도화 등 그룹 내 주요 디지털 사업에 필요한 전문 인력들을 보다 신속하고 효율적으로 제공받는다는 계획이다.

크몽은 ‘KB금융 전담 조직’을 구성, KB금융이 의뢰하는 요건에 부합하는 역량을 보유한 디지털 전문 인력을 공급한다.

금융사들은 그간 공채 혹은 수시채용 등의 방식으로 직접 행원을 일괄 선발, 각 부서에 파견하는 방식을 택해 왔다. 하지만 KB금융이 이번에 택한 방식은 근로자와 기업의 필요에 따라 다양한 방식으로 고용이 이뤄진다는 점에서 상당히 이례적이다.

우리은행은 디지털 공모전을 직접 정기적으로 개최하고 우수 참가자에게 채용 시 혜택을 부여함으로써 양질의 디지털 인력 채용에 나서고 있다.

지난해부터 ‘프로젝트 블루아워 우리은행 온택트 해커톤’ 공모전을 실시, 디지털 금융 서비스기술을 모집했다. 우수 참가자에 대해서는 당행 전문직으로 채용하거나 공채 시 서류전형 면제 혜택을 제공했다.

또 모의해킹 경진대회 등을 열어 우수 참가자에게는 서류우대 혜택을 제공해 왔다.

하나금융그룹은 2019년부터 폴리텍대학과 협약을 맺고 폴리텍대학 내 ‘하나금융티아이 협약반’을 운영하고 있다. 하나금융티아이는 하나금융 내 정보기술 전문 자회사다.

협약반에서는 하나금융이 원하는 방식의 커리큘럼으로 교육이 진행되며, 실무 훈련을 통해 하나금융은 정보기술 역량을 갖춘 인재들을 채용하고 있다. 폴리텍대에 따르면 해당 반 출신 학생 대부분이 하나금융티아이를 비롯한 금융사의 디지털 일자리에 취업했다.

이뿐만 아니라 기존 행원에게 디지털 역량 교육을 실시해 디지털 전문 인력으로 육성하는 방안도 적극 시행되고 있다.

신한은행은 KT 등과 협력해 ‘금융-IT 융합 인공지능(AI)‧디지털전환(DX) 산학과정’ 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신한은행 소속 임직원들은 교육생으로 참여해 디지털 전환 및 빅데이터, AI 기술을 카이스트(KAIST) 교수진으로부터 교육받는다.

하나은행도 영업점 및 본점 직원들을 선발해 6개월간 카이스트 전산학부 핵심 전공과목을 수강하는 연수 프로그램 ‘디지털 워리어’를 실시했다. 이들은 프로그래밍, 알고리즘, 소프트웨어공학 등의 전문적 강의를 들으며 디지털 역량을 향상시켰다.

금융권 관계자는 “금융사의 디지털 인재에 대한 수요는 어느 때보다 높아 파격적인 처우가 제공되는 반면, IT 업계와 금융권과의 문화적 차이 등으로 적절한 인재 채용에 어려움을 겪는 것이 현실”이라며 “이를 극복하기 위해 기존 인력에 대한 디지털 역량 교육이나 산학협력, 타 업권과의 협업 등 다양한 시도들이 나오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박예슬 기자 / ruthy@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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