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을 가다] ‘자동차 메카’에서 ‘전기차 허브’로…현대차 울산공장 가보니

단일 자동차 공장 기준 세계 최대 규모…연간 152만대 생산
울산3공장, 최대 10개 차종 동시 생산…자동화 체계도 구축
전용 부두 통해 연간 최대 110만대 수출…EV 전용공장 건설

현대차 울산공장 전경.<사진제공=현대자동차>

현대자동차 울산공장은 1968년 설립 이후 반세기 넘는 기간 ‘마더 팩토리(Mother Factory)’ 역할을 톡톡히 수행해 온 핵심 생산기지다. 여의도 전체 면적의 3분의 2에 해당하는 500만㎡(약 150만평)의 부지는 축구장 670개 크기로, 단일 자동차 공장 기준 세계 최대 규모다. 현대차 울산공장에서는 3만1000여명의 임직원이 9.6초당 1대, 하루 평균 6000대의 차량을 생산하며 연간 생산능력만 무려 152만대에 달한다.

현대차는 울산공장 내 5개의 독립공장에서 현재 18개의 차종을 생산하고 있다. 코나·아이오닉5를 생산하는 1공장과 싼타페·팰리세이드·GV60·GV70·GV80·GV80 쿠페를 생산하는 2공장을 비롯해 아반떼·베뉴·코나를 생산하는 3공장, 팰리세이드·스타리아·포터를 생산하는 4공장, 투싼·넥쏘·G70·G80·G90을 생산하는 5공장으로 구성된다. 엔진공장과 변속기공장, 소재공장도 자체 가동 중이다.

현대차 울산3공장 아반떼·베뉴·코나 생산 라인.<사진제공=현대자동차>

◇울산3공장 내 의장 라인 90% 수작업…품질 확보 ‘구슬땀’

지난달 28일 찾은 울산3공장은 울산공장 내 최초로 자동화 생산체계를 구축한 공장이다. 울산1~5공장 중 가장 최근인 1990년에 설립돼 연간 36만7000대의 차량을 생산하고 있다. 울산3공장의 1라인을 뜻하는 31라인에서 아반떼·베뉴·코나를, 울산3공장의 2라인인 32라인에서 아반떼를 생산 중이다. 2022년 8월 도입한 다차종 생산 시스템을 통해 최대 10개 차종을 동시에 생산할 수 있다.

자동차 제조 공정은 크게 4단계로 나뉜다. 프레스, 차체, 도장, 의장 순이다. 우선 프레스 공정에서 코일 형태의 철판을 프레스 기계로 압착해 자동차 패널을 제작한다. 차체 공정에서는 패널을 용접·조립해 차의 뼈대인 차체를 생산한다. 높은 정밀도가 요구되고 위험한 작업이라 산업용 로봇이 이 작업을 100% 맡는다.

이후 도장 공정에서 차체에 색상을 입히고, 마지막 단계인 의장 공정에서 2만여가지가 넘는 부품을 차체 내부에 장착하면 차가 완성된다. 의장 공정은 정교한 작업이 필요하기 때문에 90% 수작업으로 이뤄진다. 앞 좌석 시트와 유리, 스페어 타이어 장착 등 무거운 부품을 옮기는 일부 작업만 로봇이 담당한다.

울산3공장 내 의장 라인에 들어서자, 알파벳 S자로 길게 이어진 컨베이어 벨트 위에 실린 차체가 천천히 줄지어 이동하고 있었다. 의장 공정은 트림·샤시·파이널·OK테스트 등 하나로 연결된 4개의 라인을 따라 가동 중이었으며, 작업자들이 도어를 탈거한 후 부품 조립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먼저 트림 라인에서 와이어링, 케이블 등 전장 계열 부품 조립과 전기 신호 전달에 필요한 배선 작업을 함께 진행했다. ECU(엔진제어장치)와 브레이크 부스터, 브레이크 튜브, 페달 등 제동 관련 부품도 장착됐다. 샤시 라인에서는 구동 부품 조립이 이뤄졌다. 내연기관차는 엔진과 변속기를, 전기차에는 모터·감속기·인버터 등이 통합된 PE(Power Electric) 모듈을 조립하고 현가장치인 서스펜션도 장착했다.

파이널 라인에서는 시트, 유리, 타이어 등 내·외부 인테리어 부품들을 장착하기 위해 작업자들이 분주하게 움직였다. 브레이크액과 냉매 액체류도 이 라인에서 주입됐다. 의장 라인의 맨 끝단인 OK테스트 라인에서는 품질·성능 테스트를 진행했다. 휠 얼라인먼트·브레이크 테스트와 헤드램프 각도 조절, 수밀 검사 등과 함께 전자 부품에 소프트웨어를 입력하는 코딩 작업도 이뤄졌다.

