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보스턴’ IPO 관심 폭발…정의선, 지배구조 개편 신호탄 되나

보스턴 다이나믹스, 美 IPO 관측 확산
정의선 회장, 막대한 재원 확보…취약한 지배구조 개선
이중상장 논란속, 프리미엄 전이 우려는 ‘부담’

현대차그룹이 인수한 미국 휴머노이드 기업, 보스턴 다이나믹스의 기업공개(IPO) 가능성이 부각되면서, 단순한 해외 상장을 넘어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의 지배구조에도 큰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은 이르면 올해 말에서 내년 상반기 중 보스턴 다이나믹스 상장을 추진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장재훈 현대차그룹 부회장은 앞서 지난 1월 ‘CES 2026’에서 보스턴 다이나믹스 IPO와 관련해 “여러 가지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보스턴 다이나믹스는 4족 보행 로봇 ‘스팟(Spot)’과 2족 보행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Atlas)’를 개발한 로봇 전문 기업으로, 휴머노이드 분야에서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2021년 소프트뱅크로부터 보스턴 다이나믹스 지분 약 80%를 인수하며 최대주주가 됐다.

이후 2022년에는 현대차·기아·현대모비스가 기존에 직접 보유하던 보스턴 다이나믹스 지분을 현물출자 하는 방식으로, 투자 목적의 중간지주사인 HMG Global을 설립했다. HMG Global은 현대차(49.5%), 기아(30.5%), 현대모비스(20%)가 100% 출자한 비상장 회사로, 보스턴 다이나믹스의 지분 약 54.7%를 보유하고 있다. 나머지 지분은 정의선 회장(22%), 현대글로비스(약 11%), 소프트뱅크(9.5%)가 직접 보유 중이다. 현대차그룹은 분기보고서를 통해 HMG Global 설립 목적에 대해 “미래 신사업 중심 거점 운영과 글로벌 투자 프로세스 일원화”라고 설명하고 있다.

◆정의선 지분 20%…현대차, 지배구조 개편 실호탄 되나

시장에서는 보스턴 다이나믹스 상장이 현대차그룹 지배구조 개편의 신호탄이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여전히 ‘현대모비스→현대차→기아→현대모비스’로 이어지는 강력한 순환출자 구조에 의존하고 있다. 이는 국내 10대 대기업 집단 가운데에서도 거의 유일할 정도로 취약한 실정이다.

증권가에서는 보스턴 다이나믹스 기업가치를 100조원 이상으로 추정하고 있다. 결국, 정의선 회장이 직접 보유중인 보스턴 다이나믹스 지분 약 20%가 현대차 그룹의 취약한 지배구조를 개편하는 중요 시드머니가 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실제 보스턴 다이나믹스의 상장이 현실화 될 경우, 정 회장으로서는 구주매출 등을 통해 상당한 현금 확보가 가능해지고, 이는 지주사 역할을 하고 있는 현대모비스 지분 매입이나 순환출자 해소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다.

현재 정 회장의 현대모비스 지분율은 지난해 3분기 기준 0.33%로 미미한 실정이다. 총수 입장에서 취약한 순환출자 구조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정 회장이 현대모비스 지분을 추가 확보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와 함께, 정 회장이 현대모비스 최대주주인 기아(17.90%)를 비롯해 현대제철(6.0%), 현대글로비스(0.71%) 등 계열사 지분 확보를 통해, 순환출자 고리를 끊을 수도 있다.

재계에서는 정몽구 명예회장 이후, 상속·증여 재원 문제도 단숨에 해소할 수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 부친인 정 명예회장은 현대모비스(7.38%), 현대차(5.57%), 현대제철(11.81%) 등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미국 현지 상장 추진이중상장 논란 비켜갈까

다만, 국내에서 확산되고 있는 주요 그룹의 중복상장 논란은 부담되는 부문이다.

​LS에식스솔루션즈의 상장 신청 철회를 계기로 국내 자본시장에서 중복상장 논란이 다시 확산되는 분위기다. 특히 최근에는 쪼개기 상장을 단순히 물적분할 여부로만 판단하지 않는 흐름이 뚜렷하다. 물적분할이 아니거나 해외 증시에 상장하더라도, 모회사와 자회사가 동시에 상장 될 경우 주주가치 훼손 논란에서 자유롭기 어렵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앞서 현대차 인도법인(Hyundai Motor India Limited)의 현지 상장 과정에서도, 모자회사 동시상장이라는 비판을 받은바 있다.

현대차 인도법인은 상장 전까지 현대차가 지분 100%를 보유한 완전자회사였다. 상장 역시 신주를 발행하지 않고 현대차 본사가 갖고 있는 HMI 지분 17.5%를 시장에 공개 매각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상장 당시 기준으로 연간 순이익 약 9000억원(2023년 기준)을 창출하는 우량 자회사였고, 높은 자기자본이익률(ROE)을 유지해온 노른자 법인이었다. 

글로벌 투자은행과 자본시장 연구기관에 따르면 모회사와 자회사가 동시 상장될 경우, 모회사에는 통상 20~40% 수준의 구조적 밸류에이션 할인 요인이 발생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 현대차 인도법인은 상장 당시 약 26조원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으며 주가수익비율(PER) 25배 이상을 적용 받았지만, 같은 시점 모회사인 현대차의 PER은 4~5배 수준에 머물렀다. 성장 프리미엄이 자회사로 귀속되면서 모회사 주주들은 상대적으로 앉아서 손해를 볼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형식적으로만 보면 보스턴 다이나믹스는 현대차의 100% 자회사가 아니다. 또한 상업화 초기 단계에 있는 성장 자산으로, 누적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미 성숙 단계에 접어든 인도법인과 단순 비교하기는 어렵다. 또한 상장 시 신주 발행을 통해 사업 확장에 따르는 막대한 투자재원을 조달하고, 연구개발과 양산 설비 확충에 재투자할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  보스턴 다이나믹스의 상장은 불가피해 보인다. 

그럼에도, 현대차그룹이 피지컬 AI와 휴머노이드 로봇 전략의 핵심 축으로 보스턴 다이나믹스를 강조해온 만큼, 상장 이후 성장 프리미엄이 별도 투자회사로 이동하는 구조 자체에 대한 우려는 여전히 존재한다.

이남우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 회장은 “모자회사 동시 상장이 원칙적으로는 바람직하지 않지만, 또 이를 천편 일률적으로 금지하는 것은 너무 획일적이다”면서 “미국 중간지주사가 단독으로 IPO를 주도하고 결정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고, 현대차·기아·현대모비스 이사회가 각각 자회사인 것처럼 간주해 상장 여부를 결정해야 할 것”이라고 제시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박소연 기자 / soyeon0601@ceoscore.co.kr]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