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사, ‘그린뉴딜’ 바람 타고 친환경 중심 사업재편 활발

정유사업 비중 줄이고 폐플라스틱 재활용·탄소 제품화 등 사업 발굴

국내 정유사들이 친환경 사업에 집중하며 체질개선을 꾀하고 있다.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기반 수요 감소와 정제마진 부진 등에 대규모 손실을 내자 새로운 생존전략이 필요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정유4사(SK이노베이션·GS칼텍스·에쓰오일·현대오일뱅크)가 정유사업 의존도를 줄이고 신재생에너지 중심의 사업재편에 집중하고 있다. 각국의 탈석탄·저탄소 기반 ‘그린뉴딜’ 정책이 확대됨에 따라 석탄·석유 등 화석연료가 아닌 친환경 사업을 수익구조로 삼아 지속성장한다는 목표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해 말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완성을 위해 전사의 성장 전략인 ‘그린밸런스 2030 목표’를 구체화하고 차세대배터리연구센터를 신설하는 등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석유화학 중심으로 성장해 온 과거와 달리 친환경 사업으로 미래를 개척한다는 포부다.

SK에너지, SK종합화학 등 SK이노의 자화사들도 친환경 사업 비즈니스 모델 발굴에 집중하고 있다. SK에너지는 핵심 생산거점인 울산CLX에 디지털 기술을 접목해 운영 효율성을 강화하고 물류에 빅데이터 기술을 도입해 비용을 줄이는 ‘스마트 물류사업’을 검토하고 있다.

SK종합화학은 폐플라스틱 재활용 사업에 나섰다. 지난달 미국 열분해유 생산업체인 브라이트마크, 이달 국내 물류용 파렛트 및 컨테이너 렌탈 기업 로지스올과 폐플라스틱 재활용, 친환경 포장 용기 개발 등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물류 업계는 물론 플라스틱을 사용하는 모든 곳에서 그린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해나간다는 포부다.

GS칼텍스는 폐플라스틱 재활용 소재로 만든 복합수지를 기반으로 ESG경영을 강화하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의 플라스틱 공병 100톤을 재활용해 친환경 복합수지로 만들기 위해 아모레퍼시픽과 MOU를 체결하기도 했다. 복합수지는 화장품 용기, 자동차 부품, 가전 부품 등의 원재료로 사용되는 기능성 플라스틱으로 국내 정유사 중 GS칼텍스가 유일하게 생산하고 있다.

에쓰오일은 정유·석유화학·윤활유 사업 수익성을 극대화하는 동시에 수소·연료전지·리사이클링 등 신사업 분야에도 진출한다. 2018년 5조원을 들여 완공한 정유 석유화학 복합시설(RUC&ODC)에 이어 새롭게 추진하고 있는 샤힌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완료해 석유화학 비중을 생산물량 기준 현재 12%에서 2030년 25% 수준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현대오일뱅크는 탄소배출량을 2050년까지 현재 수준의 70% 수준으로 감축하는 목표를 세웠다. 이에 따라 지난해 678만톤에 달했던 탄소배출량은 2050년 499만톤으로 줄어들 예정이다. 목표 저감량 179만톤은 소나무 1270만그루를 새로 심어야 정화할 수 있는 양이다.

이 과정에서 관련 신사업에 진출해 미래 성장동력까지 확보한다. 현대오일뱅크는 공장 가동 중 발생하는 이산화탄소를 탄산칼슘과 메탄올로 전환하는 기술을 개발 중이다. 이들 기술의 상용화로 연간 이산화탄소 예상 감축량은 54만톤, 2030년부터는 연간 1000억원 이상의 영업이익 개선 효과도 기대된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보배 기자 / bizbobae@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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