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시총 1조 늘때 한진칼은 2조 ‘증발’…호반과 경영권분쟁 속, ‘주주환원’ 카드 통할까

한진그룹 상장사 11개월 간 시총 조사…10곳 중 7곳 시총 감소
대한항공 13.7%↑ vs 한진칼 21.5%↓, 극명한 대조  
호반과 경영권 분쟁 지속…조회장 진영 vs 호반 지분 격차 1.78%p 불과
배당 등 주주환원 목표 충족에도 지주사 할인 여전

한진그룹 상장 계열사들의 시가총액 흐름이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다. 그룹의 주축인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과의 통합에 따른 기대감 속에서 나날이 몸집을 키우고 있지만, 정작 그룹 지주사인 한진칼은 오히려 투자자들로부터 외면을 받고 있는 실정이다. K-반도체, 방산 등의 호조로 국내 주요 그룹 지주사들도 호조를 이어가고 있지만, 한진칼은 상대적으로 홀대를 받고 있다는 평가다.

기업데이터연구소 CEO스코어가 이재명 정부 출범 직전인 지난해 6월 2일부터 올해 5월 11일까지 약 11개월간 한진그룹 계열 상장사의 시총 변화를 조사한 결과, 10개 종목 중 시총이 증가한 곳은 대한항공·한국공항·대한항공우 3개, 나머지 7개 종목은 모두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1년여 동안 코스피가 단기간에 급등한 것과 큰 대조를 보이는 부분이다.

가장 주목할 부문은 그룹의 지주사인 한진칼과 주력 기업인 대한항공의 시총이 서로 엇갈린 행보를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대한항공 시총은 같은 기간 8조3402억 원에서 9조4817억 원으로 13.7%(1조1415억 원) 증가했지만, 지주사인 한진칼은 9조4335억 원에서 7조4039억원으로 오히려 21.5%(2조296억 원)나 쪼그라들었다.

특히 의결권이 없는 한진칼 우선주(한진칼우)의 낙폭은 더 컸다. 보통주에는 호반그룹과의 지분 경쟁에 따른 경영권 프리미엄이 일부 반영돼 투자자들의 이목을 집중시켰지만, 우선주는 경영권 이슈에서도 비켜나 있고 거래량도 적어 같은 기간 34.1% 하락했다.

이외에도 진에어(-33.0%), 아시아나항공(-29.9%), 에어부산(-9.6%), 아시아나HDT(-9.5%), 한진(-3.6%) 등 한진그룹내 5개 계열사도 시총이 감소했다. 

시장에서는 한진그룹내 지주사 디스카운트가 좀처럼 해소되지 않는 배경으로 지배구조 불안을 꼽고 있다. 

특히 지배구조 불안의 핵심은 경영권 지분 경쟁이다. 한진칼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특수관계인 합산 지분은 20.56%에 달한다. 이는 2대주주인 호반그룹 측 지분 18.78%와 비교해 1.78%포인트에 불과하다. 한진과 호반의 1년 전 격차(2.23%포인트)보다 더 좁혀졌다. 

호반그룹은 2022년 사모펀드 KCGI로부터 지분 인수에 나서, 2대주주에 오른 후 꾸준히 지분을 확대하고 있다. 

조 회장 측은 델타항공(14.90%)과 KDB산업은행(10.58%) 등 우호지분을 합산하면 46.04%로 경영권 방어에 무리가 없다는 입장이다. 조 회장 진영이 델타항공, 산업은행 등 우호 지분에 기반해 경영권을 방어하고는 있지만, 자체 지배력만으로는 안정적인 지배구조를 구축했다고 보기 어렵다는 시각도 있다. 경영권 방어를 위한 연합 구조 자체가 그룹 내부의 지배구조 리스크로 인식되고 있는 것이다.

기관투자자들의 견제도 이어지고 있다. 국민연금은 올해 한진칼 정기 주주총회에서 조 회장의 사내이사 재선임 안건에 반대표를 행사했다. 이와 함께, 이사 보수 한도(120억 원) 승인 안건에도 반대했다. 국민연금은 ‘조 회장이 기업가치 훼손과 주주권익 침해 행위에 대한 감시 의무를 소홀히 했다’는 이유로 반대 의견을 낸 것으로 전해졌다.

이사회 운영을 둘러싼 논란도 이어지고 있다. 한진칼 이사회 규모는 기존 11명에서 9명으로 축소됐다. 사측은 '이사회 규모의 합리적 정상화'를 목적이라고 밝혔지만, 시장에서는 지배구조 투명성과 독립성 강화 요구가 커지는 상황에서 오히려 견제 기능이 약화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한진칼은 최근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통해 조정 당기순이익의 50% 수준을 배당하고, 결산 배당일 유연화 등을 추진하는 등 적극적인 주주환원 정책을 펼치고 있다.

한진그룹 관계자는 “글로벌 종합물류 그룹인 한진 지주사인 한진칼은 투명한 지배구조와 선진 경영 체제를 바탕으로 영속적인 성장과 안정적인 수익구조를 실현해 나가고 있다”며 “그룹 전체 기업가치 제고와 지주사 펀더멘털 강화, 적극적인 주주환원 정책 등을 통해 한진칼 밸류업을 실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윤선 기자 / yskk@ceoscore.co.kr]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