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금융 생존전략]② 불확실성 이기는 ‘본업경쟁력’ 찾아라…은행 ‘기업금융’, 카드·보험 ‘신사업’ 매진

금융 변동성 확대에 수익성 확보 불투명
은행, ‘디지털·현장’ 기반 기업금융 집중 전략 강화
카드·보험 상품 개선·신사업 발굴 통한 본연 경쟁력 제고

올해 4대 금융지주 신년사의 공통 키워드는 '상생'이다. 이는 금융기업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겪는 재난 사황에서도 막대한 이윤을 추구했다는 부정적 인식을 사회적 책임 강화로 만회하려는 시도이기는 하나 금융시장 불안과 경기침체 가운데 수익성 하락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무엇보다 리스크 관리 중요성이 부각된 상황에서 상생 압박과 성장 균형 사이 2024년 금융권의 생존전략을 살펴보자. <편집자 주>

경기부진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환율 변동성, 부동산발 리스크 확대까지, 금융지주 경영 불확실성이 연초부터 갈수록 짙어지고 있다. 당국으로 부터 상생과 사회공헌에 대한 압박도 한층 더 강화될 분위기인 만큼 이윤 배분에 대한 고민도 동시에 짊어지게 됐다.   

각 지주사들이 불확실해진 수익성 담보를 위해 은행·카드·보험 등 계열사 경쟁력 강화에 나서면서 국내 금융업종 별 시장 주도권 경쟁도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은행업종에서는 ‘기업금융’이, 기타 업종에서는 ‘신사업’ 기반 확보가 승패의 관건이 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 핵심 계열사 ‘은행’ 수익성 확보 위해 ‘기업금융’ 역량 강화

국내 5대 금융지주 핵심 계열사로 꼽히는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 올해 기업금융 확대를 위해 모든 역량을 집중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 같은 움직임은 올 초 이뤄진 조직개편에서도 확연히 드러난다. 국민은행은 기업성장지원부를 신설했다. 기업 부문 조직을 재정비해 중소기업 지원 서비스를 적시에 제공하고 기업고객과 상생 동반성장을 주도해나갈 예정이다.

하나은행은 기업과 플랫폼 시장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기업디지털지원부’를 ‘기업디지털본부’로 격상했다. 비대면이 활성화된 리테일과 달리 현장 영업 기조가 강한 기업금융에 비대면 서비스를 확대해 경쟁력을 확보하고 플랫폼 제휴 등 고객 접점을 넓혀 기업 고객 발굴 및 신규 수익원을 적극 창출하기 위해서다.

5대 은행 중 기업금융이 상대적으로 약했던 농협은행도 조직을 재정비해 핵심 역량 강화에 나섰다. 농협은행은 기업고객부를 중소기업고객부와 대기업고객부서로 세분화하고 기존 기업투자금융부문을 기업금융부문과 투자금융부문으로 나눴다.

이석용 NH농협은행장은 이와 관련해 “우량차주와 유망분야의 신규 주거래기업 확대로 기업금융 경쟁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은행들이 최우선 전략에 기업금융을 내세운 건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올해도 가계대출 규제로 인한 성장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게다가 인터넷전문은행이 편의성을 앞세워 가계대출 수요를 대거 흡수하고 있어 전통적으로 강한 분야인 기업금융 네트워크를 강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은행들이 기업대출을 확대해 외형 성장을 이룬 점도 기업금융 확대 기조에 힘을 실었다. 3분기 기준 5대 은행의 기업대출은 총 749조2443억원으로 1년 전보다 8.6% 늘었다. 특히 대기업 대출이 31% 늘어 큰 폭의 성장률을 보였다. 같은 기간 가계대출이 1.8% 감소한 것과 대조적이다.

◆ ‘생존’ 위험 직면한 카드·보험, 본업 경쟁력과 함께 ‘신사업’ 기반 마련 속도

지난해 고금리 여파로 수익성 확보가 쉽지 않았던 카드사는 올해 그 어느 때보다 생존을 걱정해야 하는 처지에 놓였다. 조달 비용 증가로 인해 이자비용 부담이 커진 데다 연체율 등 리스크가 커져 위험 관리 부담도 늘었다.

실제 작년 3분기 기준 신한·KB국민·하나·우리 등 금융지주 계열 카드사의 누적 순이익은 8720억원으로 전년 동기(1조2846억원)보다 32.1% 쪼그라들었다.

카드사는 올해 부진한 실적을 만회하기 위해 본업경쟁력 강화라는 카드를 꺼내들었다. 지난해 업황 악화로 알짜카드 발급을 중단하거나 혜택을 축소했다면 올초 수수료 수익을 강화하기 위해 각종 혜택을 제공한 신용카드 판매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신용판매는 카드사가 일시불과 할부 거래 등 고객에게 신용 공여를 제공하는 것으로 카드사의 본업에 해당한다.

이밖에 데이터 사업과 자동차 할부금융 등 신규 수익원 발굴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국민카드는 지난해 10월 신차할부금융 자산유동화 시스템 도입을 위한 입찰공고를 냈다. 또 KB캐피탈과 손잡고 중고차 플랫폼 ‘KB차차차’를 이용하는 고객 전용카드도 출시했다.

하나카드와 우리카드는 데이터 상품 라인업을 강화하며 신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두 카드사는 지난해 4월부터 11월까지 데이터 상품 등록 건수를 전년보다 각각 1001.20%, 83.26% 늘렸다.

IFRS17 도입 후 정비를 마친 보험사도 본업경쟁력을 강화하고 신사업 진출을 위한 채비로 분주하다. 본연경쟁력과 신규 수익원 확보를 올해 경영전략으로 앞세운 점은 각 보험업계 신년사에서 확연히 나타났다.

김철주 생명보험협회장은 올 초 신년사를 통해 △생명보험의 본업경쟁력과 사회안전망 역할 강화 △신(新)시장 진출을 통한 생보사 수익기반 다각화를 핵심 과제로 내세웠다. 이병래 손해보험협회장 역시 올해 방향성으로 건전성 기반의 손해보험산업 경쟁력 강화를 제시했다.

우선 손해보험사는 보상체계와 상품 구조를 개선해 국민보험으로 불리는 실손의료보험과 자동차보험 보상체계와 상품 구조 개선에 나선다. 또 보험 트렌드 변화에 따라 공공의료 등 이종산업과 협업, 모빌리티·헬스케어 등 신사업 기반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생명보험사는 과거 종신보험 위주 상품판매에서 더 나아가 제3 보험 시장에 대한 진출 기회를 엿보고 있다. 제3보험은 손해보험과 생명보험의 특징을 동시에 가진 보험으로 상해보험 질병보험, 간병보험 등이 해당된다. 생명보험사는 제3보험 시장에서 공정한 경쟁환경을 조성하고 연금상품 규제완화 및 세제확대를 통해 제3보험 시장에서 생명보험의 영향을 확대한다는 게 골자다.

설용진 SK증권 연구원은 “올해 보험사 실적은 핵심 보장성 보험 중심의 견조한 흐름을 바탕으로 안정적인 계약서비스마진(CSM) 우상향 추세가 이어지며 보험 손익 측면에서 안정적 흐름을 전망한다”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안은정 기자 / bonjour@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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