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 수익성 개선에도 불어난 자회사 손실에 고민

부산‧인천신항 터미널 순손실 규모 확대..투자 확대와 리스 회계기준 변경 영향


한진의 지난해 영업이익이 두 배 이상 증가했다. 수익성 개선에 성공했지만 손실 규모가 불어난 국내외 자회사는 여전히 해결해야 할 과제다. 리스 회계기준 변경으로 장부상 부채가 늘어난 데다 신규투자가 지속되고 있는 영향이다.

2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한진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907억 원으로 전년(421억 원) 대비 115.4% 증가했다. 매출은 1조9501억 원에서 2조623억 원으로 5.7% 늘었다.

영업이익이 큰 폭으로 증가함에 따라 수익성을 나타내는 대표적인 지표인 영업이익률도 2018년 2.16%에서 2019년 4.40%로 2.24%포인트 개선됐다. 똑같이 팔아도 손에 남는 돈은 더 많아진 셈이다.

반면 순손익은 -29억 원을 기록해 전년(456억 원) 대비 적자 전환했다. 자산처분에 따른 영업외수익이 2018년보다 감소한 가운데 회계기준 변경으로 부채가 늘면서 순손실을 발생했다.

한진 관계자는 “2018년에는 부산 재송동 토지매각 처분이익이 약 1500억 원 발생했으나 2019년에는 동대구 토지매각으로 약 300억 원 발생했다”며 “리스 회계기준 개정에 따른 리스이자비용 신규 발생도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국내외 자회사의 손실 규모가 불어난 점도 부정적이다. 한진의 자회사는 16개로 2018년에는 순이익을 낸 곳이 6곳에 불과했다. 올해는 9곳으로 증가했지만 자회사들의 지난해 순손익은 총 97억 원으로 전년(59억 원) 대비 오히려 두 배 가까이 불었다.

특히 국내 주요 자회사인 한진부산컨테이너터미널과 한진인천컨테이너터미널의 순손실 규모가 컸는데 회계기준 개정과 신규 투자 등이 원인이 됐다.

한진부산컨테이너터미널은 2018년만 해도 순이익 46억 원을 기록했지만 1년 만에 적자 전환하며 21억 원의 순손실을 내 자회사 중 손실 규모가 두 번째로 컸다.

한진인천컨테이너터미널의 경우 2016년 3월 개장한 이후 매년 손실을 내고 있다. 첫해인 2016년 순손실 143억 원을 기록한 뒤 2017년에는 66억 원으로 줄었지만 2018년과 2019년에 각각 75억 원, 84억 원의 순손실을 내 다시 악화되고 있는 모습이다.

한진 관계자는 “부산터미널은 2018년에는 순이익을 낸 곳으로 지난해 리스회계기준 개정에 따라 적자전환으로 기록됐지만 실제 현금이 지출되지 않는 단순 리스부채이자 계상”이라며 “인천신항 터미널의 경우 개장한 지 얼마 되지 않았고 올해 자동화 설비 설치 등 투자가 지속되고 있기 때문에 장기적인 관점에서 봐야 한다”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유진 기자 / yujin@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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