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월드 사외이사는 꿀 부업?…이사회 불참해도 보수는 '두둑'


이월드(대표 유병천) 사외이사 이사회 출석률이 절반을 밑돌아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한 가운데 막대한 보수만 꼬박 챙겨간 것으로 나타났다.

30일 기업 경영성과 평가사이트 CEO스코어(대표 박주근)가 자산 5조 원 이상인 57개 대기업 집단 243개 상장계열사 사외이사 출석률과 이사회 안건 등을 조사한 결과, 지난해 이월드의 사외이사 출석률은 32.3%를 기록했다.

이월드는 이랜드가 운영하는 테마파크로 그룹 내 유일한 상장사다. 이월드는 지난 2010년 우방랜드를 인수해 그룹에 편입됐다.

지난해 이월드 이사회에서 상정된 안건 43건 중 '자금조달·대여' 관련 안건만 30건으로 굵직한 경영현안이 올라왔지만 사외이사 출석률은 절반을 밑돌아 의결권 행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이월드 사외이사는 1명으로 지난해까지 문신자 한류문화인진흥재단 이사장이 2010년부터 맡아오다 지난 23일 임기가 만료됐다. 문 이사장은 1938년 생으로 여성 최고령 사외이사로도 잘 알려져 있다.

문 이사장은 2016년 출석률 100%를 나태난 것을 제외하고 매년 참석률이 저조했지만 연간 3000여만 원 수준의 보수를 챙겼다.

문 이사장은 대구대 재활과학대학원 심리치료학과 졸업하고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대구지역회의 부의장, 대구가톨릭대학교 미래지식포럼 원장 등 대구지역을 기반으로 경력을 쌓은 인물이다.

일각에서는 명망을 갖춘 인물을 사외이사로 선임하다 보니 지역 상장법인 사외이사 가운데 경영과 무관한 유명인만 추천해 이사회에서 거수기 역할을 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문 이사장 임기 만료로 신규 선임된 박순복 대구수성문화원장은 계명대 미술대 서양학부를 졸업해 대구 지역을 기반으로 입지를 다진 인물이다.

특히 문 이사장과 같은 대구가톨릭대 미래지식포럼 원장을 지낸 공통점을 가졌다. 박 원장은 대구가톨릭대 특임교수, 갤러리수성 관장 등을 역임했다.

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 관계자는 "사외이사는 이사회에서 주요 안건을 결정하고 기업 견제 역할을 하는 만큼 선임할 때 전문성, 독립성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그러나 한국의 경우 이와 무관하게 외관상 적격성, 친분관계만으로 선임하는 경우가 많아 감시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사외이사가 단순히 거수기 역할을 하는 것이 아니라 결정에 대한 책임도 함께 물어 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개선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민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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