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제마진 8달러대 돌파…정유업계 하반기 실적 반등 시동

7월 4주차 정제마진 8.9달러…2월 이후 최고치
7월 들어 상승세 지속…석유 제품 수요 증가, 공급 부족 맞물려
석유 사업 부진했던 정유사, 하반기 실적 개선 기대감↑

정유사의 핵심 수익성 지표인 정제마진이 5개월여 만에 8달러대를 돌파하며 빠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정제마진 강세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상반기 극심한 실적 부진을 겪은 정유사들이 하반기에는 반등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다.

1일 정유 업계에 따르면, 7월 넷째 주 싱가포르 복합정제마진은 8.9달러로 전주 대비 2.1달러 상승했다. 지난 2월 첫째 주 9.7달러 이후 최고치로, 5개월여 만에 8달러대로 재진입한 것이다.

정제마진은 최종 석유제품의 가격에서 원유를 포함한 원료비를 제외한 것으로 통상 4~5달러대를 손익분기점으로 보고 있다. 지난 2분기 정제마진은 4월 넷째 주 2.4달러로 추락한 뒤 손익분기점을 밑돌며 부진한 흐름을 이어갔다. 월간 평균 정제마진은 지난 4월 3.5달러 5월 4.0달러, 6월 4.6달러를 기록했다.

이로 인해 국내 정유사의 2분기 영업이익도 급감했다. SK이노베이션은 올 2분기 석유사업에서만 4112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전사 영업손실 규모는 106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적자 전환했다.

같은 기간 에쓰오일도 전년 동기 대비 97.9% 급감한 364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다. 정유 부문에서는 2921억원의 적자를 냈다. HD현대오일뱅크는 2분기 정유 사업에서만 965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  전체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97.4% 감소한 361억원에 그쳤다.

SK에너지 울산 원유 저장 탱크. <사진제공=SK에너지>

다만 최근 정제마진이 반등세를 보이면서 하반기 정유 업황이 점진적으로 회복될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리고 있다. 7월 들어 정제마진은 4.4달러→5.3달러→6.8달러로 상승했다. 미국 내 ‘드라이빙 시즌’으로 석유 제품 수요가 견조한 가운데, 석유 공급 부족 현상이 이어지면서 이러한 상승세는 당분간 유지될 전망이다.

윤용식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6월 예상치 못한 정제설비 가동 중단으로 등·경유 재고가 10년 이래 최저 수준에 머무르고 있어 공급 충격에 취약하다”면서 “무더위와 낮은 재고의 원인으로 글로벌 휘발유 가격 또한 크게 상승 중으로 당분간 정제마진은 상승세를 나타낼 것”으로 분석했다.

황규원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7월 석유제품 수요는 1278만배럴로, 전년 동기 대비 20%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7~8월 사우디 및 러시아에서 원유 및 석유제품 하루 수출량을 각각 100만배럴, 50만배럴 줄일 계획으로, 이들의 원유 수출이 늘기 전까지 정제마진 회복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증권업계에서는 정제마진과 국제 유가 상승에 힘입어 3분기 정유 업계의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보고 있다. 수입 원유의 기준이 되는 두바이유는 지난 7월 첫째 주 75.8달러에서 현재 83.8달러까지 치솟았다. 국제 유가가 오르면 정유사들이 보유한 재고의 평가가 상승하며 이익이 발생한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과 에쓰오일의 3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각각 6197억원, 4463억원으로 추정된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은서 기자 / keseo@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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