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현대重 vs 한화오션, 맞고소로 번진 KDDX 갈등…누가 웃을까  

HD현대重 직원, 한화오션 고소…“짜깁기로 사실 왜곡”
한화오션은 “안타까운 도덕 관념”이라며 정면으로 비판  
7.8조 규모 KDDX 수주전 둘러싼 양사 갈등 재점화

한국형 차세대구축함(KDDX) 조감도. <사진제공=HD현대중공업>

한국형 차기 구축함(KDDX) 수주를 둘러싼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의 갈등이 다시 수면위로 드러났다. 한화오션이 HD현대중공업 임원을 고발한데 이어 최근 HD현대중공업도 한화오션을 명예훼손으로 고소하면서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양사의 갈등은 지난 2월 HD현대중공업의 KDDX 입찰을 제한하지 않은 방위사업청의 행정지도에서 비롯됐다.

앞서 HD현대중공업 직원 9명은 지난 2014년 전 대우조선해양(현 한화오션)의 KDDX 개념설계도를 불법으로 빼돌린 혐의로 지난해 11월 대법원에서 유죄가 확정됐다.

그러나 방사청은 지난 2월 부정당업체 제재 심의에서 “대표나 임원이 개입하는 등 청렴 서약 위반 여부가 확인되지 않았다”며 HD현대중공업의 KDDX 사업 입찰 참가 자격을 제한하지 않는 행정지도를 의결했다.

이에 한화오션은 강경 대응에 나섰다. 지난 3월 4일 HD현대중공업 직원의 군사기밀 유출에 대한 임원 개입 여부를 수사해 달라며 HD현대중공업을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에 고발하고, 5~6일 양일간 연달아 기자회견을 열고 피의자 신문조서 등 일부 수사 기록 등을 공개했다.

이후 잠시 소강상태였던 양사의 갈등은 HD현대중공업 직원들에 의해 재점화됐다. 이들은 한화오션 측이 기자회견을 통해 사실을 왜곡했다며 지난 3일 허위사실 적시 및 출판물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로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에 고소했다.

구승모 한화오션 컴플라이언스실 변호사가 지난 3월 5일 서울 중구 한화빌딩에서 한국형 차기구축함(KDDX) 기밀 유출 관련 HD현대중공업 고발장 제출에 대한 설명회를 진행한 모습 . <사진=박주선 기자>

고소장을 제출한 HD현대중공업 직원들은 지난 3월 한화오션 임직원들이 언론에 공개한 수사기록의 당사자들로 알려졌다. HD현대중공업 관계자는 “한화오션이 기자설명회에서 일방적으로 짜깁기한 수사 기록을 마치 사실인 것처럼 공개하고, 지속적이고 반복적으로 언론에 노출해 해당 직원들이 정신적 충격과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며 “회사 차원에서도 향후 상응하는 조처를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반면, 한화오션 측은 HD현대중공업의 고소에 대해 “안타까운 도덕 관념”이라며 정면으로 비판하며 “국가의 해상 안보를 책임지는 업계에서 더욱 명명백백한 사법처리가 필요함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반박했다.

한화오션 관계자는 “직원의 진술뿐만 아니라 공개된 증거목록에서 나타난 군사기밀 보관용 서버 설치 및 운용 등을 종합해 임원의 개입 정황이 다양하게 있다고 판단했다”며 “최초 수사 당시 범죄행위를 수행한 직원이 지목한 ‘중역’ 뿐만 아니라 그 윗선에 대해 전혀 수사가 이루어지지 않은 수사 결과에 대한 상식적인 의혹 해소 차원에서 고발을 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양사가 법적공방까지 벌이며 대립하고 있는 이유는 조(兆)단위 대규모 사업인 KDDX 수주에 사활을 걸고 있기 때문이다.

KDDX는 미국산 ‘이지스’에 버금가는 전투체계를 국산화해 탑재하는 첫 한국형 구축함이다. 오는 2030년까지 총 6대를 도입하는 KDDX는 사업비만 총 7조8000억원 이상의 예산이 투입될 예정이다. 국내에서 구축함 급 대형 함정을 건조할 수 있는 방산업체는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이 유일하다.

영국 군사정보기업 제인스에 따르면 글로벌 특수선 시장 규모는 향후 10년 내에 1조 달러에 육박할 전망이다. 이에 양사 모두 특수선 사업을 키우는 데 주력하고 있다. HD현대중공업은 올해 특수선 사업부의 수주 목표치를 지난해 수주 금액보다 7배 가량 높인 9억8800만달러로 정했고, 한화오션은 올해 방산 부문 매출 1조원 달성을 목표로 내건 상태다.

[CEO스코어데일리 / 박주선 기자 / js753@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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