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솔루션, 석화·태양광 동반 약세… 1분기 적자전환 우려

1분기 케미칼·신재생에너지 약세 전망
전력케이블 절연 소재 ‘XLPE’ 시장 개척
모멘텀 사업 양수, ‘셀-장비’ 수직계열화

초고압 케이블 단면도. <사진=한화솔루션>

한화솔루션이 1분기 적자 전환을 앞두고 있다. 케미칼 부문(석유화학 사업)과 신재생에너지 부문(태양광 사업)이 동반 약세를 보이면서 실적악화가 우려된다. 한화솔루션은 불확실성이 늘어난 시장에서 새로운 캐시카우를 발굴하기 위한 투자를 이어가는 한편, 차세대 태양광 셀인 ‘탠덤 셀’ 경쟁력을 키우기 위한 수직계열화에 나선다는 구상이다.

1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한화솔루션은 1분기 적자 전환이 예고되고 있다. 케미칼 부문은 지난 4분기 기준 공급 과잉과 수요 부진, 정기 보수 등의 영향으로 적자 전환했다. 올해 1분기도 적자 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풀이된다.

신재생에너지 부문도 1분기 기준으로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증권가에 따르면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첨단 제조 생산 세액공제(AMPC)가 수백억원가량 반영됨에도 적자 전환할 것으로 평가했다. 태양광 시장의 계절적 비수기로 전 분기 대비 출하량이 감소하고 미국의 관세 유예 종료 전 중국의 우회 수출물량이 쏟아졌기 때문이다.

한화솔루션은 ‘상저하고’ 실적을 거두기 위한 돌파구를 모색하고 있다. 그중 하나가 ‘고부가 소재’인 가교폴리에텔렌(XLPE)이다. XLPE은 폴리에틸렌(PE)에 특수 첨가제를 넣어 열에 견디는 성능을 향상시킨 고순도 절연 제품이다.

XLPE는 주로 전력케이블의 송전 효율과 내구성을 높이는 역할을 맡는다. 전력케이블 소재가 외국산에 의존하는 점을 착안해 한화솔루션은 400킬로볼트(kV)급 케이블용 XLPE를 개발해 외국산 제품 대체에 나섰다. 최근에는 기존 XLPE의 성능을 높인 차세대 초고압급 소재, 해저케이블용 특화 소재 등 신규 제품을 확보해 나가고 있다.

케이블 소재 사업의 매출이 지난해 약 61% 증가한 한화솔루션은 세계 케이블 소재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한 투자도 고려 중이다. 예컨대 XLPE 생산능력 확보 등이다. 한화솔루션은 현재 11만톤 규모의 XLPE 생산능력을 보유하고 있다.

한화솔루션 관계자는 “글로벌 케이블 소재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한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며 “지난해에는 이물질을 최소화하는 고순도 공정기술 등을 내세워 역대 최대 실적을 세웠다”고 말했다.

한화큐셀이 연구 중인 ‘페로브스카이트-실리콘 탠덤 셀’ 시제품. <사진=한화솔루션>

이와 함께 한화솔루션은 태양광 시장의 게임 체인저로 불리는 ‘페로브스카이트-실리콘 탠덤 셀(탠덤 셀)’을 강화하기 위한 움직임에 나섰다. 한화솔루션은 지난 3일 한화모멘텀의 태양광 장비 사업을 넘겨받게 됐다. 한화그룹의 태양광 사업을 한데 모아 차세대 태양광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겠다는 포석이다.

한화솔루션이 양수한 태양광 장비 사업의 규모는 370억원으로 자산 총액 대비 0.15%에 그쳤지만 중장기적인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으로 풀이된다. 한화솔루션 큐셀과 모멘텀은 지난해 ‘탠덤 파일럿 장비’를 공동개발하기 위한 협약을 체결한 바 있다. 업계에 따르면 한화솔루션 큐셀의 직원 일부가 모멘텀에 상주해 탠덤 셀 파일럿 장비를 개발하기 위해 협력해왔던 것으로 전해진다.

한화솔루션 관계자는 “차세대 태양광 셀-장비로 이어지는 수직계열화를 이룰 수 있을 것이다”며 “한화모멘텀의 태양광 장비 사업의 양수로 중장기적 시너지를 키울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한편 한화솔루션은 오는 2026년 탠덤 셀 양산·상용화를 목표로 연구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탠덤 셀은 기존 태양광 셀이 흡수할 수 없는 영역의 빛을 추가로 흡수할 수 있어 잠재 발전효율이 높다. 탠덤 셀의 이론 한계 효율은 44%로, 실리콘 단일 셀의 이론 한계 효율인 29%의 약 1.5배에 달한다. 한화솔루션은 탠덤 셀 상용화를 앞당기기 위해 독일, 한국 등 2곳의 R&D 센터에서 개발을 추진 중이다.

[CEO스코어데일리 / 박대한 기자 / dayhan@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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