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호황기 맞았는데”…조선업계, 노조 리스크에 ‘난감’

HD현대 조선 3사 노조, 사측에 공동교섭‧정년연장 등 제시  
한화오션 노조, 양도제한조건부주식(RSU) 300% 요구 중  
삼성중공업, 지난해 현장직 노조 출범…노사 관계 새 국면

HD현대중공업 울산조선소 전경. <사진제공=HD현대중공업>

올해 임금‧단체협상(임단협)을 둘러싼 조선업계의 노사 갈등이 본격화하고 있다. HD현대 조선 3사와 한화오션은 각각 공동교섭과 양도제한조건부주식(RSU) 등을 놓고 대립하고 있고, 삼성중공업은 현장직 노조가 출범하며 노사 관계에 변화가 예고된 상태다. 최근 제 2의 호황기를 맞은 조선사들은 노사 갈등이 심화되면 파업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은 만큼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HD현대중공업·HD현대삼호·HD현대미포 등 HD현대 조선 3사 노조는 전날 경기 성남시 HD현대 글로벌R&D센터를 찾아 올해 임단협 공동요구안을 전달했다.

요구안에는 △기본급 15만9800원 정액 인상(호봉승급분 제외) △정년연장‧임금피크제 폐지 △공동교섭 개최 등의 내용이 담겼다. 

노조는 조선 3사의 지주회사인 HD현대가 사업장별 노사관계가 아닌 조선 3사 노동자들과 함께 집단적 노사관계를 가져가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들은 정년연장도 요구하고 있다. 현 60세인 정년을 국민연금 지급 시기인 65세까지 늘려 조선소 경쟁력 강화와 인력구조 개선을 이룰 수 있다는 게 노조 측 주장이다.

반면, 사측은 공동교섭과 정년연장을 수용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앞서 노사는 지난 2012년 정년을 59세에서 60세로 연장하되 생산직은 59세부터 사무직은 56세부터 임금피크제를 적용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회사 관계자는 “회사별 특수성을 고려하지 않는 공동교섭은 각사 근로자들의 요구를 충분히 반영하기 어렵다”면서 “향후 교섭이 원만히 진행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한화오션 노조는 지난달부터 서울 중구 한화빌딩 앞에서 상경 시위를 벌이고 있다. 이들은 지난해 한화그룹이 대우조선해양을 인수할 당시 발표한 양도제한조건부주식(RSU) 300% 지급을 요구하고 있다.

RSU는 중장기 성과 평가를 통해 일정 기간 뒤에 주식 또는 현금을 주는 성과 보상 제도다. 노조 측 주장에 따르면 양측은 기준임금의 300%에 해당하는 RSU를 올해 2월에 받기로 합의했다. 매출 목표 달성과 무관하게 위로금 명목으로 현금과 주식을 각각 150%씩 받는 조건이다.

하지만 사측은 RSU를 성과에 연동되는 성과급 개념으로 보고 성과와 관계없이 반드시 지급하겠다는 약속을 한 것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한화오션은 지난해 1965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삼성중공업의 경우, 노사 관계가 새 국면을 맞았다. 지난해 하반기 창립 50년 만에 현장직 노조가 첫 출범한 탓이다. 현장직 노조는 그동안 노사협의회를 통해 입금협상을 벌였지만, 올해는 각자 교섭에 나선다는 입장이다. 여기에 민주노총 가입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모처럼 호황기를 맞은 조선사들은 노조 리스크에 발목이 잡힐까 사태를 예의주시하는 분위기다. 현재 LNG 운반선을 중심으로 3~4년치의 일감을 쌓아놓고 있는 조선 3사는 연초부터 수주 랠리를 이어가며 순항 중이다. 이들은 친환경 선박 발주가 늘어나면서 선별 수주로 수익성을 강화해나가고 있다.

올해 1분기 실적도 동반 흑자를 예고하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HD한국조선해양은 1분기 1669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둬 흑자전환할 것으로 추정됐다. 삼성중공업과 한화오션도 각각 840억원, 173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조선업계 한 관계자는 “이제 막 협상을 시작하는 단계인 만큼 노사 간 신뢰를 기반으로 원만한 합의를 이끌어내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박주선 기자 / js753@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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