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증 테스트’ 앞둔 현대차…‘자율주행 레벨3’ G90 상반기 나온다

제네시스 G90 연식변경 모델 실증 테스트 준비 착수
자율주행 레벨3 제한속도 시속 60km→80km 상향
기아 EV9에도 레벨3 수준 기술 ‘오토모드’ 적용 예정

제네시스 G90.<사진제공=현대자동차그룹>

현대차그룹이 현존하는 양산차 최고 수준의 자율주행 단계인 ‘레벨3’ 상용화를 위한 막바지 작업에 돌입했다. 현대차그룹은 국내 첫 레벨3 자율주행차인 제네시스 G90 연식변경 모델의 실증 테스트를 마치고, 올해 상반기 국내에 출시할 계획이다.

24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말 레벨3 수준의 고속도로 자율주행 기능인 ‘HDP(Highway Driving Pilot)’를 탑재한 제네시스 G90 연식변경 모델에 대한 배출가스·소음 인증을 완료하고, 올해 초 실증 테스트 준비에 착수했다.

현대차그룹이 개발한 HDP는 미국자동차공학회(SAE)가 분류한 자율주행 0단계부터 5단계까지 총 6단계 중 레벨3인 ‘조건부 자동화’ 단계에 해당하는 기술이다. 운전자가 고속도로와 자동차 전용도로에서 운전대를 잡지 않고도 자율적으로 주행할 수 있는 기능을 갖췄다. 현재 레벨3 수준의 자율주행 기능은 벤츠 S클래스, 혼다 레전드 등 일부 브랜드의 특정 모델에만 탑재되고 있을 정도로 고도의 기술력이 요구된다.

현대차그룹은 차량의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SCC·Smart Cruise Control) 기능을 활성화하면 교통 신호와 도로 흐름을 스스로 인식해 차간 거리, 차로, 조향 등을 자동으로 유지·조절하는 ‘고속도로 주행 보조 2(HDA 2·Highway Driving Assist 2)’ 기능을 양산차에 적용하고 있다. HDP는 레벨2인 ‘부분 자동화’ 단계에 해당하는 HDA 2보다 운전자의 개입을 더욱 줄인 상위 단계의 자율주행 기능인 만큼 신형 G90은 진정한 의미의 국내 첫 레벨3 자율주행차가 될 전망이다.

앞서 현대차그룹은 신형 G90의 국내 출시 시점을 지난해 4분기에서 올해 상반기로 연기했다. 신차 개발과 국내 인증은 지난해 4분기 안에 마무리했지만, 실도로 테스트와 시나리오별 검증을 통해 많은 데이터를 축적하고, 자율주행 소프트웨어의 완성도를 높여 안전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올해 상반기까지 시간이 더 필요했기 때문이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고객 최우선 관점에서 첨단 미래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며 “최상의 품질 확보를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차 아이오닉5 기반 로보택시.<사진제공=모셔널>

특히 현대차그룹은 신형 G90 출시 연기 당시 자율주행 레벨3 제한속도를 시속 60km에서 80km로 상향했으며, 올해 상반기 안에 최종 성능을 정밀 점검할 계획이다. 국토교통부가 지난해 3분기 자율주행차의 조기 상용화를 지원하기 위해 자율주행 레벨3 제한속도를 각 도로의 제한속도까지 허용하는 방식으로 규제를 완화하면서 향후 신형 G90은 시속 100km 이상까지 레벨3 자율주행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벤츠는 22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 북미R&D센터에서 전략 발표회를 열고 자율주행 레벨3 제한속도를 시속 60km에서 130km까지 두 배 이상 높이겠다는 청사진을 내놓기도 했다.

현대차그룹은 신형 G90에 이어 올해 상반기 국내 출시를 앞둔 기아 EV9에도 HDP를 탑재할 계획이다. EV9은 현대차그룹의 전기차 전용 플랫폼인 ‘E-GMP’를 적용한 기아의 두 번째 전용 전기차로, 레벨3 수준의 고속도로 자율주행 기능인 ‘오토모드(AutoMode)’가 적용된다. 기아가 양산차에 레벨3 수준의 자율주행 기술을 탑재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와 함께 현대차그룹은 모셔널을 통해 미국에서 우버 등 차량공유 기업과 ‘고도 자동화’ 단계에 해당하는 레벨4 수준의 자율주행 기술을 갖춘 아이오닉5 로보택시 서비스를 상용화할 방침이다. 모셔널은 현대차그룹과 자율주행 시스템 개발사인 앱티브가 2020년 3월 합작을 통해 설립한 자율주행 전문 기업이다.

업계 관계자는 “레벨4 자율주행 기술 상용화까지는 아직 갈 길이 멀기 때문에 레벨3 자율주행차 시장을 선점하는 것이 우선”이라며 “테슬라의 오토파일럿도 아직 레벨3 인증을 받지 못한 만큼 현대차그룹으로서는 G90과 EV9의 기술적 완성도를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병훈 기자 / andrew45@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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