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석유, 코로나19 특수에 2분기 호실적 예고…하반기는 ‘물음표’

일각에선 니트릴 장갑 수요 둔화 따른 공급과잉 전망
금호석유 “추가 증설도 검토…독자 기술력으로 승부”

금호석유화학(대표 백종훈)이 1분기에 이어 2분기 사상 최대 실적 기록을 경신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수요가 급증한 의료용 장갑 원료인 NB(니트릴부타디엔)라텍스 판매 효과가 정점을 찍을 것이란 분석이다.

다만 하반기에는 공급과잉이 현실화하며 실적이 둔화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에 금호석유화학은 지속적인 연구개발(R&D) 투자로 신제품 발굴에 주력하면서 성장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30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금호석유화학의 2분기 매출은 2조618억원, 영업이익은 7266억원으로 추정되고 있다. 매출액은 작년 동기 대비 100.9% 확대되고 영업이익은 505% 급증한 수치다.

금호석유화학은 1분기에도 매출 1조8545억원, 영업익 6125억원을 기록하며 매출과 이익 모두 사상 최고 기록을 세운 바 있다. 2분기 실적 추정치는 1분기보다도 나은 것으로, 영업이익률도 1분기보다 2.2%포인트 높아져 35.2%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NB라텍스를 포함한 합성고무 부문 성과가 2분기 실적 성장을 견인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NB라텍스는 의료·요리용 장갑으로 쓰이는 니트릴 장갑의 원료다. 니트릴 장갑은 얇고 가볍지만 쉽게 파손되지 않고, 천연 라텍스 장갑에서 발생하는 단백질 알레르기 반응이 없는 것이 특징으로 코로나19 이후 수요가 급증했다.

금호석유화학은 글로벌 시장에서 NB라텍스 생산점유율이 약 30%에 달하는 1위 사업자다. 금호석유화학은 2015년 연산 20만톤 규모이던 NB라텍스 생산능력을 2016년 40만톤으로 늘렸고 2019년엔 58만톤, 지난해는 64만톤까지 확대했다.

금호석유화학의 NB라텍스 생산설비 증설은 현재진행형으로, 올 연말 71톤까지 늘리는 데 이어 2023년 말에는 연산 95만톤으로 생산능력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금호석유화학은 지난달 2560억원의 추가 투자를 결정했다.

금호석유화학이 하반기에도 실적 성장세를 이어갈지는 미지수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 완화와 함께 니트릴 장갑 수요가 감소하고, NB라텍스 생산기업의 공격적인 증설에 따른 공급과잉이 현실화할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글로벌 NB라텍스 시장은 금호석유화학과 LG화학, 말레이시아 신토머, 대만 난텍스 등 4개 업체가 점유율 80%를 차지하는 과점체제로 형성돼 있다. 이들 사업자 모두 NB라텍스 설비 증설에 나선 상황으로, 전체 NB라텍스 생산량은 지난해 연산 200만톤 가량에서 올 연말 300만톤을 돌파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이와 같은 이유에서 금호석유화학의 3분기 매출 추정치는 2조208억원으로 2분기와 비슷하지만 영업이익은 6250억원으로 다소 감소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4분기 역시 매출은 1조8711억원, 영업이익은 5162억원으로 성장세가 다소 둔화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금호석유화학은 이후 수요 상황에 따라 47만톤의 추가 증설도 단행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이 경우 2023년까지 증설 완료로 확보하게 되는 연산 95만톤의 생산능력은 총 142만톤까지 확대되게 된다.

금호석유화학이 시장의 공급과잉 우려에도 추가 증설을 검토하는 배경에는 기술경쟁력에 대한 자신감이 자리하고 있다. 금호석유화학은 라텍스의 냄새 처리 기술과 색 발현에서 우수한 기술과 노하우를 보유하고 있다.

아울러 금호석유화학의 ‘연속식’ 생산공정 기술은 통상적인 ‘배치식’보다 원가 경쟁력이 우수하고, 균일한 품질의 제품을 대량 생산할 수 있는 장점을 갖고 있다. 연속식 공정은 높은 분자량을 가진 고분자 제품 생산에 유리해 니트릴 장갑의 높은 인장강도를 구현하는 데 필수 요소다.

금호석유화학 관계자는 “각 사업자들의 NB라텍스 생산능력 증설로 공급과잉이 현실화할 가능성은 있지만, 위생의식 제고에 따라 니트릴 장갑 수요는 계속될 것”이라며 “금호석유화학은 지속적인 R&D를 통해 NB라텍스의 새로운 사용처를 발굴하고 신제품을 개발해 합성고무 시장에서 경쟁우위를 점할 것”이라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보배 기자 / bizbobae@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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