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업계, 수익지표 정제마진 회복에 상반기 실적 기대감 ‘쑥’

정제마진 59주 만에 3달러 돌파…국제유가도 60달러선 유지로 강세

정유업계의 대표적인 수익지표인 정제마진이 강세를 나타냄에 따라 상반기 정유사 실적이 기지개를 켤 전망이다. 지난해 한때 마이너스(-)를 기록했던 정제마진은 최근 3달러를 돌파했고, 유가 상승세도 지속되면서 정유사 실적이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개선세를 이어갈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올 1분기 기업들의 실적 발표가 이어지는 가운데 국내 정유사도 시장 예상치를 웃도는 깜짝 실적을 잇따라 발표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정유 4사(SK이노베이션·GS칼텍스·에쓰오일·현대오일뱅크)의 1분기 합산 영업이익이 1조원 중반대를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현대오일뱅크는 1분기 4조5365억원의 매출과 4128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매출은 지난해 동기 대비 2.7%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흑자 전환했다. 에쓰오일도 1분기 매출이 작년 대비 2.8% 확대된 5조3448억원을 기록했고 영업이익은 6292억원으로 흑자를 냈다. 특히 영업이익은 2016년 2분기 이후 최대치를 경신했다.

올 들어 글로벌 경기 회복세로 석유제품 수요가 증가 추세인 가운데, 미국 한파 영향으로 유가가 상승하고 정제마진이 개선된 것이 정유사 이익을 끌어올리고 있다. SK이노베이션과 GS칼텍스의 영업이익 추정치는 각각 3500억원, 1000억원대로 이 경우 정유 4사의 합산 영업이익은 1조5000억원에 이를 전망이다.

정유업계에 따르면 4월 마지막 주 싱가포르 복합정제마진은 배럴당 3.2달러로, 3달러대를 회복한 것은 지난해 3월 둘째 주(3.7달러) 이후 59주 만이다. 정제마진은 휘발유·경유 등 석유제품 가격에서 원유가격과 수송·운영비 등 비용을 뺀 금액으로, 정유업계의 대표적 수익성 지표로 꼽힌다.

정제마진은 지난해 코로나19 여파로 3월 셋째 주 배럴당 –1.9달러로 마이너스를 기록, 이후 0달러 안팎에 머물며 약세를 나타내왔다. 올 들어서는 1~2달러를 유지하다 최근 3달러대에 진입한 것으로, 손익분기점(4~5달러)에는 못 미치지만 최악의 시기는 지났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국제유가가 강세를 유지 중인 점도 정유사 실적 개선 요인으로 꼽힌다. 5월 3일 뉴욕상업거래소(NYMEX)의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64.64달러를 기록했다. 지난해 10월 말 35달러선에 그쳤던 WTI는 11월부터 백신 생산과 석유 감산 기대로 현재까지 상승세를 이어오며 현재는 2019년 4월 수준을 나타내고 있다.

정유사는 통상 원유를 수입한 후 정제 과정을 거쳐 2~3개월 뒤 판매하므로 국제유가가 상승하면 래깅(lagging)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유가 상승으로 제품가격이 올라 실제 석유제품을 판매했을 때 거둬들이는 마진(차익)이 커지는 것을 의미한다. 반대로 유가가 하락하면 재고평가손실에 따라 수익성에 타격을 입을 수 있다.

한편 지난해 정유 4사는 합산 5조1804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부진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경기 위축과 유가 급락이 영향을 미쳤다. 이들 정유사의 손실액은 상반기에만 5조원을 넘어서며 하반기 손실폭 축소에도 연간 단위 대규모 적자를 기록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보배 기자 / bizbobae@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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