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림그룹 '골칫거리' 하림 USA 인수...지배구조 개편 속도

하림그룹(회장 김홍국)이 추진 중인 지배구조 개편이 속도를 내고 있다. 하림지주가 단일 지주 체제의 지배구조 개편안을 강도 높게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최근 자회사가 보유하고 있던 해외 법인 지분을 인수하는 등 정비에 한창이다.

1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하림지주는 하림이 보유하고 있던 미국 법인 하림USA 지분 전량(108만1557주)을 219억3000만 원에 인수했다고 지난 8일 공시했다.

하림USA는 하림이 2011년 현지 닭고기 업체인 ‘알렘패밀리푸드’를 인수하기 위해 설립한 법인이다. 하지만 최근 미국 닭고기 공급 과잉 등의 배경으로 하림USA 실적이 부진하고, 노후화된 설비 교체 비용이 소요되면서 국내 하림 계열사들이 잇따라 자금 수혈을 했다.

하림USA는 지난해 매출 4002억 원, 영업손실 362억 원을 냈고, 올해 1분기에도 매출액 906억 원, 영업손실 113억 원을 기록하는 등 실적이 부진하다. 이에 하림 계열사들은 올해만 150억 원이 넘는 규모의 유상 증자를 단행했다. 올해 5월 하림지주는 72억 원의 하림USA 유상 증자에 참여했으며 하림은 56억6000만 원, 팜스코 56억5800만 원, 엔에스쇼핑은 56억 원에 달하는 비용을 들였다.

하림그룹 관계자는 “하림 계열사 유상증자를 통해 하림USA의 도계공장, 발골공장 등 공장 설비가 완료되고 있기 때문에 향후 본격적인 매출 신장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하림 지주는 이처럼 ‘골칫거리’로 여겨지던 하림USA를 인수하면서 지배구조 재편에 힘을 싣고 있다. 하림그룹은 2017년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일감 몰아주기 규제 대상에 포함돼 조사를 받은 바 있다. 하림그룹은 지난해 4월 지주사인 제일홀딩스와 중간 지주사였던 하림홀딩스를 합병해 상호를 하림지주로 변경한 뒤 본격적으로 단일 지배구조 체제로 재편하기 시작했다.

지난 2011년 하림홀딩스, 선진지주, 제일홀딩스, 농수산홀딩스까지 총 4개 지주 체재에서 시작해 이듬해 선진지주, 농수산홀딩스가 각각 하림홀딩스, 제일홀딩스에 흡수합병한 뒤 지난해 비로소 지배구조가 최종적으로 정비된 것이다.

이후 하림그룹은 자회사를 매각, 인수하는 등의 수순을 밟고 있다. 이 과정에서 올해 6월에는 자회사인 한사랑의 지분 전량 27.9%(5만200주)를 매각했다. 공정위가 비상장 지주사의 경우 40% 미만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자회사는 자회사로 인정하지 않는다는 법률을 제시했다는 이유에서다. 향후 하림그룹은 단일 지배구조 체제 전환을 가속화할 계획이다.

[CEO스코어데일리 / 윤아름 기자 / arumi@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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