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앱 수수료 상한제의 역설…“점주 살리려다 소비자 부담만 키우나”

배달 수수료 관련 여야 법안 3건 계류…중개·결제수수료·광고비 15% 상한
수수료 제한 시 광고비·배달비 오르는 ‘풍선효과’ 우려…실제 해외 사례도
소비자 배달비 인상·라이더 보수 삭감 등 비용 전가 될 가능성도

국회에 따르면 국회 정무위원회에는 더불어민주당 이강일·김남근 의원이 각각 발의한 제정안과 국민의힘 박정훈 의원의 공정거래법 개정안 등 배달앱 수수료 관련 법안 3건이 계류돼 있다.  <출처=연합뉴스>

배달앱 수수료 상한제 입법이 국정감사 이후 본격화될 전망이다. 여야 모두 입점업체의 과도한 수수료 부담을 완화해야 한다는 데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지만, 점주 부담 완화가 소비자 배달비 인상이나 라이더 보수 제한, 후발 플랫폼 진입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14일 국회에 따르면 국회 정무위원회에는 이강일·김남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각각 발의한 제정안과 박정훈 국민의힘 의원의 공정거래법 개정안 등 배달앱 수수료 관련 법안 3건이 계류돼 있다.

이강일 의원 안은 중개수수료·결제수수료·광고비 총액을 주문 매출액의 15% 이내로 제한하고, 배달비에는 별도의 상·하한을 두는 내용이다. 김남근 의원 안은 영세·소규모 입점업체에 우대 수수료율을 적용하는 방안을 담았다. 박정훈 의원 안은 중개수수료·결제수수료·광고비에 배달비까지 더한 총액을 주문 매출액의 15% 이내로 제한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입법 추진의 직접적 배경에는 배달앱 입점업체의 비용 부담이 있다. 중소기업중앙회의 ‘2026 온라인플랫폼 입점사 거래 실태조사’에 따르면 배달앱 입점업체의 거래비용은 월평균 매출의 26.2%에 달했다. 이는 온라인쇼핑몰(20.6%)과 숙박앱(18.3%)보다 높은 수준이며, 전년 대비 5.2%p 증가했다. 

비용 구조를 보면 중개수수료가 전체의 42.0%로 가장 컸다. 이어 배달비가 29.9%, 광고비가 15.6%, 결제대행수수료가 12.4%를 차지했다.

업계에서는 중개수수료율 자체뿐 아니라 광고비, 쿠폰 부담, 배달비, 결제수수료 등 여러 항목이 별도로 부과되면서 매출의 4분의 1 이상이 플랫폼 거래비용으로 빠져나가는 구조에 주목한다. 특히 일부 업체는 매출의 최대 45%를 거래비용으로 지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때문에 지난해부터 시행된 상생요금제의 실효성에도 의문이 제기됐다. 실제로 중기중앙회 조사에서 차등 수수료제의 비용 절감 효과에 대해 ‘변화 없음’이 49.4%, ‘도움되지 않음’이 35.4%를 차지했다. ‘도움됨’은 15.1%에 그쳤다.

중개수수료가 낮아져도 배달비와 광고비 등 다른 비용이 그대로 남으면 점주가 체감하는 총부담은 크게 줄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자영업계에서는 배달비를 포함한 총비용 기준의 상한제를 요구하고 있다. 김진우 전국가맹점주협의회 공동의장은 “중개수수료와 결제수수료, 점주 부담 배달비를 포함한 총비용에 합리적인 상한을 마련해야 한다”며 “무료배달 비용이 입점업체에 과도하게 집중되지 않도록 공정한 분담 기준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주병기 공정거래위원장(사진 왼쪽)이 12일 국정감사에서 질의에 답하고 있다. <사진=국회방송 라이브 화면 캡처>

업계 전문가들은 수수료를 인위적으로 제한할 경우 플랫폼이 광고비, 포장 수수료, 쿠폰 부담, 소비자 배달비 등 다른 항목으로 비용을 옮기는 풍선효과가 나타날 수 있는 점에도 주목하고 있다. 당장 중개수수료를 낮추더라도 플랫폼이 부담을 다른 항목으로 전가하면 점주의 실질 부담은 줄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다.

해외 사례도 경고 신호로 꼽힌다. 실제로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미국 샌프란시스코, LA, 시애틀 등에서 도입했던 배달앱 수수료 상한제(30%→15%)는 도시 내 배달비를 인상해 소비자 부담을 늘리고 영세 독립 음식점보다 대형 프랜차이즈나 비규제 지역 식당을 더 우대 추천하는 부작용을 낳았다.

배달앱 수수료 상한제는 과도한 플랫폼 의존과 비용 부담이라는 구조적 문제에 대응한다는 점에서 일정한 당위가 있다. 다만 입법이 성공하려면 중개수수료만이 아니라 광고비, 쿠폰, 포장 수수료, 배달비 등 실질 부담을 포괄하는 총비용 기준을 명확히 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또 수수료 인하분이 소비자 배달비 인상이나 라이더 보수 삭감으로 전가되지 않도록 분담 구조와 정보공개 의무를 설계해야 한다.

주병기 공정거래위원장은 지난 12일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배달앱 특별법에 풍선효과를 방지하는 조항이 들어가 있다”며 법안이 통과되면 시행령 등 하위법령을 엄정하게 만들겠다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진채연 기자 / cyeon1019@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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