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CI, 1조 넘던 현금 어디로?…1년 반만에 '반토막'



OCI의 1조 원이 넘던 현금성자산이 1년6개월여만에 반토막 난 것으로 나타났다. 수익 악화로 현금 창출 능력이 떨어진 가운데 보유 현금성자산을 사용해 차입금을 상환했기 때문이다.

3일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말 OCI의 현금성자산은 4876억 원으로 전년 말 7443억 원에서 1년 만에 34.6%(2576억 원) 감소했다.

2018년 상반기 말 1조587억 원으로 한때 1조 원이 넘었던 현금성자산이 1년6개월여만에 절반 이상 줄어들었다. 당시 1년 이내 즉시 현금화가 가능한 단기금융자산(3347억 원)까지 포함하면 가용 현금은 1조4000억 원에 육박하는 수준이었다. 작년 말 OCI의 단기금융자산은 2474억 원으로 1000억 원 가까이 감소했다.

OCI가 1조 원 이상 현금성자산을 보유할 수 있었던 배경은 당시 양호한 실적에 따른 현금흐름 개선도 있었다. 여기에 더해 적자경영 당시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통한 비용 절감 및 계열사 매각 대금 유입, 5000억 원대 세금 반환 소송에서의 승소 등 내외부적인 요소들이 다양하게 작용한 덕이다.

다만 2018년 하반기부터 재점화된 중국발 폴리실리콘 공급과잉과 수요부진에 따라 OCI 사업 핵심 품목인 폴리실리콘 판매가가 큰폭 하락한 데다, 이외 사업들도 미중 무역분쟁 장기화 및 중동정세 불안정 등 글로벌 경기침체 영향으로 수익성이 악화되면서 현금 창출력도 떨어졌다.

지난해 OCI의 매출은 2조6051억 원으로 2년 전인 2017년(3조6316억 원)에 비해 약 1조 원이나 줄었고 영업손익도 2845억 원에서 -1806억 원으로 적자전환했다. 순이익도 -8074억 원을 기록했다.

현금흐름이 여의치 않은 상황에서 1조 원이 넘는 유동부채 상환에 현금성자산이 우선 쓰인 것이 현금성자산 급감의 직접적 이유다.

2017년 말 OCI의 유동부채는 1조2143억 원에 달했는데 2018년 1조929억 원으로 줄었고, 지난해에는 8458억 원으로 1조 원 밑으로 감소했다.

이러한 가운데 국내 신용평가사들의 OCI에 대한 신용등급 하향조정은 OCI의 향후 자금조달 계획에 적잖은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최근 나이스신용평가와 한국기업평가 등은 OCI의 회사채 신용등급을 'A+(부정적)'에서 'A(안정적)'으로 한 단계 낮췄다. 군산공장의 태양광용 폴리실리콘 생산 중단에 따라 주요 사업이었던 폴리실리콘 부문의 사업안정성 약화와 수익창출력이 감소하면서 자체적 현금창출력에 기반한 차입금 대응 능력 저하 등을 이유로 들었다.

OCI 관계자는 "그동안 차입금을 상환하는데 현금성자산을 우선 사용한 것이 감소의 원인"이라며 "예전보다 현금이 줄긴 했지만 내부적으로 위험한 수준은 아니라는 판단이며 만기가 돌아오는 차입금의 경우 시장 상황에 맞게 적절히 대응해 상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이성희 기자 / lsh84@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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