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우현 OCI 부회장, 다시 2대주주로…회장 타이틀도 ‘제동’

모친으로부터 주식 빌려 7개월간 최대주주…업계 “일반적이지 않은 거래”

이우현(사진) OCI그룹 부회장의 지분율이 최대주주에서 다시 2대주주로 내려왔다. 이 부회장은 지분율이 낮아 현재까지 그룹 내 지배력을 굳히지 못한 상태로, 회장 타이틀 소유에도 시간이 걸릴 것으로 관측된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이우현 부회장은 모친 김경자씨에게 빌렸던 주식 10만 주를 지난 3일 상환했다. 이 부회장이 김씨로부터 10만 주를 빌린 것은 올해 3월로, 상환기한(2021년 3월 18일)보다 4개월 여 앞당겨 주식을 돌려줬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보기 어려운 주식 거래 형태”라며 “대여한 주식을 매매한 것도 아니고 빌렸다가 그대로 돌려준 경우여서 어떤 목적에서 거래가 이뤄졌는지 자세한 내막을 알기 어렵다”고 전했다.

OCI그룹은 2017년 고(故)이수영 회장 별세 이후 이우현 부회장 체제로의 전환을 시작했다. 당초 이 부회장의 OCI 지분율은 0.5%였다. 이 부회장 지분율은 2018년 부친으로부터 5.62%를 상속받아 6.12%까지 잠시 확대됐다가 상속세 납부를 위해 주식을 일부 매각하면서 다시 5.04%로 낮아졌다.

이 부회장은 이후 줄곧 두 숙부와 지분을 공동 보유하며 그룹 내 지배력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 올 초까지 OCI 지분율은 故이수영 회장의 셋째 동생인 이화영 유니드 회장이 5.43%의 지분율로 최대주주다. 이어 △이 부회장 5.04% △이 회장의 둘째 동생 이복영 삼광글라스 회장 5.02% 순이었다.

이 부회장은 지난 3월 19일 김경자씨로부터 10만 주를 빌려 지분을 5.46%까지 확대했다. 당시 OCI 종가는 2만6600원으로 총 26억6600만 원 규모의 주식을 빌렸다. 지분율은 △이 부회장 5.46% △이화영 회장 5.43% △이복영 회장 4.27% 순으로 바뀌었다. 이복영 회장 지분율도 제3자에 주식을 빌려주면서 4.27%로 낮아진 것이다.

이 부회장은 2018년 이후 2년 만에 최대주주 지위를 확보했다. 그러나 지분율이 여전히 10% 미만으로, 지배력 강화를 꾀하기엔 무리였다. 이 부회장은 주식 대여 7개월 여 만인 최근 주식을 상환했다. 주식상환일 기준 OCI 종가는 주당 6만5100원, 총 65억1000만 원 규모다.

공매도가 주식이나 채권을 보유하지 않은 상태에서 매도주문을 내는 것과 달리 대차거래는 대여한 주식을 매도해 수익을 꾀할 수 있다. 이 부회장은 빌린 주식을 매매하지 않았으므로 수익도 발생하지 않았다. 반면 대여자인 김씨는 여유 증권을 대여하고 수수료를 획득해 수익을 거둔 것으로 풀이된다.

대차 수수료율은 증권사와 종목마다 다르게 책정되며, 구하기 어려운 주식일수록 수수료율이 높다. 보통 연 0.1~4.0% 사이에서 수수료율이 책정되지만 해당 주식이 희귀할수록 기준 수수료율이 높아지는 것이다.

증권사 관계자는 “개인 간 대차거래의 수수료는 많게는 8%까지 책정된다”며 “OCI와 같은 대형주는 수수료율이 그리 크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부회장은 현재 이화영 회장(5.43%)에 이어 2대주주 지위를 갖고 있다. 이복영 회장도 4.27%의 지분율을 유지 중이다. 업계에서는 두 숙부가 OCI 지분을 정리해야만 이 부회장의 그룹 내 지위가 확립될 것으로 보고 있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보배 기자 / bizbobae@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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