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쓰오일, 정유산업 ‘수익 절벽’에…수소사업 진출·디지털전환 박차

작년 영업손실 1조991억원으로 ‘고난의 행군’…신사업 강화로 체질개선 도모

에쓰오일(대표 후세인 알 카타니)이 수소 시장 진출과 디지털 전환(Digital Transformation)을 통해 미래경쟁력 강화에 나서고 있다. 국제유가와 마진(차익)에 따라 변동성이 심한 정유 사업의 수익성을 신사업으로 상쇄, 안정적 이익 창출 기반 장기 성장을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에쓰오일은 올해를 빅데이터와 인공지능(AI)을 활용한 디지털 전환의 원년으로 삼았다. 최근 디지털 전환 로드맵을 수립하고 2023년까지 디지털 공장, 디지털 마케팅, 스마트 워크 근무환경을 구축한다는 방침이다.

에쓰오일은 공장에 적용할 11개의 과제를 선정하고 생산·안전·정비·품질관리 등 공장 전 분야를 통합해 관리하는 종합 디지털 솔루션을 구축할 계획이다. 빅데이터와 AI를 활용해 공장 상황을 통합 모니터링하고 데이터 기반 의사결정을 통해 효율과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서다.

공장에는 최신 산업용 디지털 장비를 도입한다. 드론이 공장 설비 곳곳을 점검하면 담당자가 이를 분석해 정비·유지보수 등에 활용한다. 카메라가 장착된 스마트 헬멧으로 작업자가 실시간 상황을 공유하며, 장비의 모든 기능을 음성명령으로 작동하도록 해 작업 효율도 높인다.

에쓰오일에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국제유가 하락과 정제마진 부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겹친 지난해 전례 없는 위기상황을 겪으면서 구조적인 변화의 필요성에 직면한 것으로 분석된다.

에쓰오일의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액은 16조8297억원으로 전년 대비 31% 줄었고 영업손익은 –1조991억원으로 적자 전환했다. 70% 이상 매출을 책임지고 있는 정유부문을 비롯해 윤활, 석유화학 등 전 부문 매출이 감소했다.

특히 윤활과 석유화학이 각각 4253억원, 1796억원의 영업이익을 낸 반면 정유부문이 1조7041억원의 손실을 기록하며 대규모 적자가 불가피했다. 지난해 코로나19로 석유제품 수요가 급감했고, 정제마진 악화와 국제유가 하락에 따른 재고 평가손실 등이 영향을 미쳤다.

에쓰오일은 장기 성장을 위한 전략으로 ‘비전 2030’을 내세우고 체질개선을 꾀하고 있다. 정유·윤활·석유화학 수익성을 극대화하는 동시에 연료전지·리사이클링 등 신사업 분야에 진출해 친환경 에너지 화학기업으로 발돋움한다는 목표다.

에쓰오일은 이달 수소 시장 진출로 이같은 전략 시행의 신호탄을 쐈다. 연료전지 기반으로 청정에너지 솔루션을 제공하는 에프씨아이(FCI)의 지분 21.05%를 확보했다. 지분 취득금액은 82억원으로, 수소관련 사업역량을 확보해 수소 연료전지 사업에 진출하기 위함이다.

한국과 사우디 합작기업인 FCI는 40여건의 고체산화물 연료전지(SOFC) 특허를 보유하고 있다. FCI는 2027년까지 최대 1000억원 규모 투자를 통해 100MW 규모 이상의 생산설비를 구축하고 그린수소까지 사업 영역을 확장할 예정이다.

에쓰오일은 FCI와 함께 해외 연료전지 시장 진출을 추진하며 사우디 파트너사와 협력해 현지 전력·통신사에 제품을 공급할 계획이다. SOFC는 가장 높은 온도에서 작동하는 연료전지로 발전 효율이 높고 수소·도시가스 등 다양한 연료 사용이 가능해 차세대 연료전지로 각광받고 있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보배 기자 / bizbobae@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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