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광그룹, 티시스 내부거래 비중 84%… 전년보다 8.3%p 늘어

이호진 전 태광그룹 회장의 장남 이현준씨가 지분 45%를 보유한 계열사 티시스의 내부거래 비중이 무려 84%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티시스는 핵심 계열사인 태광산업의 2대 주주로 지배구조의 정점에 위치한다.

◇이현준-이원준 승계 경쟁구도…티시스 몸집 키워 이현준 밀어주나

4일 기업 경영성과 평가사이트 CEO스코어(대표 박주근)에 따르면 티시스는 작년 매출액 2157억 원 중 84.31%(1818억 원)를 계열사 간 거래(재단, 개인 등 제외)를 통해 올렸다.

내부거래액은 지난 2015년보다 13.0%(209억 원) 늘었고 내부거래 비중은 8.3%포인트 높아졌다. 티브로드(534억 원), 흥국생명(525억 원), 흥국화재(430억 원)를 비롯 23개 계열사와 거래했다.

티시스는 그룹의 시스템통합(SI) 계열사로 오너일가 지분이 100%다. 이호진 전 회장이 51.01%, 이 전 회장의 장남인 이현준(24)씨의 지분율이 44.62%다.

티시스는 태광산업 지분 11.22%을 비롯 동림건설(100.0%), 티캐스트(52.33%) 지분을 보유했다. 그룹 핵심인 태광산업 최대주주가 이호진 전 회장(15.81%)이고 티시스가 2대 주주라는 점을 감안하면 지배구조에서 최상단에 위치한 셈이다.

이호진 전 회장과 티시스는 태광산업의 1‧2대 주주며 태광산업은 주력 계열사 중 하나인 티브로드 지분을 53.94% 보유했다. 다른 주력사 흥국생명 지분은 이호진 전 회장(56.3%)이 절반 이상 보유했기 때문에 태광산업 지배구조만 확실해지면 이호진 일가의 승계 구도가 그려진다.

티시스는 지난 2013년 동림관광개발, TRM과 합병해 몸집을 키웠다. 합병 및 일감 몰아주기 덕에 티시스 매출액은 그룹에서 흥국생명, 태광산업, 티브로드 다음으로 많아졌다.

업계는 이호진 전 회장의 형인 고 이식진 회장의 장남인 이원준(39)씨를 이현준씨와 승계구도의 경쟁 관계로 본다. 이원준씨는 흥국생명(14.65%), 태광산업(7.49%) 등 그룹 핵심 계열사 지분을 보유했다. 작년 9월 말 기준 이원준씨의 지분가치는 3119억 원으로 이현준씨(1318억 원)보다 2.4배나 많다.

이현준씨는 티시스를 제외하면 티브로드(7.08%), 한국도서보급(49.%)만 보유했다. 티시스의 과도한 일감 몰아주기를 놓고 ‘이호진 전 회장 장남 이현준씨의 승계 밀어주기’ 아니냐는 시각이 힘을 받는 이유다.

◇일감 몰아주기 규제 대상 포함...공정위 압박 거세질 듯

SI 계열사는 업무 특성상 내부거래 비중이 높은 편이다. 이를 빌미로 일부 기업은 오너일가가 지분을 다량 보유하고 승계의 발판으로 삼는다. 공정거래위원회 칼끝이 겨누는 부분이다.

대표적 예가 한화S&C다. 한화S&C는 한화그룹의 SI 계열사로 김승연 회장의 아들 3형제 지분율이 100%다. 작년 내부거래 비중이 70%에 달했음에도 SI 계열사라는 명분하에 일감 몰아주기 제재를 피해갔지만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취임 후 관련 조사를 강도 높게 진행하자 최근 물적분할 후 지분매각을 결정했다.

태광그룹은 그 동안 공정위의 일감 몰아주기 규제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지만 대상 기준이 자산 10조 원에서 5조 원으로 강화되면서 규제 대상 포함됐으며, 공정위 조사 대상의 1순위 기업으로 꼽힌다.

태광그룹 관계자는 “티시스와 관련한 지배구조 개편 방안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은 현재 검토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CEO스코어데일리 / 장우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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