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게임 ‘빅4’ 부진 털고 ‘턴 어라운드’ … 넥슨·크래프톤 ‘역대급 매출’· 엔씨 ‘흑자전환’

‘3N·K’ 반등 본격화…신작 흥행에 실적 회복 청신호
넥슨 매출 4.5조원 ‘역대 최대’… “환불 영향 1316억원”
크래프톤·넷마블 외형 성장… 엔씨는 161억원 흑자전환
카카오게임즈·펄어비스 적자 지속…주주환원 확대 눈길

국내 주요 게임사들의 2025년 연간 실적이 마무리되면서, 대형 신작과 핵심 IP의 성과가 기업별 실적을 극명하게 갈랐다는 평가가 나온다. 글로벌 경기 둔화와 비용 부담 속에서도 흥행작을 확보한 기업은 사상 최대 매출을 갈아치웠고, 신작 일정이 지연된 곳은 수익성 악화에 직면했다. 일부 기업은 환불 등 일회성 비용까지 반영되며 위기를 맞기도 했다.

가장 안정적인 흐름을 이어간 곳은 넥슨이다. 넥슨은 지난해 매출 4조5072억원, 영업이익 1조1765억원을 기록하며 역대 최대 매출을 경신했다. 연간 기준 2년 연속 4조원대를 유지했고, 분기마다 1조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며 체력을 입증했다. 신작 ‘아크 레이더스’가 글로벌 시장에서 빠르게 판매량을 늘린 데다, ‘메이플스토리’와 ‘던전앤파이터’ 등 기존 대표 IP가 견조한 실적을 뒷받침했다.

넥슨이 신작 ‘아크 레이더스’의 글로벌 흥행에 힘입어 연간 역대 최대 매출을 달성했다. <출처=넥슨>

다만, 최근 ‘메이플 키우기’ 오류에 따른 대규모 환불 조치가 실적에 반영됐다. 넥슨은 2025년 4분기 기준 환불 영향으로 매출 약 90억엔(약 846억원), 영업이익 약 40억엔(약 376억원)이 감소했다고 밝혔다. 이어 2026년 1분기에도 매출 약 50억엔(약 470억원), 영업이익 약 30억엔(약 282억원)이 추가 감소 요인으로 반영될 예정이다. 지난해 4분기와 올해 1분기를 합친 매출 감소 규모는 약 1316억원에 달한다. 넥슨 측은 “이용자 신뢰를 최우선 가치로 삼은 조치”라며 “단기 비용 부담에도 불구하고 장기 성장 전략에는 변함이 없다”고 강조했다.

넷마블도 반등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연간 매출은 2조8351억원, 영업이익은 3525억원이다. 자체 IP 기반 신작들의 연이은 성과와 비용 효율화 전략이 맞물리며 수익성이 크게 개선됐다. 특히 PC 플랫폼 기반 매출 비중을 확대하며 결제 수수료 부담을 낮춘 점이 이익률 회복에 기여했다. 회사는 올해도 다수의 신작을 순차적으로 선보이며 성장세를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넷마블은 자체 IP 기반 신작들의 연이은 성과로 지난해 수익성 개선에 성공했다. <출처=넷마블>

크래프톤은 매출 3조3266억원으로 창사 이래 처음 3조원 벽을 넘어섰다. ‘배틀그라운드’ IP가 글로벌 시장에서 꾸준한 성과를 내는 가운데, 신규 타이틀이 추가 매출을 보탰다. 공격적인 투자 기조로 영업이익은 1조544억원을 기록해 전년 대비 10.8%가량 감소했지만, 외형 성장 측면에서는 의미 있는 성과를 냈다는 평가다. 향후 대형 신작 출시 일정이 본격화되면 실적 변동성도 함께 커질 전망이다.

엔씨소프트는 수익 구조 개선 효과가 가시화됐다. 연간 매출은 1조5069억원으로 소폭 줄었으나, 영업이익 161억원을 기록하며 적자에서 벗어났다. 연말 선보인 ‘아이온2’가 4분기 실적 반등의 계기가 됐고, 인력 조정과 비용 통제 등 체질 개선 작업이 손익 개선으로 이어졌다. 회사는 올해를 성장 재도약의 시기로 삼고 추가 신작과 글로벌 확장에 집중할 방침이다.

중견 게임사들도 존재감을 과시했다. 시프트업은 주요 타이틀의 글로벌 흥행을 바탕으로 높은 수익성을 유지했고, 네오위즈 역시 기존 IP의 장기 흥행과 신작 성과에 힘입어 영업이익이 큰 폭으로 늘었다. 위메이드와 컴투스도 흑자 기조를 이어가거나 전환에 성공하며 체력 회복 흐름에 동참했다.

엔씨소프트가 신작 '아이온2' 흥행에 힘입어 영업이익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출처=엔씨소프트>

반면 신작 일정이 지연된 기업들은 고전을 면치 못했다. 

카카오게임즈는 매출 4650억원으로 감소했고, 연간 기준 적자를 기록했다. 차기 대형 프로젝트의 출시가 밀리면서 매출 공백이 길어졌다. 펄어비스 역시 차기작 개발에 역량을 집중하는 과정에서 손실이 이어졌다. 두 회사 모두 올해 예정된 대형 타이틀을 통해 실적 반등을 노리고 있다.

한편, 주요 게임사들이 일제히 주주환원 정책을 강화하며 투자자 신뢰 회복에 나선 점도 새 이슈로 눈길을 끌고 있다. 크래프톤은 2026년부터 2028년까지 3년간 총 1조원 규모의 환원 계획을 가동한다. 매년 1000억원씩 총 3000억원의 현금 배당을 실시하고, 7000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매입해 전량 소각할 방침이다. 창사 이후 첫 현금 배당이라는 점에서 상징성이 크다.

넷마블은 지배주주 순이익의 30%에 해당하는 718억원을 현금 배당하고, 보유 자사주 4.7%를 전량 소각하기로 했다. 네오위즈는 영업이익의 20%를 환원한다는 원칙 아래 최소 연간 100억원 규모를 보장하기로 했으며, 컴투스 역시 발행주식의 5.1%에 해당하는 자사주를 소각하기로 결정했다. 실적 개선과 함께 기업가치 제고 의지를 명확히 하겠다는 행보로 풀이된다.

게임업계 한 관계자는 “올해는 대형 IP 후속작과 신규 프로젝트가 대거 출격을 앞둔 만큼 게임사별로 실적 변동성이 더욱 커질 수 있다고 본다”며 “결국 글로벌 흥행 여부가 2026년 성적표를 가를 핵심 변수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이예림 기자 / leeyerim@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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