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B그룹, 업황 부진에 금융·제조 등 주력사 실적 뒷걸음


DB그룹 실적이 심상찮다. DB손해보험이 지난해 뼈아픈 실적을 받아든 데다 최근 상승세를 탔던 반도체 사업도 숨고르기에 들어갔다.

11일 재계에 따르면 DB그룹 상장사 4곳 중 주력으로 꼽힐 만한 DB손보와 DB하이텍의 당기순이익이 전년보다 두 자릿수 이상 감소했다.

DB그룹의 신데렐라로 떠올랐던 반도체 파운드리(수탁생산) 업체 DB하이텍은 지난해 거둔 당기순이익이 868억 원으로 전년 1102억 원에 비해 21.2% 급감했다.

DB하이텍은 전력 구동칩 등 200mm 웨이퍼 기반 아날로그반도체 주력 기업으로 글로벌 스마트폰 성장둔화 여파에 2017년 하반기부터 작년 상반기까지 부진한 실적을 이어갔다. 지난해 하반기 들어 스마트폰과 PC, 전력칩 등의 공급이 늘며 개선세를 탓지만 상반기의 부진을 씻지 못했다.

주력사 DB손보도 지난해 기록한 당기순이익은 5378억 원으로 전년 대비 19.6% 줄었다. 금융감독원이 최근 집계한 국내 손보사 당기순이익 감소율인 17.8%과 1.8%포인트 차이를 보이며 부진했다.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발목을 잡은 요인으로 꼽힌다. 지난해 DB손보의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87.2%로 전년에 비해 6.6% 포인트 상승했다. 회사측도 실적에 대해 “손해율 상승에 따른 보험영업이익 악화”라고 설명했다. DB손보는 또 키를 쥔 총수 일가 김남호 부사장이 지분 8.3%로 최대주주로 오른 곳으로 실적 부진이 뼈아프다.

워크아웃 졸업 기대감을 키웠던 DB메탈은 수익성이 급전직하했다. 작년 당기순이익은 50억 원으로 전년 539억 원에 비해 90.8% 급감했다. 부체비율이 500%가 넘는 탓에 이자비용 부담 때문에 실적이 소폭 감소해도 손익에 끼치는 악영향이 크다.

재계는 DB그룹 주력사의 실적 악화 요인이 업황부진이었던 만큼 올해는 다소 반등여지가 상존할 것으로 내다봤다.

DB손보는 지난 1월 손보업계가 손해율을 이유로 자동차보험을 인상했고 현재 추가 인상을 검토 중이라는 점에서 손해율 개선에 따른 이익 회복 가능성을 키웠다.

DB하이텍은 지난해 하반기의 실적 회복세를 올해도 이어갈지가 관건이다. 기존 주력인 스마트폰과 PC향 반도체에서 사물인터넷(IoT), 자동차, 웨어러블 등에 필요한 반도체로 포트폴리오를 조정하는 데 집중했다. 다품종 소량생산을 통해 스마트폰 외 응용분야로까지 사업 반경을 넓히려는 전략이다.

[CEO스코어데일리 / 최보람 기자 / p45@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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