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 전환’ 속도 내는 르노코리아자동차, 수익성 개선 승부수

[창간 10주년 연중기획] 한국 경제 주역, 500대 기업 심층분석/ (164)르노코리아자동차
10년 누적 매출 총 46조4768억원 육박…최근 2년간 영업손실 지속
올해 XM3 하이브리드·2024년 르노-지리 합작 친환경 신차 등 투입

르노코리아자동차(대표 스테판 드블레즈)의 전신은 삼성자동차다. 삼성자동차는 고(故)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주도로 1995년 부산 신호공단에서 야심차게 출발했다. 하지만 1997년 IMF 외환위기로 자금난을 겪었고 1999년 법정관리에 들어가는 등 어려움을 겪었다. 이후 2000년 프랑스 르노그룹에 인수돼 르노삼성자동차로 새롭게 출발했다.

르노와 삼성은 약 20년간 돈독한 관계를 유지했다. 르노그룹의 네덜란드 자회사인 르노그룹BV가 80.1%, 삼성카드가 19.9%의 지분을 보유하는 구조였다. 르노그룹은 삼성그룹과 10년 단위로 삼성 브랜드를 사용하는 계약을 맺고 영업이익이 발생하는 해의 매출 0.8%를 상표권 사용료로 지급했다. 르노와 삼성 간 윈윈 전략은 시너지 효과를 내며 르노삼성자동차의 도약을 이끌었다.

그러나 르노와 삼성의 동행은 올해 마침표를 찍었다. 2020년 르노그룹과 삼성그룹 간 브랜드 사용권 계약이 종료된 이후 지난해 삼성카드가 르노삼성자동차의 지분을 전량 매각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르노삼성자동차는 올해 3월 르노코리아자동차로 사명을 변경하고 엔지니어 출신인 스테판 드블레즈 대표로 교체하며 변화를 알렸다.

르노코리아자동차는 향후 친환경차 중심의 라인업을 구축해 경쟁력을 강화하고 한국 시장에 뿌리를 둔 국내 완성차 기업으로서 입지를 공고히 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최대주주인 르노그룹, 2대주주인 지리그룹과 함께 하이브리드 신차 등 합작 모델을 개발해 2024년부터 친환경차 라인업을 본격적으로 강화할 계획이다.

◇10년간 누적 매출 46조원…코로나19로 최근 2년 수익성은 악화

르노코리아자동차가 지난 10년간 내수 판매와 수출 등을 통해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거둔 매출은 총 46조4768억원이다.

르노코리아자동차의 매출은 2017년 6조7095억원을 기록하며 고점을 찍었다. 하지만 수출을 책임지던 닛산 로그의 위탁생산 계약이 종료된 2019년 4조6777억원으로 감소했고, 지난해에는 3조8599억원에 그치며 2년 연속 매출 4조원의 벽을 넘지 못했다.

르노코리아자동차의 연도별 매출은 △2012년 3조6552억원 △2013년 3조3336억원 △2014년 3조9744억원 △2015년 5조183억원 △2016년 6조2484억원 △2017년 6조7095억원 △2018년 5조5990억원 △2019년 4조6777억원 △2020년 3조4008억원 △2021년 3조8599억원이다.

르노코리아자동차는 닛산 로그의 위탁생산을 시작한 2015년부터 종료 직전 해인 2018년까지 3000억~4000억원대의 영업이익을 냈다. 르노코리아자동차의 실적에서 내수 판매 대비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더 크다는 점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르노코리아자동차의 영업손익을 연도별로 보면 △2012년 -1721억원 △2013년 445억원 △2014년 1475억원 △2015년 3262억원 △2016년 4175억원 △2017년 4016억원 △2018년 3541억원 △2019년 2112억원 △2020년 -797억원 △2021년 -81억원이다. 지난 2년간 영업손실의 경우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한 차량용 반도체 부족 여파로 생산 차질을 겪으면서 내수 판매가 위축된 영향이 컸다.

순손익도 영업손익과 비슷한 흐름을 보였다. 르노코리아자동차의 연도별 순손익은 △2012년 -1964억원 △2013년 154억원 △2014년 1968억원 △2015년 3173억원 △2016년 4067억원 △2017년 3050억원 △2018년 2218억원 △2019년 1618억원 △2020년 -726억원 △2021년 162억원이다.

다만 2020년 726억원에 육박했던 순손실이 지난해 순이익 162억원으로 흑자 전환하며 수익성이 개선된 점은 긍정적이다. 르노코리아자동차가 지난해 모든 임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실시, 임원 감축, 급여 삭감 등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단행하며 비용 절감을 이뤄낸 결과다.

