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스코어TV] 동원그룹, 성장의 역사와 후계 구도

[이창호 기자] 지난주부터 국내 50대 그룹을 집중 해부하는 시리즈를 시작했습니다. 48위 그룹인 동원그룹입니다. 먼저 이 그룹의 역사를 볼까요? 

[박주근 대표] 먼저 동원그룹의 역사를 봐야할 것 같습니다. 김재철 회장이 1969년 4월 동원산업을 창업하게 됩니다. 김재철 회장은 전라남도 강진 출생으로 강진남고 출신입니다. 김재철 회장의 자서전에는 본인이 서울대에 입학하려다가 현재는 부경대인 부산수산대 어로학과에 입학을 했다고 나와 있습니다.

김 회장은 54학번으로 1958년 4학년이 되던 해에 대만으로 가서 원양어선을 처음 타게 됩니다. 24세 청년이 원양어업에 대한 꿈을 꾸었고, 3년만에 선장이 될 정도로 원양어업에 대한 열정과 노력을 보여주었습니다. 김 회장은 28세 어린나이에 선장이 됩니다. 그래서 김재철 회장은 원양어업 대국이 될 꿈을 품게 된 것 같습니다.

꿈을 이루기 위해 김재철 회장은 30대 중반의 나이였던 1969년 4월 동원산업을 창업합니다. 창업 후에는 국내 최초로 해외자본을 유치한 후 원양어선을 도입하는데 성공합니다. 바로 참치 잡이 배입니다. 그 당시 미국이 참치 잡이 선도를 했는데요, 미국은 자본이 풍부했기 때문입니다.

김재철 회장은 참치를 많이 잡기 위해서 미국의 참치 잡이 기술에 대해 투자를 합니다. 사실 엄청난 투자비용 때문에 1970~80년대에 동원그룹이 무너지게 될 위기를 맞기도 했었습니다. 하지만 이런 투자가 없었다면 지금의 발전은 없었을 것입니다.

당시 김재철 회장의 판단은 혁신이었던 거죠. 김 회장은 실패를 거듭하다가 도산 직전에 성공하게 됩니다. 이것이 바로 오늘날 흔히 찾고 먹고 있는 참치캔의 시초가 된거죠. 김재철 회장은 또한 두가지 혁신을 했는데, 첫 번째가 참치 잡는 방법에 대한 혁신이었고 두 번째가 새로운 참치 잡이의 새로운 길을 개척한 것이었습니다.

그 당시 남태평양을 중심으로 미국과 일본이 고기를 많이 잡았었습니다. 하지만 김재철 회장은 인도양으로 진출을 하게 된거죠. 사실 김재철 회장의 이 두 가지 역발상으로 동원그룹이 오늘날까지 온게 아닌가 싶습니다. 1차 산업에서 금융업까지 확장한거죠. 김재철 회장은 1980년대 초에 하버드대 최고경영자 과정을 공부하러 연수를 가게 됩니다. 이 연수 과정 중에서 금융업의 중요성을 깨닫고 돌아와서 바로 한신증권을 인수하게 된 것입니다.

그리고 1982년 동원참치 캔을 처음으로 출시합니다. 이와 동시에 현재 한국투자증권인 한신증권을 인수하게 됩니다. 지금 한국투자증권은 국내 1위 투자증권사가 됐죠. 사실 현재 동원그룹보다 한국투자증권의 자산 규모가 더 큽니다. 동원그룹은 동원F&B 등의 식품 산업과 한국투자증권 쪽 금융업을 중심으로 성장하게 됐습니다.

 2002년에는 생활산업군 기업집단인 동원엔터프라이즈와 금융업군 기업집단인 한국투자금융지주로 계열 분리되었죠. 그리고 2010년 패키징 산업에 집중하게 됩니다. 동원은 국내 패키징 산업 1위이기도 합니다. 패키징 산업 쪽에서는 국내 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도 입지를 다지고 있습니다. 물류 산업에도 집중하게 되는데요, 식품 산업을 하다보면 물류산업도 자연스럽게 같이 성장할 수 밖에 없습니다. 중요하기도 하고요. 따라서 2016년 동부익스프레스를 인수하게 되죠. 현재 동원 그룹 식품/패키징/물류 이 세 가지 사업을 주축으로 성장하는 중입니다.