특히 의장 라인 곳곳에 배치된 AGV(무인운반차)가 컨베이어 벨트와 속도를 맞춰 이동하는 장면은 상당히 인상적이었다. AGV에는 차량 조립을 위한 모든 부품이 담겨 있었다. 차량 보닛 앞부분에는 수출국, 색상·옵션 등 필수 정보를 코드화한 작업 안내서가 붙어 있어 작업자들이 수시로 참고했다. 품질을 강조하는 표어도 눈길을 끌었다. ‘공정마다 완벽작업’, ‘차량마다 완벽품질’ 등 문구를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품질 확보를 위한 각종 검사도 꼼꼼히 이뤄졌다. 의장의 각 라인 끝에 위치한 키핑 공정에서 키퍼 역할을 하는 작업자들이 품질 검사를 진행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한 대의 차량을 완성하기 위해서는 수백 개의 공정을 거쳐야 하는데, 모든 부품이 조립된 후에 불량 차량을 확인하는 것은 매우 비효율적”이라며 “키핑 공정을 통해 조립 과정에서 문제가 되는 부분을 최대한 빨리 점검해 수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차 울산공장 수출 선적 부두.<사진제공=현대자동차>

◇‘수출 대들보’ 역할 톡톡…EV 전용공장으로 전동화 전환 주도

울산3공장에서 나와 차를 타고 수출 선적 부두로 10여분 이동하는 동안 의장 공정을 거친 차량들이 PDI(사전품질검사) 센터에서 주행 검사를 하는 모습이 보였다. 주행 검사를 마친 수출용 차량은 수출 선적 부두로, 국내 판매용 차량은 내수용 완성차 대기장으로 신호수 직원들의 안내에 맞춰 빠르게 이동했다.

수출 선적 부두 근처에는 갓 만들어진 현대차와 제네시스 차량이 수천대씩 가지런히 주차돼 있었다. 울산공장과 수출 부두 사이에는 ‘아산로’가 있는데, 고(故) 정주영 현대차그룹 선대회장이 과거 울산 시민들의 편의를 위해 도로를 만들어 기부했다고 한다.

현대차 울산공장은 5만톤급 선박 3척을 동시에 접안할 수 있는 수출 전용 부두를 갖추고 있다. 부두 길이는 약 830m로, 4600대의 차량을 주차할 수 있다. 7만6000톤급의 가장 큰 수출 선적선에는 엑센트가 최대 6900대 들어간다. 현대차는 울산공장 내 수출 부두를 통해 연간 최대 110만대의 차량을 전 세계 시장에 수출한다. 방문 당일에는 바하마 선박 ‘플래티넘 레이(PLATINUM RAY)’호 등 2척의 선박이 접안해 있었으며, 선적 중인 엑센트와 코나·팰리세이드가 주로 눈에 띄었다.

수출 선적 부두를 벗어나 울산공장 정문 앞으로 이동하면서 쉼 없이 달리는 구내 버스와 수많은 버스 정류장을 볼 수 있었다. 울산공장 내 임직원의 이동을 돕기 위한 구내 버스만 21대, 버스 정류장이 44개에 달할 정도로 압도적인 규모는 마치 하나의 작은 도시를 보는 듯했다. 소방서와 병원, 순찰차는 물론 직원들의 복지를 위한 문화센터 등을 자체 운영할 만큼 세계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우리나라 자동차 산업의 산실인 셈이다.

현대차 울산공장은 현대차그룹의 전동화 전환에 있어 향후 첨병 역할을 담당할 전망이다. 현대차는 약 2조원을 투자해 울산공장 내 54만8000㎡(약 16만6000평)의 부지에 연간 20만대의 전기차를 양산할 수 있는 규모의 ‘울산 EV 전용공장’을 짓고 있다. 내년 완공 예정이며, 2026년 1분기부터 양산에 들어갈 계획이다. 1996년 아산공장 가동 이후 29년 만에 들어서는 국내 신공장이다.

친환경 사업장 전환도 병행한다. 울산공장은 오·폐수처리장을 비롯한 최첨단 환경보호 시설을 갖추고 있다. 울산3공장의 경우 폐수처리장 방류수를 도장부스의 세정식 집진기 순환수로 재이용할 수 있도록 용수 이송배관을 포함한 폐수 재이용 시스템을 구축 중이다. 이를 통해 연간 5만2000톤의 용수를 재이용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차 관계자는 “전기차 전용 신공장이 본격 가동되면 울산공장은 빅데이터 기반의 지능형 스마트 시스템, 자동화, 친환경 생산 시설을 기반으로 다양한 차세대 미래차를 양산하는 국내 미래차 생산의 대표 거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병훈 기자 / andrew45@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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