밸류업 숙제 푼다…현대차그룹, 향후 3년간 ‘고용·투자’ 방점

8만명 직접 채용…일자리 창출 효과 약 20만명 예상
68조원 투자…완성차 부문에만 42조8000억원 투입
GBC 프로젝트 본격 추진…생산유발 효과 265조원

현대차그룹이 올해부터 2026년까지 3년간 국내에서 8만명 고용과 68조원 투자에 나선다. 현대차·기아를 포함한 주요 그룹사의 기업가치를 높여 미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서다. 현대차그룹은 대규모 고용과 투자를 통해 ‘퍼스트 무버’의 입지를 굳힌다는 목표를 세웠다.

현대차그룹은 27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국내 고용·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우선 현대차그룹은 향후 3년간 미래 신사업 추진, 사업 확대·경쟁력 강화, 고령 인력 재고용 등 세 부문에서 8만명을 직접 채용한다. 국내 완성차 부문 고용 증가에 따른 부품 산업 추가 고용 인원 11만8000명을 고려하면 일자리 창출 효과는 19만8000명을 웃돌 전망이다.

특히 현대차그룹은 미래 신사업 추진 부문에서 4만4000명을 신규 채용한다. 전체 고용 인원 8만명의 55%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현대차그룹이 추진 중인 미래 신사업 분야는 전동화, SDV(Software Defined Vehicle·소프트웨어 중심의 자동차), GBC(글로벌비즈니스센터) 프로젝트가 대표적이다.

사업 확대·경쟁력 강화 부문은 2만3000명을 새로 채용한다. 현대차·기아는 제품기획·제품개발·구매·품질 등 차량 개발 전 단계에 걸쳐 역량을 강화하고, 생산·판매 관리 체계를 고도화한다. 현대모비스를 비롯한 부품 계열사는 고품질 부품·모듈 개발, AS 사업 강화와 함께 수출에 집중한다. 현대건설 등 건설 계열사는 국내외에서 수주한 건설·토목 프로젝트 수행과 신규 프로젝트 수주를 추진한다.

고령 인력은 1만3000명을 재고용한다. 현대차그룹 내 8개 계열사는 노사 간 합의한 ‘정년퇴직자 계속 고용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숙련 기술을 보유한 생산 부문 정년퇴직 대상자가 퇴직 후에도 일정 기간 근무할 수 있는 제도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철강, 금융, 물류, 철도·방산, IT(정보기술) 등의 그룹사도 핵심 사업 역량 강화와 글로벌 사업 확대 등에 인력을 보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지난해 11월 13일 울산공장 내 전기차 신공장 부지에서 열 현대차 울산 EV전용공장 기공식에서 기념연설을 하고 있다.<사진제공=현대자동차그룹>

현대차그룹이 향후 3년간 집행할 국내 투자 금액은 68조원에 육박한다. 연평균 투자 규모는 약 22조7000억원으로, 2023년 17조5000억원 대비 30% 늘어난다. 연구개발(R&D) 투자 31조1000억원, 경상 투자 35조3000억원, 전략 투자 1조6000억원을 집행한다.

산업군별로 보면 완성차 부문에 전체 투자액의 약 63%인 42조8000억원을 투입한다. 완성차 부문 외에 부품·철강·건설·금융 부문에는 25조2000억원의 맞춤형 투자가 이뤄진다.

전체 투자 금액 대비 비중이 가장 큰 경상 투자는 EV 전용공장 신증설·계열사 동반 투자, GBC 프로젝트, IT 역량 강화에 주로 이뤄진다. 기존 공장의 전기차 전용라인 전환도 병행한다.

현대차그룹은 올해 2분기 기아 광명 EVO Plant(이보 플랜트)를 완공하고, 소형 전기차 EV3를 생산한다. 내년 하반기에는 기아 화성 EVO Plant를 준공해 고객 맞춤형 PBV(목적기반모빌리티) 전기차를 생산한다. 현대차 울산 EV 전용공장은 2026년 1분기 제네시스의 초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전기차 모델을 필두로 양산을 시작한다.

현대차 울산 EV전용공장 조감도.<사진제공=현대자동차그룹>

현대차그룹이 서울 강남구 삼성동 부지에 조성 중인 GBC 프로젝트 추진을 위한 대규모 고용과 투자도 예고돼 있다.

현대차그룹은 지난달 초 50층대 타워 2개동과 문화·편의시설을 위한 저층 4개동 등 총 6개동의 GBC 설계 변경 제안서를 서울시에 제출했다. 105층 타워와 문화·편의시설용 저층 건물 등 총 5개동으로 구성됐던 과거 설계안의 기본 틀을 유지하면서 초고층 타워를 50층대 건물 2개동으로 분산 배치했다. 이를 통해 감축한 투자비는 미래 랜드마크 디자인 개발, 탄소저감 친환경 기술 적용, 첨단 모빌리티 기술 접목 등에 투입된다.

서울시가 내년 하반기 중 설계 변경안의 인허가 절차를 완료하면 건설 본격화로 GBC 프로젝트에서만 2026년까지 약 4조6000억원의 투자와 9200명의 신규 고용이 이뤄진다. 2030년까지는 총 19조5000억원의 투자, 누적 5만6000명의 고용 창출이 예상된다. 도시행정학회에 따르면 GBC 프로젝트의 생산유발 효과는 265조원, 고용유발 효과는 122만명, 세수증가 효과는 1조5000억원에 달한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고용 창출과 집중 투자를 통해 한국을 중심으로 미래 사업 경쟁력을 강화해 나갈 계획”이라며 “새로운 성장 동력이 될 다양한 신사업은 물론 기존 핵심 사업 분야에서도 차별화된 기술과 제품으로 만족도 높은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병훈 기자 / andrew45@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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