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K-배터리 3사 보유목적 ‘일반투자’ 전환…“주주제안 참여 확대되나”

삼성SDI 이어 LG엔솔·SK이노 단순투자→일반투자 변경
주주제안 확대 전망…임원보수·배당 제안 가능성↑

국민연금공단이 배터리3사에 적극적인 주주제안을 나설 가능성이 높아졌다. <사진=국민연금공단>

국민연금공단(국민연금)이 LG에너지솔루션과 SK온을 자회사로 보유한 SK이노베이션 지분 보유 목적을 일반투자로 변경했다. 앞서 삼성SDI를 일반투자 목적으로 보유하고 있던 국민연금은 K-배터리 3사를 모두 일반투자 대상으로 전환했다. 일반투자는 경영권에 영향을 주지 않는 선에서 주주제안이 가능하다. 따라서 국민연금이 급속한 성장세에 있는 K-배터리 3사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기 위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1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국민연금이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에 관한 지분 보유 목적을 단순투자에서 일반투자로 변경 공시했다.

공시에 따르면 국민연금이 보유한 LG에너지솔루션의 주식 수는 1353만 2291주로 직전 보고 대비(1172만4100주) 대비 15.4% 늘었다. 또한 SK이노베이션 보유 주식 수는 762만6434주로 직전 보고 대비(820만7862주) 7.1% 줄었으며 보유 지분이 0.53%P 감소했다. 지분 축소에도 국민연금이 보유한 SK이노베이션 지분 비율은 8.25%에 달한다.

국민연금은 앞서 지난 2021년에 삼성SDI 지분 보유 목적을 단순투자에서 일반투자로 변경하고 보유 목적을 일반투자로 유지하고 있다. 국민연금의 삼성SDI 지분 보유 비율은 7.53% 수준이다.

이에 따라, 국민연금은 K-배터리 3사에 대한 투자목적을 일반투자로 유지하게 됐다.

국민연금 등 기관투자자들은 보유 목적을 일반투자로 변경함으로써 적극적인 주주제안에 나설 수 있다. 

일명 ‘5% 보고 의무’로 불리는 자본시장법 시행령이 2020년 개정됨에 따라, 보유 목적을 일반투자로 할 경우 경영권에 영향을 주지 않는 범위에서 주주제안 등이 가능해졌다. 해당 개정안은 기관투자자의 주주활동을 보장하기 위한 것이다. 단순투자 목적은 법률에서 보장되는 의결권 행사, 신주인수권, 이익배당청구권 등에 그쳤다면 일반투자 목적은 경영권에 영향이 없는 선에서 더욱 적극적으로 주주활동에 나설 수 있도록 보장한 것이다. 일반투자 목적으로 펼칠 수 있는 주주제안 중에는 대표적으로 임원 보수·배당 등이 있다.

해외에서는 기관투자자의 주주제안이 적극적으로 행사되고 있다. 김선민 한국ESG기준원 선임연구원의 ‘해외 기관투자자의 주주활동(engagement) 전략 및 사례 소개’에 따르면, 기관투자자들이 영국 제약회사 ‘SHIRE’ 최고경영자(CEO) 보수가 과하게 측정됐다고 주주제안에 나섰고 개선할 것을 기업 측에 요구한 바 있다. 해당 건은 주주총회에서 이견을 좁히지 못했지만, 주주권고안에 반대표로 행사됨에 따라, 기관투자자의 요구대로 CEO 보수구조가 변경됐다.

기관투자자의 주주제안이 적극적인 해외와 달리 국내에서는 아직 기관투자자가 주주제안에 소극적이다. 2년이 넘도록 국민연금은 일반투자 목적으로 삼성SDI 지분을 보유하고 있지만 별다른 주주활동에 나서지 않고있다. 삼성SDI 관계자는 “국민연금이 일반투자 목적으로 지분을 보유하고 있지만 의결권 행사 외에 별다른 주주활동은 없었다”고 말했다.

다만 전 세계적으로 배터리 산업이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고, 전산업군에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된 만큼 향후 국민연금이 이들 배터리3사에 보다 적극적인 주주제안에 나설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CEO스코어데일리 / 박대한 기자 / dayhan@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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