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사 리스업 키우는데…KB국민·우리카드 ‘후진기어’ 넣은 이유는

카드사 리스자산 6.3조…1년새 0.88% 감소
고금리에 신차 수요 하락…KB·우리, 취급액↓

카드사들이 리스 시장에서의 취급액을 늘리고 있는 가운데, KB국민카드와 우리카드의 경우 리스자산을 되레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고금리 장기화와 경기 침체에 따라 신차 구매 수요 회복 시기가 불분명한 만큼 리스업 규모를 줄인 것으로 풀이된다. 카드업계 역시 본업 부진에 따라 리스업 시장 규모가 더 커질 것이란 전망과 함께, 비우호적인 환경에 따라 향후 카드사들이 리스업에 대한 사업 방향을 재편할 것이란 시각이 이어진다.

24일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리스사업을 영위하는 6개 카드사(신한·삼성·KB국민·롯데·우리·BC카드)의 리스자산 총액은 6조3425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6조3274억원) 대비 0.88% 감소한 금액이다.

다만 카드사별로 살펴보면 대부분 증가 추세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6개 카드사 중 4개 카드사의 리스자산이 전년 대비 늘어나며 오름세를 보인 것이다.

전년 대비 리스업 취급액이 가장 큰 폭 늘어난 곳은 BC카드다. BC카드의 경우 리스시장의 후발주자로 뛰어들었던 만큼 그 규모는 여전히 업계 중 가장 작은 수준에 속했으나, 증가폭은 압도적인 수준을 기록했따.

BC카드의 지난해 말 기준 리스자산 규모는 539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175억원) 대비 208.28% 증가한 수준이며, 직전 분기(276억원)보다도 2배 가량 늘어난 규모다.

BC카드의 뒤를 이어 신한카드의 리스자산 증가폭이 컸다. 신한카드의 리스업 취급액은 3조8246억원으로, 전년(3조5586억원)보다도 7.47% 증가했다. 이는 전체 카드사가 취급하는 리스자산의 절반 이상에 달하는 규모다.

이밖에 삼성카드와 롯데카드의 리스자산 역시 전년 대비 소폭 늘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삼성카드와 롯데카드의 지난해 말 기준 리스자산은 각 4071억원, 777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2022년 같은 기간보다 각각 1.38%, 0.59% 늘어난 금액이다.

자동차 공유경제가 활성화되고, 카드사의 수입원이 줄어들며 카드사들은 사업 다각화 측면에서 리스사업 규모를 빠르게 키웠다. 실제 2019년 2조7280억원에 불과하던 카드업계의 리스자산 규모는 △2019년 2조8563억원 △2020년 3조7584억원 △2021년 4조8619억원 △2022년 6조3990억원 등으로 꾸준히 늘어왔다.

취급액이 늘자 카드사가 리스업으로 벌어들인 수익도 지속 증가했다. 6개 카드사의 리스수익은 △2018년 3773억원 △2019년 4175억원 △2020년 4509억원 △2021년 5377억원 △2022년 6418억원 △2023년 7671억원으로 5년여 동안 두 배 가량 늘었다.

상황이 이런 가운데 KB국민카드와 우리카드의 경우 그간 공들여 온 리스사업에 후진기어를 넣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금리가 장기화 및 경기 침체에 따라 신차 수요가 감소한 가운데, 신차 구매 수요 회복 시기마저 불분명한 만큼 리스업 규모를 줄인 것으로 풀이된다.

KB국민카드의 리스자산은 △2018년 273억원 △2019년 1707억원 △2020년 2596억원 △2021년 4447억원 △2022년 5189억원으로 매년 늘어왔다. 

하지만 2023년 1분기 4636억원으로 줄어든 리스업 취급액은 △2분기 4122억원 △3분기 3662억원 △4분기 3223억원 등으로 2023년 들어 3000억대 초반까지 줄어들었다. 이에 대해 KB국민카드 관계자는 “대내외 시장환경 악화에 따라 리스 취급액을 조정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업계 내 리스업 취급 규모가 두 번째로 크던 우리카드 역시 리스자산을 줄이고 나섰다. 우리카드의 리스자산은 지난 2020년 말 5907억원에 불과했으나 2021년 1조2695억원, 2022년 1조8251억원으로 사업 규모를 크게 늘렸다. 자동차금융 전상품 라인업 구축을 위해 오토리스 및 렌터카 상품을 출시한 영향이다.

하지만 우리카드 역시 2023년 들어 △1분기 1조7993억원 △2분기 1조7687억원 △3분기 1조7173억원 △4분기 1조6569억원으로 사업 규모를 줄여온 것으로 집계됐다. 우리카드 관계자는 “2021년도 외실성장에 따라 급격히 증가한 리스 취급 자산의 만기가 도래하며 리스자산이 감소했다”면서 “현재는 적정수준의 매출을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양사의 움직임과 달리 리스업 규모는 당분간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카드사의 본업인 신용판매 부문에서의 부진이 계속되며 카드사가 점유율을 늘리고 있는 할부금융 사업과 비슷한 비즈니스 구조를 갖추고 있는 리스업 역시 규모가 커질 것이란 게 골자다. 

카드업계의 한 관계자는 “업계 내 경쟁구도가 심화되고 카드 본업에서의 수익 확보가 쉽지 않은 만큼 최근 카드사들은 기존 카드 상품 외에도 대출이나 할부, 리스업 등 포트폴리오를 다양화하고 있다”면서 “카드사들이 오토금융 비중을 지속적으로 확대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리스업 규모도 지속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문제는 현재 업황이다. 고금리 장기화에 따라 대내외적인 환경이 우호적이지 않은 만큼 향후 카드사 역시 리스업과 관련한 사업 전략을 재편할 것이란 시선도 나온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소비시장 위축 및 고금리 기조가 지속되는 등 대내외 환경이 우호적이지 않은 상황”이라면서 “리스업 영역의 확장은 각사의 전략방향과 사업 포트폴리오에 따라 차이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이지원 기자 / easy910@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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