[이창호 기자] 지난 4월 김재철 회장이 은퇴선언을 했습니다. 현재 회장은 둘째 아들로 알고 있는데 어떻게 장남이 한국투자증권을 맡게 되고 차남이 가업을 잇게 된 것인지 궁금하네요? 가계도와 함께 설명 해 주시죠.

[박주근 대표] 동원그룹의 혼맥도를 먼저 보시죠. 김재철 회장은 9남매로 형제가 아주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동생인 김재운 동영콜드프라자 회장과 김재국 동해하이테크 회장은 계열분리를 해서 더 이상 동원그룹의 경영에 관여하지 않고 있습니다.

김재철 회장의 형제들 중에서 유일하게 그룹 경영에 관여하고 있는 분은 김 회장의 막내 여동생인 김숙희씨입니다. 김숙희씨의 남편은 공무원 출신의 박인구 동원그룹 부회장입니다. 박인구 부회장은 1997년부터 동원그룹 경영에 참여해왔습니다.

현재 장남 김남구 한국투자금융지주 부회장과 차남인 김남정 동원그룹 부회장에게 승계가 거의 마무리된 상태입니다. 김남구 부회장의 부인은 고병우 전 건교부장관 딸인 고소희씨입니다. 김남구 부회장의 장남 김동윤씨의 공부가 거의 끝날 때가 돼 곧 경영 수업에 들어가지 않을까 조심스레 추측해봅니다.

김재철 회장의 자녀 교육법은 아주 혹독한 것으로 알려져있습니다. 경영 승계 당시 김남구 회장을 알래스카로 원양어선을 6개월 간 태우게 했고, 차남 김남정 부회장은 참치캔 공장에서 6개월 동안 일을 시키기도 했었죠. CEO스코어의 매년 통계에 의하면 대기업 오너일가가 입사 후 임원이 되기까지의 기간이 평균 3.5년이 걸리는데 이 두분은 임원이 되기까지의 기간이 10년이 넘어갑니다.

김재철 회장이 지난 4월 은퇴선언을 했지만, 현재 동원그룹의 동일인은 여전히 김재철 회장인데요, 이는 여전히 김 회장이 동원그룹 경영에 대한 의사결정권이 있다는 것으로 추측해 볼 수 있습니다.

 

[이창호 기자] 동원그룹의 지배구조가 어떻게 되어 있죠?

[박주근 대표] 현재 동원산업은 동일인 문제로 지배구조를 많이 정리한 상태입니다. 그룹 실적에 주축이 되는 기업이 동원F&B와 동원시스템즈, 동원산업입니다. 동원시스템즈가 패키징산업을, 동원산업이 물류산업, 동원F&B는 식품산업을 맡고 있죠.

동원그룹의 지주회사는 동원엔터프라이즈인데 지주회사의 지분 대부분을 김재철 회장과 김남정 부회장이 보유하고 있습니다. 두 사람의 지분을 합치면 90%가 넘는 지분율이죠.

지주사의 종류에는 크게 두가지가 있는데요, 순수 지주사와 사업을 동시에 하는 지주사로 나눠집니다. 동원엔터프라이즈의 경우에는 사업을 하고 있는 지주사로 분리됩니다. 동원그룹은 계열사 내부거래 비중이 90%를 넘어 현재 공정거래위원회 내부거래 의혹 물망에 올라와있습니다. 비상장기업은 내부거래 비중이 20%가 넘어가면 내부거래 감시대상이 되는데요. 동원그룹은 그 수치를 훨씬 뛰어넘는 수준이기 때문에 공정거래위원회에서 항상 주시 대상으로 보고 있습니다.

[이창호 기자] 동원그룹의 주력 계열사가 동원 F&B와 동원산업인데 최근 경영성적은 어떤가요? 

[박주근 대표] 작년 동원그룹 전체 매출액은 6조1171억원을 기록했습니다. 계열사 중에서 제일 높은 기업이 동원F&B인데 1조6326억원을 기록했습니다. 다음으로 동원 홈푸드 매출이 1조1187억원을 기록했습니다. 매출은 최근 5년간 계속 우상향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영업이익률은 5%정도로 주력 계열사들의 영업이익률이 그리 높지 않습니다. 오히려 지주사인 동원엔터프라이즈의 매출액이 약 940억원, 당기순이익이 약 540억원으로 영업이익률이 약 60% 이상으로 굉장히 높게 나타났습니다. 뿐만 아니라 매년 배당금을 100억 이상 받고 있습니다. 지분율로 따져보면 김남정 부회장은 약 70억원 정도를 매년 배당금만으로 받게 되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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