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K-플랫폼] <상> 네카오, 라인야후 사태·사법 리스크에 플랫폼법까지 ‘첩첩산중’

알리·테무 등 C커머스 약진에 커머스 거래액 성장 둔화
광고시장 여전히 부진…“하반기 광고 성장률 회복 불투명”
정치권, 티메프 사태 계기로 ‘사전규제’ 플랫폼법 재추진
라인사태·오너 구속 등 내부 리스크도 악영향…주가는 연초보다 30%↓

국내 대표 플랫폼 기업인 네이버와 카카오가 주력 사업인 커머스와 광고의 성장세가 둔화되면서 위기를 겪고 있다. C커머스(중국발 이커머스)의 약진과 광고 업황 부진 등이 지속되면서 수익성이 보장된 새로운 성장 동력 마련이 시급하다는 평가다.

앱 분석 서비스 와이즈앱·리테일·굿즈에 따르면, 알리익스프레스의 월간활성사용자수(MAU)는 올해 1월 718만명에서 7월 847만명으로 늘었고, 테무의 MAU도 1월 571만명에서 7월 755만명으로 빠르게 늘고 있다. 이들 기업의 결제추정금액은 지난 7월 3068억원, 올해 1월부터 7월까지 누적 결제추정금액은 2조2938억원에 달한다. 이는 지난해 전체 결제추정금액인 2조3227억원에 맞먹는 수준이다.

반면, 네이버와 카카오의 커머스 거래액(GMV) 성장률은 지속해서 내림세를 보이고 있다. 네이버의 커머스 거래액은 올 2분기 12조3000억원에 달했는데, 연간 성장률은 지난해 3분기 13.3%에서 4분기 10.7%, 올해 1분기 5.2%, 2분기 3.4%로 시간이 갈수록 둔화되고 있다. 카카오도 올 2분기 커머스 거래액이 2조4000억원으로, 성장률이 지난해 4분기 9%에서 올해 1분기 7%, 2분기 6%로 감소 추세다.

<출처=와이즈앱·리테일·굿즈>

광고 사업 전망도 밝지 않다. 국내 광고시장 회복이 늦춰지고 있는 가운데, 인스타그램 등 해외 플랫폼에게 사용자 체류시간이 뒤처지는 등 경쟁력마저 약화되고 있는 실정이다. 앱·리테일 분석 서비스 와이즈앱·리테일·굿즈가 스마트폰 사용자를 표본 조사한 결과, 지난 5월 인스타그램 사용 시간은 3억8993만시간으로 네이버를 제치고 ‘오래 사용하는 앱’ 3위를 기록했다.

네이버는 지난 3월까지만 해도 사용 시간이 인스타그램을 웃돌았지만, 4월 0.8% 감소하며 인스타그램에 역전 당한 뒤 두 달째 순위를 탈환하지 못한 것이다. 지난 5월 네이버와 격차는 전월의 3.3배 수준인 4641만8705시간으로 커졌다.

나민욱 DS증권 연구원은 네이버에 대해 “최근 티메프 이슈는 스마트스토어 거래액 증가에는 긍정적이나 제휴몰 거래액 및 셀러의 광고 집행 지연 가능성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며 “향후 체크 포인트는 하반기 광고 및 커머스 거래액 성장률 회복 속도”라고 짚었다.

이지은 대신증권 연구원은 카카오의 광고 사업에 대해 “2분기 메시지 광고 성장에도 불구하고 디스플레이 광고(DA) 성장률 둔화 지속 및 지난해 1분기까지 광고 업황이 크게 부진했던 기저효과 소멸로 상반기 대비 하반기 광고 성장률은 2.5%포인트 감소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가 지난 1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중앙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출처=연합뉴스>

최근에는 티몬·위메프(이하 티메프)의 정산금 지급불능 사태로 인해 국회 차원에서 플랫폼법 재 추진 움직임까지 일면서 위기감은 더 고조되고 있다.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는 지난 12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티몬·위메프 정산금 지급 불능 사태와 관련해 “철저한 원인규명을 비롯해 온라인플랫폼법 등 반드시 필요한 법안과 제도 개선 노력에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22대 국회에서 발의된 플랫폼법은 총 7개로, 모두 민주당 의원들이 대표 발의했다. 법안들은 세부 내용에서 차이가 있지만, 사전규제를 통해 네이버, 카카오 등 온라인 플랫폼의 불공정 행위를 제재하는 것을 주된 목적으로 하고 있다.

여기에 회사 안팎으로 당면한 리스크도 가중되고 있다. 

네이버의 경우 일본 라인야후 사태에 따라 동남아 사업 확장 동력이 크게 약화될 것으로 보인다. 네이버의 동남아 사업은 라인야후 자회사인 라인플러스가 도맡고 있는데, 라인야후가 이사진을 전원 일본인으로 교체하는 등 네이버와의 경영분리 수순에 들어갔기 때문이다. 다만, 네이버가 라인야후의 모회사인 A홀딩스 지분 축소에는 선을 그은 만큼, 최대주주 지위는 유지할 전망이다.

카카오는 창업자인 김범수 경영쇄신위원장이 SM엔터테인먼트 시세조종 혐의로 구속 되면서 당분간 리더십 부재가 불가피해졌다. 정신아 카카오 대표를 중심으로 그룹 리더십을 이어간다는 계획이지만, 당장 굵직한 해외투자나 계열사 정리는 한계에 직면할 것으로 보인다.

대내외적인 리스크에 규제이슈까지 커지면서, 네이버와 카카오의 주가도 연초 대비 30% 이상 떨어지며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연초 23만원에 달했던 네이버 주가는 현재 16만원까지 내려왔으며, 6만원이 넘었던 카카오 주가 역시 4만원을 밑돌고 있다. 같은 기간 코스피 지수는 2600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만큼, 플랫폼 기업에 대한 시장의 기대감이 낮아진 것으로 해석된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동일 기자 / same91@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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