르노코리아자동차의 고용 규모는 지난해를 제외하면 큰 변화가 없었다. 연도별 임직원 수는 △2012년 4577명 △2013년 4385명 △2014년 4240명 △2015년 4220명 △2016년 4240명 △2017년 4254명 △2018년 4261명 △2019년 4207명 △2020년 4003명 △2021년 3636명이다.

지난해 임직원 수가 전년 대비 9.2%(367명) 감소한 건 희망퇴직 등으로 인한 영향으로 분석된다. 이 기간 퇴직금 지급으로 퇴직급여가 195억원에서 979억원으로 크게 늘었으나, 일회성 비용임을 감안하면 올해는 영업이익도 흑자 전환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새 사령탑 스테판 드블레즈 대표…친환경차 전환 등 체질 개선 총력

스테판 드블레즈 르노코리아자동차 대표가 지난 3월 16일 부산공장에서 진행된 '뉴 스타트 뉴 네임' 행사에 참석한 임직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제공=르노코리아자동차>

도미닉 시뇨라 전 대표의 바통을 이어받은 스테판 드블레즈 신임 대표는 올해 3월 부임 이후 르노코리아자동차의 친환경차 전환을 이끌고 있다.

엔지니어 출신 CEO이기도 한 스테판 드블레즈 대표는 올해 XM3 하이브리드 국내 도입, 르노-지리 합작 친환경 신차 개발 등에 집중할 전망이다. 르노코리아자동차의 내수 부진을 만회하고 상승세를 탄 수출을 더 끌어올려 수익성을 개선한다는 전략이다.

우선 르노코리아자동차는 XM3 하이브리드를 올해 하반기 안에 출시할 계획이다. 국내 소형 SUV 시장에서 입지를 굳힌 XM3의 하이브리드 모델을 추가 도입해 성장 궤도에 오른 국내 친환경차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서다. 현재 부산공장에서 생산돼 해외로 수출되고 있는 XM3 하이브리드는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에도 유럽을 비롯한 남미, 아시아 등 지역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회사의 미래를 책임질 내수·수출용 친환경 신차 개발에도 속도를 낸다. 르노코리아자동차는 르노그룹, 지리그룹과 함께 하이브리드 신차 등 합작 모델을 2024년 국내에 출시할 계획이다. 르노코리아자동차 연구진은 르노그룹의 차량 디자인과 지리그룹 산하 볼보자동차의 CMA 플랫폼, 차세대 하이브리드 시스템 등을 기반으로 국내 소비자 수요에 맞는 신차 개발에 착수한 상태다.

르노코리아자동차와 지리그룹과의 협력 관계도 한층 강화됐다. 지리그룹 산하 지리오토모빌홀딩스는 이달 10일 르노코리아자동차 지분 34.02%를 인수해 최대주주인 르노그룹(지분율 80.04%)에 이어 2대주주로 올라섰다. 중국 최대 민영 자동차 그룹인 지리그룹은 볼보, 폴스타 등 브랜드를 운영하고 있으며 지난해 220만대 이상의 차량을 판매했다.

스테판 드블레즈 르노코리아자동차 대표는 "지리그룹의 이번 지분 참여 결정은 르노코리아와의 합작 모델 개발에 더욱 적극적으로 협력하며 시너지를 높이겠다는 의미"라며 "르노코리아는 지리그룹 합작 모델의 성공적인 준비에 일조할 수 있는 자구 노력도 함께 진행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2023년형 XM3.<사진제공=르노코리아자동차>

한편 주력 모델인 QM6와 XM3에 대한 높은 의존도와 노사 관계 회복은 스테판 드블레즈 대표가 해결해야 할 과제로 지목된다.

르노코리아자동차에 따르면 지난해 내수·수출 총 13만2769대 중 QM6(5만1737대)와 XM3(7만3254대)가 차지하는 비중은 94.1%에 육박했다. 올해 1~4월 누적 기준으로는 96.7%로 QM6와 XM3에 대한 의존도가 더 높아진 상황이다. 르노코리아자동차 노사가 지난 수년간 임단협에서 임금 인상과 고용 안정 등을 두고 갈등을 빚으며 파업 등 생산 차질로 몸살을 앓았던 점도 풀어야 할 숙제다.

르노코리아자동차 관계자는 "르노그룹, 지리그룹과의 협력을 통해 한국 시장을 위한 친환경 하이브리드 신차 합작 모델을 국내에서 연구개발 및 생산해 2024년부터 선보일 계획"이라며 "합작 모델에 대한 글로벌 시장 진출도 함께 모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병훈 기자 / andrew45@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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