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 국내서는 인건비 절감, 해외임직원 수는 3년 새 19% 늘어

해외근무 임직원 수 2500명…3년 새 400명 가까이 증가
비용절감 노력에 국내 임직원 수는 3500명 줄어
국내시장 포화에 해외 진출 필요성 커져

국내 5대 은행의 해외근무 임직원 수가 최근 몇 년간 꾸준히 증가하며 2500명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영업점 다이어트’를 단행하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은행들이 새 수익원 확보 차원에서 글로벌 사업을 본격화하면서 이 같은 추세는 이어질 전망이다.

19일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시스템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은행의 해외근무 임직원 수는 지난해 말 기준 2465명으로 1년 전보다 7.2%(166명) 늘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발생한 2020년과 비교하면 19.0%(393명) 증가했다.

신한은행의 해외근무 임직원 수는 지난해 기준 789명으로 3년 전보다 11.0%(78명) 늘며 5개 은행 중 가장 많았다.

하나은행과 우리은행은 731명, 556명으로 각각 17,9%(111명), 12.6%(62명) 증가했다. 국민은행의 해외근무 임직원 수는 2020년 186명에서 지난해 270명으로 45.2%(84명) 늘었다.

농협은행의 경우 해외근무 임직원 수는 119명으로 5개 은행 중 가장 적었으나, 3년 전보다 95.1%(58명) 늘며 가장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반면 이들 5개 은행의 국내근무 임직원 수는 지난 2020년 7만6165명에서 지난해 72679명으로 4.6%(3486명) 감소했다. 코로나19 이후 비대면 금융이 확산하면서 인원 감축을 통한 경영 효율화를 꾀한 결과다.

국내 인원감축에 한창인 은행들이 해외근무 인력을 늘리고 있는 데에는 경쟁 심화와 규제 장벽 등으로 국내 금융시장에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정치권의 은행 이자장사 비판이 거세지면서 신성장 동력 확보 차원에서의 글로벌 진출 필요성은 더욱 커졌다.

국민은행은 2023년 사업보고서를 통해 “오픈뱅킹 시행, 인터넷전문은행 확대 및 신규인가, 핀테크기업의 금융업 진출 확대에 따른 경쟁심화로 은행산업은 고객이탈, 성장전략 다변화 등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며 “이를 타개하기 위해 비대면 고객관리 강화, 해외 진출, 다양한 틈새시장 경쟁력 향상 등 새로운 성장모델 발굴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지난해 가장 큰 해외법인 실적을 거둔 신한은행은 “미래 핵심 성장 동력의 하나인 글로벌 사업 영역에서의 리더십을 지속적으로 강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신한은행은 지난해 베트남과 카자흐스탄 등에서 선전하며 4824억원의 해외법인 순익을 기록했다.

올해도 은행들은 연초부터 글로벌 영토 확장에 속도를 높였다. 국민은행과 하나은행은 기존 거점지역인 동남아시아를 넘어 국내 이차전지 업체가 진출한 동유럽으로 보폭을 넓히고 있다. 신한은행과 우리은행은 중국을 넘어 세계 최다 인구 국가로 떠오른 인도에도 지점 확충을 서두르고 있다.

글로벌 후발주자 농협은행은 농업금융으로 신흥국 내 영향력을 키우는 동시에 런던·싱가포르 등 글로벌 네트워크 확장에 속도를 낸다. 안정적이 해외진출 기반을 마련해 오는 2030년까지 글로벌 부문에서 1000억원의 순이익을 낸다는 계획도 수립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기율 기자 / hkps099@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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