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지 않는 생보사 보험료 카드 결제 비율…라이나생명, 카드납 지수 30%대 ‘1위’

생보사 카드납 비율, 5%→3.9%로 ‘추락’…1년새 1.1%p↓
삼성・메트라이프생명 등 ‘0%대’ 기록
“가맹점 수수료 부담 탓…소비자 편의 제고 위해 노력해야”

생명보험사가 보험료를 신용카드로 결제하는 것을 여전히 기피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삼성생명과 ABL생명, KDB생명, 메트라이프생명 등은 신용카드납 지수가 0%대에 불과한 것으로 확인됐다.

생보사들의 카드납비율은 2018년 이후 지지부진한 모양새를 띠고 있다. 오랜 기간 납부해야 하는 보험료의 경우 카드 결제가 가능해질 경우 신용카드 실적에 반영되는 등 소비자의 편의성을 제고할 수 있다는 장점이 존재한다.

전문가들은 보험사의 신용카드 결제 기피 현상이 수수료 부담 때문인 것으로 보고, 보험사의 사업비를 줄여서라도 카드 결제가 가능해지게끔 소비자 편의를 제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31일 생명보험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생명보험사 18곳의 보험료 신용카드납 비율은 3.9%에 불과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5.0%)보다도 1.1%p(포인트) 가량 감소한 수준이다.

보험료 카드납 지수는 전체 원수보험료에서 카드 결제를 통한 원수보험료가 차지하는 비중을 뜻한다. 금융당국은 카드납부 활성화를 유도하기 위해 지난 2018년 상반기부터 보험사별 카드납 지수를 공개하도록 하고 있다.

신용카드 납부 비율은 최근 몇 년 새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다가 지난해 말 크게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생보사의 카드 납부 비율은 △2018년 4.3% △2019년 4.7% △2020년 4.5% △2021년 5.0% 등 지지부진한 모양새를 보이더니, 지난해 말엔 3%대 후반까지 크게 떨어진 모습을 보였다.

상품별 신용카드 납부 비율을 살펴보면 보장성보험과 변액보험은 전년 대비 소폭 늘어난 반면, 저축성보험에서 카드 납부율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4분기 기준 보장성보험과 변액보험의 카드 납부율은 각각 9.4%, 0.8%로 각각 0.1%포인트, 0.3%포인트 늘었다. 같은 기간 저축성보험의 카드 결제 비율은 0.4%포인트 줄어든 0.2%로 집계됐다.

전체 상품 가운데 카드 납부가 가능한 상품 비율 역시 절반 수준에 불과했다. 17개 생보사가 판매하는 793개 상품 가운데 카드 결제가 가능한 상품은 483개에 불과했다. 전체 중 60.9%에 달하는 수준이다. 카드 결제 가능 상품 수 역시 전년(63.4%) 대비 2.5%포인트 줄어들었다.

이 중 신용카드 납부 비율이 가장 높은 곳은 라이나생명이었다. 지난해 말 기준 라이나생명의 카드납 비율은 33.9%에 달했다. 전년 동기(35.9%)와 비교해서는 2.0%포인트 낮아진 수준이지만, 전체 생보사 가운데 유일하게 30%대를 넘어섰다.

반면 삼성생명과 ABL생명, KDB생명, 메트라이프생명 등은 신용카드 납부 비율이 0%대에 불과했다. 특히 메트라이프생명의 경우 전체 수입보험료 8134억원 가운데 카드 결제 수입보험료는 582억원에 그쳤다. 이에 따라 신용카드납 비율은 0%를 기록했다.

아울러 삼성생명의 경우 수입보험료 자체는 6조2840억원을 기록하며 생보사 중 가장 높았으나, 카드 결제 수입보험료는 122억원에 불과했다. 이에 따라 카드납 비율 역시 0.2%로 0%대에 그쳤다. 이밖에 ABL생명과 KDB생명의 카드납 비율은 각각 0.1%, 0.7%를 기록했다.

한편 손해보험사의 경우 생명보험사 대비 카드납부 비율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16개 손해보험사의 지난해 말 기준 보험료 신용카드납 비율은 30.3%로 집계됐다. 다만 손보사의 카드납부 비율 역시 전년 동기(30.8%) 대비 0.5%포인트 줄어든 것으로 확인됐다. 비율 자체도 생보사와 비교해서는 높지만, 전체 100건 중 30건 정도만 카드 수납이 가능한 실정이다.

전문가들은 보험업계가 가맹점 수수료 부담으로 인해 신용카드 납부를 기피하는 경향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보험료를 카드로 납부할 경우 후불 결제가 가능해져 신용카드 실적 및 연말정산에 반영돼 소비자들의 입장에서는 긍정적인 요소가 다수 존재하는 만큼, 보험업계에서도 소비자 편의성 제고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한국신용학회장 서지용 상명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는 “보험업계가 수수료 부담으로 인해 카드납부를 기피하는 현상에 대해 이해한다”면서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랜 기간 납부해야 하는 보혐료의 카드 결제를 제한하는 것은 소비자의 불편함을 가중시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최근 들어 가맹점 수수료 역시 많이 떨어진 상황임에도 보험사들이 카드 납부를 규제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라며 “보험사 입장에서도 카드 결제를 규제할 경우 소비자들 유치에 마이너스 효과를 가져오는 등 장기적으로 봤을 때 이점이 없는 만큼, 사업비를 줄여서라도 소비자들의 편의성을 제고하는 등의 노력이 필요할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CEO스코어데일리 / 이지원 기자 / easy910@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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