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지수펀드(ETF) 시장이 날로 팽창하고 있는 가운데 각 종목별 양극화 현상도 심화되고 있다. 거래량이 지극히 적은 일부 종목들이 상장폐지 되면서 ETF 시장 내 ‘옥석 가리기’가 진행될 전망이다.
5일 금융투자업계와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3일 종가 기준 거래소에 상장된 ETF 883개 종목 중 순자산총액이 50억원 미만인 초소형 종목은 총 71종목(8.0%)에 달했다.
이들 초소형 종목의 운용사를 보면 한화자산운용이 14종목으로 가장 많았으며, 키움자산운용(12종목), NH-아문디자산운용(11종목), 미래에셋자산운용(8종목) 순으로 많았다.
일일 거래량이 1000주 미만으로 거래가 부진한 종목은 무려 274종목(31.0%)에 달했다. 사실상 상장 ETF 10개 중 3개는 거래량이 극히 미미한 셈이다.
이날 기준 거래량이 ‘0주’인 종목도 무려 17개 종목이나 됐다. ‘KODEX ESG종합채권(A-이상) 액티브’, ‘PLUS 미국달러SOFR금리액티브(합성)’, ‘KOSEF 차이나A50커넥트MSCI’, ‘TIGER MSCI KOREA ESG유니버설’ 등이 이에 해당했다. 과거 인기를 끌었지만 현재는 관심이 줄어든 ESG, MSCI 테마 관련 종목들이 다수 포함됐다.
ETF 시장 규모가 150조에 달할 정도로 역대급 성장세를 보이고 있지만, 거래량이 지극히 부진한 ‘좀비 ETF’도 속출하는 모양새다.
ETF 인기를 타고 시장에 우후죽순으로 쏟아졌지만 별다른 주목을 얻지 못하고 잊혀지거나, 심지어 상장폐지가 되는 경우도 다수 있다.
지난 6월 KB자산운용과 한화자산운용은 신탁원본액이 감소한 소규모 ETF 16종목을 자진 상장폐지했다. KB운용 14종목, 한화운용 2종목이다. 지난달에는 NH-아문디자산운용이 ‘HANARO KRX기후변화솔루션’을 상장폐지했다. 해당 ETF는 폐지 결정 당시 신탁원본액이 39억원에 불과할 정도로 쪼그라든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ETF 시장 내 ‘옥석 가리기’가 이뤄지면서 투자자들의 불안감도 증폭되고 있다. 운용업계가 인기에 편승해 인기 있는 상품을 모방한 종목을 출시하면서 상품 간 차별성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업계와 금융당국도 이 같은 문제를 인지하고 해결책을 논의하기 시작했다. 지난달 8일 열린 금융감독원장과 자산운용사 CEO 간담회에서도 이복현 금감원장이 ETF 시장 내 과열 경쟁 문제를 언급하며 “ETF 경쟁 과열에 따른 우려가 커지는 만큼 ETF가 신뢰받는 투자 수단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노력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대한 후속 조치로 금감원은 ETF 시장 선진화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최근 주요 자산운용사를 대상으로 조사를 실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CEO스코어데일리 / 박예슬 기자 / ruthy@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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