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용사도 IT 인프라 확충 전력, 전산운용비 10%↑…미래에셋 120억 돌파

지난해 운용사 전산운용비 616억…전년 대비 9.6% ↑
미래에셋운용 122억원으로 최다…삼성·키움·신한운용 순

금융권의 화두인 ‘디지털 혁신’ 흐름에서 상대적으로 소외돼 있던 자산운용업계의 전산운용비 지출이 전년 대비 10% 가량 늘었다. 특히 상장지수펀드(ETF) 시장 점유율이 높아 리테일 수익 비중이 큰 운용사들의 전산운용비 지출이 많았다.

판매관리비의 하위 항목인 전산운용비는 금융사의 자체 전산시스템 운용 및 관리에 소모되는 비용을 포함한다.

23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전산운용비를 공시한 운용사의 총 전산운용비 지출액은 616억원으로, 전년 562억원보다 9.6%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개별 운용사 중 100억원 이상의 전산운용비를 지출한 곳은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유일했다. 미래에셋운용은 지난해 122억원의 전산운용비를 쓴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전년 123억원보다는 소폭 감소세를 보였다.

이 밖에는 대부분 전년 대비 증가했다. 삼성자산운용은 92억원으로 뒤를 이었으며, 전년도 83억원보다 10.8% 늘었다.

이어 키움투자자산운용 37억원, 신한자산운용 35억원, KB자산운용 32억원, 한국투자신탁운용 25억원, 한화자산운용 21억원 순으로 전산운용비를 지출했다. 이들 6개 운용사는 모두 전년 대비 전산운용비 지출이 늘었다.

이들 운용사들은 대부분 ETF나 TDF 등 리테일 상품의 시장점유율이 상대적으로 높은 업체들이다.

금투협에 따르면 이달 22일 기준 국내 ETF 순자산 기준 점유율은 삼성자산운용(39.4%), 미래에셋자산운용(36.7%), KB자산운용(7.5%), 한국투자신탁운용(6.0%) 등으로 집계됐다. TDF는 미래에셋운용, 삼성자산운용, KB운용, 한국투자신탁운용 등이 점유율 절반을 넘겼다.

디지털 강화가 금융권의 화두로 떠오르면서, 금투업계 전반적으로 전산운용비는 빠른 증가추세를 보이고 있다. 금투협에 따르면 증권사의 연간 전산운용비 지출은 지난 2019년 5368억원이었으나, 꾸준히 증가를 지속해 2023년에는 8538억원까지 59% 증가했다.

그간 펀드매니저들의 개인적 역량에 주로 의지해 오던 운용사들도 점차 ‘디지털 혁신’ 흐름에 부응하고 있다. 일부 운용사들은 인공지능(AI) 등 최신 디지털 기술을 자산운용과 접목시키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지난해부터 한국과 미국에서 AI 관련 해외법인 설립 ‘웰스스팟’을 준비 작업에 착수한 상태다.

에셋플러스자산운용은 지난달 AI 운용 전담 ‘AI 자산운용팀’을 신설했다. 키움투자자산운용도 내부적으로 AI를 업무에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운용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ETF 등 일부 상품군의 높은 인기에도 불구하고 운용업계의 수익성 증대로 이어지지 않는 현상을 해소하기 위해 디지털 인프라 강화 등으로 내부 효율성을 높여야 한다는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고 전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박예슬 기자 / ruthy@ceoscore.co.kr]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