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랜드, 이월드 각자대표 체제…재무·외형확대 두마리토끼 잡을까

2017년 말 재무제표 기준. 출처: 이월드, 단위: 백만원
2017년 말 재무제표 기준. 출처: 이월드, 단위: 백만원

이랜드그룹(회장 박성수)이 '재무통' 고관주 대표를 자회사 이월드에 긴급 투입해 쥬얼리 사업부를 맡기고 사업 새판 짜기에 돌입했다.

31일 이랜드그룹에 따르면 지난 20일 취임한 고관주 이월드 대표는 쥬얼리 사업부가 새 조직에서 자리잡을 수 있도록 책임 경영에 나선다.

고관주 대표는 기존 유병천 대표와 함께 이월드를 함께 경영하게 됐다. 이월드는 지난 2011년 안재흥 전 대표 사임한 이후 단독 대표 체제를 유지해왔으나 7년 만에 다시 각자대표 체제로 돌아섰다.

쥬얼리 사업부는 이랜드월드에서 내년 이월드로 이관되면 소속 인력도 이월드로 변경된다.

소속은 바뀌지만 쥬얼리 사업부 직원들은 현재 근무 중인 서울 금천구 가산사옥에 머무를 것으로 알려졌다. 이월드 본사가 대구인데다 기존 패션 사업부와의 사업적 시너지를 고려한 결정으로 풀이된다.

조만간 테스크포스팀(TFT)을 꾸려 이월드로 편입된 후 사업 안착을 위한 방안을 모색할 계획이다.

쥬얼리 사업부는 대표 브랜드 '로이드'를 비롯 20~30대 타깃의 '클루', 캐주얼한 콘셉트의 '오에스티', 액세서리 SPA '라템' 등 총 4개 브랜드를 전개한다. 4개 브랜드 합해 매장 수는 총 500여개에 달한다.

지난해 기준 쥬얼리 사업부 매출은 1767억3100만원으로 이랜드월드 전체 패션사업 매출의 5%에 해당한다. 이랜드월드 내에서는 비중이 크지 않지만 이월드로 이동하면 얘기는 달라진다.

최근 3년간 이월드의 연간 매출은 200억~300억원으로 쥬얼리 사업부의 20% 수준이다. 쥬얼리 사업부 총자산은 이월드의 25%인 590억8500만원으로 매출 및 자산 규모 측면에서 이월드의 핵심 사업부로 부상할 전망이다.

이랜드그룹이 쥬얼리 사업부를 고관주 대표에게 맡긴 이유는 쥬얼리 사업부가 내년 중국 등 해외시장 진출을 통한 외형확대를 준비 중이기 때문이다.

고 대표는 그룹 세무팀, 전략기획팀, 재무본부 등을 거쳤으며 이랜드 중국 사업부에서는 최고재무관리자(CFO)와 전략기획실장을 지냈다. 중국 시장에 대한 이해도는 물론 재무에 정통한 인물이라는 평가다. 과거 이랜드의 남성복 브랜드 스코필드 부서도 거쳤다. 스코필드는 2005년 국내에서 철수한 이후 중국에서 고급화 브랜드로 재정립해 성공한 전례가 있다.

외형 확장 과정에서 신규 투자 유치 등 자금 조달도 불가피하기 때문에 재무통인 고 대표가 필요했을 것으로 분석된다.

이월드는 쥬얼리사업부 양수를 위해 주식으로 전환 가능한 1100억원의 무보증 사모전환사채를 내년 1월 발행할 계획이다. 20년 이상으로 만기구조가 길고 회사채 대비 조달 비용 부담이 적고 영구채이기 때문에 발행되면 자산으로 잡힌다. 지난 9월 말 기준 이월드의 총 부채는 1021억8300만원이다.

100% 이하 부채비율은 안정적이라고 보지만 이월드가 자회사 자금 지원 역할을 하기 때문에 재무 관리가 필요하다.

이월드는 이랜드월드가 빌린 사모사채와 관련 1027억원의 담보를 제공 중이다. 지난해 9월 최초 담보 제공이후 올해 1월과 9월 각각 500억원 씩 총 1000억원의 추가 사채 발행에 대해 담보를 제공했다.

이 외에 이랜드파크 230억원, 예지실업 47억원, 이랜드크루즈 2억원 등 특수관계인 및 대주주에 단기운영자금을 대여해 준 상태다.

이랜드 관계자는 "앞으로 고관주 대표는 이월드 쥬얼리 사업이 안착할 수 있도록 역할을 수행할 예정"이라며 "현재 쥬얼리 사업부 TF팀을 검토 중이다"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수정 기자 / ksj0215@ceoscore.co.kr]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