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누가 환전해?”…하나금융 선두 속 금융사 ‘트래블카드’ 사업 각축전

현금 환전 대신 충전형 해외 선불카드 인기…고유가에도 해외 카드실적 늘어
은행계열 금융사 강세…하나금융 점유율 43%로 압도적 우위 속 대항마 참전

해외여행은 늘고 있지만 전통적인 현금 환전 대신 현지에서 간편하게 카드 결제하는 ‘외화 선불카드(일명 트래블카드)’ 이용이 증가하고 있다. 이에 금융사들도 외화 선불카드 사업에 역량을 집중하는 양상이다.

외화 선불카드란 외국 통화를 충전해서 현지에서 사용할 수 있는 선불카드다. 원칙적으로는 국내 사용이 어렵지만 최근에는 원화 지원 기능이 추가돼 국내 사용도 할 수 있는 상품도 있다.

외환업무에 강점을 가진 하나금융이 선두를 유지하는 가운데 주요 은행들의 성장세가 이어지는 모습이다.

1일 금융권에 따르면 현재 5대 금융지주(KB국민·신한·우리·하나·NH농협)은 모두 외화 선불카드 관련 상품을 출시하고 판매 중이다. 주로 카드 계열사의 상품을 은행의 환전시스템과 연계해 고객에게 판매하고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식으로 이뤄지고 있다.

하나금융은 ‘트래블로그’, KB금융은 ‘트래블러스’, 신한금융은 ‘SOL트래블’, 우리금융은 ‘위비트래블’, NH농협은 ‘트래블리’라는 명칭으로 외화 선불카드 및 관련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과거 은행들은 늘어나는 해외여행 수요를 환율우대 등 현금 환전 서비스에 집중해왔다. 하지만 최근에는 현금보다 간편한 카드결제나 모바일결제가 전 세계적으로 일반화되면서 시장 구도가 변했다.

올 들어 지난 8월까지 내국인 출국자 수는 1981만3036명으로 전년 동기보다 약 39만명(2.0%)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고환율과 유가상승으로 여행에 불리한 상황이었음을 고려하면 해외여행 수요가 꾸준히 높게 나타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하지만 과거 해외여행객들이 단골로 찾던 공항 내 은행 점포는 환전 수요가 급감하며 찬바람이 불고 있다. 최근 진행된 김해국제공항 은행 영업점‧환전소 운영 사업자 입찰에는 기존 사업자인 BNK부산은행만 단독 입찰했다. 당초 부산은행이 계약갱신을 하지 않으면서 새로운 운영자 입찰이 진행됐으나, 응찰자가 나오지 않은 것이다. 공항공사 측에서 입찰가를 낮췄음에도 유찰이 이어졌다.

금융권에서는 외화 선불카드 사용 확산에 따른 환전 수요 감소를 주된 원인으로 보고 있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올 상반기 주요 카드사 8곳(신한·삼성·KB국민·현대·하나·우리·롯데·비씨카드)의 신용·체크 해외 이용금액(현금서비스 제외)은 13조4930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5.7% 증가했다.

각 카드사별 해외 이용실적을 보면 하나카드가 앞서고 있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올 9월 기준 개인·법인의 해외 직불·체크카드 이용 실적 금액 기준 점유율은 하나카드가 42.8%로 압도적인 1위를 기록했다.

이어 신한카드가 33.1%로 뒤를 이었으며 KB국민카드가 13.6%, 우리카드가 9.8% 순으로 각각 집계됐다.

충전형 해외 선불카드는 신용카드와 달리 전업 카드사보다 은행 계열 카드사에서 강세를 보이는 양상이다. 특히 전통적으로 외환업무에 강점을 보여 온 하나금융이 업계 1위를 수성 중이다. 하나카드는 해외체크카드 시장에서 지난달 기준 44개월 연속 점유율 1위를 유지 중이다.

하나금융은 최근 ‘트래블로그’의 누적 환전액이 8조원을 돌파했다고 밝혔다. 하나금융 측은 “지난 3월 6조원을 돌파한 이후, 6개월만에 환전액이 2조원 가량 증가했다”며 “2022년 7월 출시 이후 점점 더 빠르게 소비자 이용 실적 기록을 돌파해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타 금융사들도 늘어나는 해외여행 수요에 맞춰 은행을 필두로 한 적극적 마케팅에 나서고 있다. 신한금융은 ‘SOL트래블 체크’의 누적 발급량이 330만장을 돌파했다고 밝혔다. KB금융은 지난 7월 ‘트래블러스’의 외화통장 연계 통화를 기존 달러 1종에서 11종으로 확대했다.

NH농협은행도 지난달 24개 통화 환전과 여행상품을 연계한 ‘올원트래블’ 서비스를 출시하면서 여행객 잡기에 나섰다.

[CEO스코어데일리 / 박예슬 기자 / ruthy@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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